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고비의 3달 차, 굳건한 마비노기 모바일

온라인게임은 출시 3달 차에 접어들면 고비에 접어든다. 오픈 효과가 슬슬 사라지는 시기이기에, 어렵사리 확보한 인기를 유지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실제로 많은 신작이 3개월 이후 급격히 하락하며 순위권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곤 했다. 이 시기에 제자리를 지킬 수 있느냐에 따라 장기흥행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부쩍 더워진 6월에 3개월 차에 접어드는 마비노기 모바일은 아직 굳건하다. 게임메카 인기순위 입성 후 하락 없이 서서히 순위가 올랐다. PC와 모바일로 동시에 서비스하는 게임 중 최고점을 달성했고, MMORPG에서는 메이플스토리 바로 다음인 2위를 지키고 있다. 출시 직전과 직후에 매서웠던 여론을 반전시키며 순위 경쟁에서도 선방했고, 어느덧 상위권에서 안정세에 접어들기에 이르렀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유저가 많을수록 스노우볼이 크게 굴러가는 MMORPG이며, 게임 내에서 유저끼리 얽힐수록 떠나기가 어려워지는 특징을 지녔다. 2개월간 확보해 온 유저가 대거 이탈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장기간 머무는 유저 사이에서 화젯거리가 계속 생성되며 게임에 관한 관심이 장기간 유지된다. MMORPG를 성공시키기는 어렵지만, 일정 궤도에 올려놓으면 크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성을 지녔고, 마비노기 모바일은 장르적인 강점을 입증했다.

다만 마비노기 모바일의 전반적인 상황이 마냥 좋지는 않다. 특유의 게임성과 감성은 있으나, 전반적인 완성도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수많은 버그, 부족한 신규 콘텐츠,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게임 내 설명, 답답함을 유발하는 편의성 부족 등 복합적으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유저 다수가 초기에는 유저들과 함께 하는 재미로 버텨봤으나, 이제는 한계치에 도달한 듯하다. 고비의 3개월, 마비노기 모바일은 6월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한번 ‘반전’을 보여줘야 할 때다.

이번 주 게임메카 인기순위에는 신작 2종이 입성했다. 마비노기 영웅전 IP를 기반으로 한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와 PS5 출시 후 PC버전으로 또 다른 성공에 나선 스텔라 블레이드다. 빈딕투스는 지난 6월 9일부터 스팀에서 글로벌 알파 테스트를 시작했고, 스텔라 블레이드는 6월 12일 스팀을 통해 PC버전을 발매한다. 두 게임 모두 스팀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앞세웠다.

국내 게임사의 스팀 집중은 거세지고 있다. 서양 시장을 겨냥해 스팀에 국내보다 먼저 신작을 선보이는 경우도 있고, 블루 아카이브나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처럼 모바일로 출시됐던 게임의 글로벌 버전을 스팀에 발매하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국내 게임시장이 불황 등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중국 시장에서 한국 게임이 흥행하는 사례도 감소하며,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플랫폼인 스팀을 새로운 활로를 뚫어줄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흐름이다.

중위권에서는 지난주에 순위가 크게 역전됐던 리니지와 리니지 2가 1주 만에 제자리를 되찾았다. 리니지는 5계단 상승한 17위를 기록했고, 리니지 2는 4계단 하락한 21위로 하락했다. 리니지 2 입장에서는 형제의 난이 조기에 끝나버린 셈이다.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리니지 2의 포털 검색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5월에 실시한 업데이트 효과가 소멸하며 제자리를 되찾아간 것으로 보인다.

하위권에서는 디아블로 3가 32위로 재입성했다. 지난 6일부터 35시즌이 시작되며 유저 다수가 복귀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지표 중 PC방 이용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이 유저 수 증가를 방증한다. 디아블로 3는 작년부터 신규 콘텐츠 추가 없이 이전 시즌을 로테이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시즌 시작 시점에 꾸준히 순위권에 입성하며, ‘아는 맛이 무섭다’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