미국식 잠입 액션의 대명사, ‘스플린터 셀’의 후속작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유비 소프트에서 개발중인 이 타이틀은 이미 2년 전에 한번 공개된 적이 있었지만, 이번 E3에 발표된 버전에서는 그 당시 발표된 내용의 컨셉 정도만 유지하고 기존 시리즈의 틀을 과감히 탈피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해 가을 XBOX360과 PC 버전으로 발매될 ‘샘 피셔’의 새로운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 공식 트레일러 영상
‘샘 피셔’의 생각을 따라가라!
‘스플린터 셀’의 기존 작품들에서는 조직의 명령 하에 움직이는 지극히 제한된 ‘샘 피셔’의 모습이 주로 그려졌다면, ‘컨빅션’에서는 ‘서드 에셜론 (정부조직)’을 그만두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직접 지시를 내려주는 사람이 없는 대신, 이제는 ‘샘 피셔’의 생각과 의지대로 행동하게 된 것이다. 그의 머릿속 생각이나 과거에 대한 회상들이 현재 바라보고 있는 시점 앞에 영사기처럼 비춰지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게임 속의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하게 되는 방식이 특이하다.
▲ 영사기를 틀어놓은 것 같은 효과를 통해 틈틈히 주인공의 생각과 미션 목적을 알려준다
더욱 강렬해진 격투기술의 향연
이번 ‘샘 피셔’는 새로운 격투 기술인 ‘크라브 마가’(이스라엘 군의 공식 호신술)를 사용하여, 더욱 강렬해진 격투 장면을 선보인다. 맨손으로 격투를 할 때에는 주변의 환경에 따라 공격 방법을 바꿀 수 있으며, 플레이어가 선택한 방향에 따라 적을 던져버릴지, 아니면 근처에 있는 환경(벽이나 기둥 등)을 이용하여 타격을 입힐지를 선택할 수 있다.
더욱 진화된 격투 기술은 적을 ‘심문’하는 동안에도 적용 된다.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새로운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적을 처치하지 않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괴롭히거나, 고통을 주는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오는데, 바로 이런 때 ‘심문’ 시스템이 빛을 발하게 된다. 적을 괴롭히고 있는 동안에는 플레이어가 실수로라도 적을 죽일 수 없도록 설정되어 있어, 마음껏 적을 괴롭혀줄 수 있다.
▲ 이녀석을 어떻게 요리할까?
넌 이미 나에게 찍혔다, 마크 앤드 엑서큐트
‘컨빅션’의 전투에서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마크 앤드 엑서큐트(Mark and Execute)’라 불리는 시스템이다. 이는 기존의 ‘스플린터 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스템으로, ‘레인보우 식스: 베가스’에서 사용 되었던 ‘표적 예약’과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어떤 제한적인 상황에 처해있을 때, 적을 향한 첫 스타트를 끊기 위한 도구로써 미국 드라마 ‘24’의 주인공 ‘잭 바우어’와 같이 공격적이고,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가능하게 해준다. 물론, 무한정 사용하게 될 경우 전투의 긴장도가 지나치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사용 횟수는 제한되어 있다.
‘표적 선택’이 가능한 대상은 인간과 사물을 가리지 않는다. 적 또는 물건(트랩, 폭발물) 등에 아무 때라도 마크를 걸 수 있으며, 이렇게 ‘표적’에 놓인 대상은 ‘샘 피셔’의 공격 유효범위에 따라 흰색(불가능) 또는 빨간색(가능)으로 표시된다. 표적으로 잡힌 대상의 마크가 빨간색일 때 ‘엑서큐트’(처치) 버튼을 누르면, ‘샘 피셔’가 엄폐물에서 뛰쳐나와 적을 처치하거나 사물을 파괴하여 부가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샘 피셔’의 AI(인공지능)는 적에게 주는 대미지를 극대화시키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어, 표적이 된 대상에 대한 효율과 우선 순위에 따라 차례차례 처치해나가니 걱정하지 말자.
주인공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무기의 종류도 ‘마크 앤드 엑서큐트’시스템이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권총은 동시에 두 개의 ‘타겟’만을 처치할 수 있지만, 머신 건은 수많은 마크를 순식간에 상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권총을 이용하여 문 뒤에 있는 표적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일단 발로 문을 걷어 차야 하지만, 샷건을 들고 ‘엑서큐트’를 선택할 경우에는 바로 문 자체를 공격하여 그 뒤에 있는 대상을 처리한다.
▲ 저 붉은 점들이 바로 주인공에게 '찍힌' 대상들이다
▲ '마크'를 띄워놓은 것만으로도 통상적인 움직임과는 다른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더욱 향상된 ‘은신’ 시스템
적들의 입장에서는 플레이어를 가장 마지막으로 목격한 부분에 신경을 집중시키기 마련이다. ‘컨빅션’에서는 이런 점을 역으로 이용하여 적들의 시선을 묶어두는 것이 가능하다.
‘라스트 노운 포지션’이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적에게 마지막으로 발견된 장소’라는 뜻 그대로 게임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었다. 적에게 발각되어 도망치다가 벽이나 기둥 등의 엄폐물들에 숨었을 경우 적들이 감시하거나 신경 쓰고 있는 장소를 흰색 실루엣으로 화면상에 표현해주는데, 그것을 이용하여 적들을 속이고 다른 루트로 도망가거나, 적들의 주위를 돌리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션이 진행 되면서 플래시를 비추거나 창문을 감시하는 등 영리한 적들도 만나게 되므로 잠입 난이도 또한 상승하게 된다.
▲ 적을 속이기가 한결 편해졌다
막다른 길이라고 포기하지 말라
게임 내에는 ‘데드 엔드’(막다른 길)가 없기 때문에 정신만 바짝 차리면 위기의 순간을 넘길 수 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탈출할 수 있는 길은 마련되어있기 때문이다. 창 밖으로 뛰쳐나갈 수도 있으며, 파이프를 기어오를 수도 있고, 벽을 타 도주할 수도 있다. ‘샘 피셔’가 가진 능력들을 마음껏 펼쳐보자.
▲ 난간 타기는 이제 기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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