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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우 나이트: 실크송, 난도 지적 이어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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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우 나이트: 실크송 메인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 메인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이하 실크송)은 발표부터 출시 직전까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다. 전작 완성도가 워낙 높았던 만큼 어떤 후속작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그 기대감이 무색할 정도로 긴 시간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는 점에서 게이머의 감정을 쥐락펴락했던 작품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마침내 지난 4일 실크송이 베일을 벗었고, 스팀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수많은 게이머가 실크송에 몰렸다. 그런데 본편이 공개되자, 실크송은 이전과 다른 의미로 다시 화제가 됐다. 가장 많이 지적된 부분은 ‘난도’였다. 실제로 스팀 유저 평가를 보면 번역 문제로 혹평을 남긴 중국어 간체를 제외했을 때, 비추천을 남긴 약 10%의 유저들은 대부분 높은 난도를 지적했다. 대체 어느 정도길래 이처럼 난도에 대한 불만이 이어졌는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며 살펴봤다.

실크송의 난도는 어려운 게 아니라, 불합리하다

사실 전작도 난이도는 상당히 어려운 편에 속했다. 전투도 상당한 난도를 자랑했고, 죽으면 가지고 있던 재화를 모두 잃어버린다는 점에서 메트로배니아 소울라이크로 불릴 정도였다. 여기에 길 찾기도 어려워 까딱하면 길을 잃어버리기도 쉬웠다. 실제로 기자 역시 할로우 나이트를 처음 했을 때, 복잡한 길 찾기 때문에 게임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그렇기에 단순히 전투나 길 찾기가 어려운 것은 실크송 플레이어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이도에 대한 지적이 계속 이어지는 이유는, 실크송의 난도는 어렵다기 보다는 ‘불합리’하다고 느껴질 만한 요소가 몇몇 존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특징은 맵 디자인에서 가장 크게 드러난다. 우선 체크 포인트 역할을 하는 휴식 장소가 보스방과 너무 멀다. 실크송의 보스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난도가 높아 반복적인 도전이 요구되는데, 휴식 장소와 보스방 위치가 1~2개, 크게는 3~4개 스테이지씩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보스에게 패배하면 그 긴 거리를 다시 돌아와야 하기에, 보스 도전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하다.

만약 보스한테 진다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만약 보스한테 진다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멀고도 험한 길을 다시 돌아와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멀고도 험한 길을 다시 돌아와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물론 전작에서도 보스방 직전에 휴식 장소를 주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럼에도 실크송의 피로감이 유난히 높은 이유는 수준 높은 컨트롤을 요구하는 소위 ‘점프 맵’이 많기 때문이다. 하단 공격부터 대시, 그래플링 훅 등 가지고 있는 모든 액션을 동원해 이를 돌파해야 하는데, 만약 한번이라도 실수하면 그대로 체력이 깎여버리고 이전 위치로 돌아가버린다. 심지어 난도도 높아 상당한 집중력이 요구되는데, 이를 보스 방까지 계속 유지해야 하는 만큼 금방 피로감이 몰려왔다.

맵 곳곳에 있는 점프 맵. 하나 같이 전작에 있던 '고통의 길'을 떠올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테이지 곳곳에 있는 점프 맵. 하나 같이 전작에 있던 '고통의 길'을 떠올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숨어있는 제작자의 악의가 가세한다. 점프 맵만 해도 난도가 높은 와중에, 공중형 몬스터를 그 사이에 배치해 플레이어를 방해한다. 몬스터 AI 수준도 높아서 플레이어 공격 타이밍에 맞춰 백스탭을 쓰거나, 플레이어 움직임을 예측해 투사체를 던지기도 한다. 오죽하면 보스한테 죽은 횟수보다, 점프 맵과 일반 몬스터에게 죽은 횟수가 더 많았다.

그렇게 온갖 고난을 꺾고 간신히 휴식 장소를 찾았는데, 휴식 장소에 앉는 순간 함정이 발동되어 대미지를 주는 곳도 있다. 어떤 장소는 겨우 모은 재화(묵주)를 사용했는데, 휴식 장소가 활성화되지 않고 재화만 소비되기도 한다. 어려운 난도로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어디 한번 당해봐라’라며 플레이어를 놀리는 듯한 느낌까지 들 수 있는 부분이다.

점프 맵만으로도 벅찬 마당에, 몬스터까지 플레이어를 방해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점프 맵만으로도 벅찬 마당에, 몬스터까지 플레이어를 방해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모르면 당해야 하는 의자 함정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모르면 당해야 하는 의자 함정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적이 주는 대미지도 과도하게 높았다. 극초반에는 적에게 맞아도 체력이 한 칸만 닳지만, 중반부에 진입하자마자 대부분 적과 함정들이 두 칸씩 대미지를 준다. 사실상 거의 모든 구간이 2칸 대미지를 준다고 봐도 무방한데, 중반 평균 최대 체력이 5~6칸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단 세 대만 맞아도 캐릭터가 사망하는 셈이다. ‘이럴거면 차라리 최대 체력을 절반으로 해도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시스템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문장이다. 문장은 전투 스타일을 바꿔주는 일종의 장비 아이템으로, 어떤 문장을 장착하는지에 따라 공격 모션이 달라진다. 이때 일부 문양은 하단 공격이 대각선 방향으로 내리 꽂히는 돌진기로 바뀌거나, 포물선으로 날아가는 동작으로 변화한다. 문제는 점프 맵에서는 하단 공격이 굉장히 중요한데, 위 공격들은 판정이 처참할 뿐 아니라 동선도 예측하기가 어려워 점프 맵에서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결국 이로 인해 사용할 수 있는 문장 종류도 크게 제한된다. 기자는 엔딩 기준 방랑자, 사신, 야수, 사냥꾼, 주술사까지 5개 문장을 획득했는데, 그 중 방랑자와 사신을 제외한 문장은 하단 공격 판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실용성이 사라졌다. 적을 공격하면 체력을 흡수하거나, 스킬 대미지를 올려주는 등 문장마다 매력적인 효과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은 큰 아쉬움이 남았다.

일부 문양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일부 문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림의 떡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불합리한 난이도, 그럼에도 실크송은 재밌다

앞서 단점을 길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크송은 분명히 재밌는 게임이다. 난이도에 지쳐 게임을 포기했다가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렇다면 실크송의 매력이 대체 무엇이길래 이처럼 계속 플레이어를 끌어당길까?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이다. 실크송은 주인공 호넷이 미지의 세력에게 납치 당하고, 그로부터 탈출하며 시작된다. 왜 납치를 당했는지, 전작과 비교했을 때 정확히 어느 시간대 이야기인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특히 전작이 스토리로 많은 호평을 받았던 만큼,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라는 기대감과 ‘전작과 스토리가 이어질까?’라는 궁금증이 플레이어를 계속해서 모험하게끔 이끈다. 


곳곳에 숨겨져 있는 스토리 요소가 계속해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곳곳에 숨겨져 있는 스토리 요소가 계속해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울러 훌륭한 아트워크와 매력적인 캐릭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청록빛 자연이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이끼의 숲, 웅장함이 전해지는 톱니바퀴 핵 등 보기만 해도 감탄이 나오는 장소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또한 강아지를 연상시키는 벼룩들부터 종을 울리며 노래를 부르는 귀여운 벌레 ‘셰르마’, 겉으로는 툴툴대지만 속으로는 주민과 주인공을 챙기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관리자’ 등 다채로운 캐릭터는 세계에 생동감을 더한다.




각종 아트워크와 연출이 보는 맛을 더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각종 아트워크와 연출이 보는 맛을 더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두 번째는 탐험의 재미다. 앞서 언급했듯이 아트워크와 캐릭터가 훌륭한 만큼, 모험 중에는 ‘이 앞에 어떤 맵과 캐릭터가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두근거림이 가득하다. 이에 더해 어려운 점프 맵과 보스를 돌파하면 간혹 얻을 수 있는 신규 스킬과 장비는 플레이어의 보상 심리를 충족시키며, 모험을 통해 지도를 완성하는 메트로배니아 특유의 재미도 건재하다. 

그 외에도 짜임새 있는 맵 구조가 모험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이전에 지나온 지역에 다시 돌아가면 못 보던 몬스터나 시설이 생겨 있거나, 같은 지역이라도 플레이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 때로는 숨겨진 벽을 부숴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비밀 장소를 발견하는 등 세밀한 맵 구조가 돋보였다. 


맵과 보스를 모험하다보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맵과 보스를 모험하다 보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새로운 스킬이나 도구를 획득하기도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새로운 스킬이나 도구를 획득하기도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확실한 매력만큼, 난도를 조금만 낮췄다면 어땠을까

이처럼 실크송은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불합리한 난도에 회의를 느끼고 게임을 포기한 유저가 상당히 많다. 실제로 노말 엔딩 보스를 처치한 플레이어 비율은 겨우 전체 플레이어 수의 8%에 불과하다.

이에 최근 난도를 낮추는 모드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그 중 기자는 직접 받는 대미지를 1로 고정해주는 모드와, 보스 방에서 사망 시 휴식 장소가 아닌 입구에서 부활하는 모드를 적용해봤다. 그러자 피로감이 크게 줄어 실크송의 매력을 더 쉽게 느낄 수 있었고, 재미도 두 배 이상 늘었다. 1~2시간 플레이 하면 무조건 휴식을 취했던 기자가, 연달아 6시간을 플레이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실크송의 난도는 게임을 재밌게 만들어주는 장치이기보다는, 오히려 매력을 가리고 있다고 생각된다. 개발사에서도 초반 난이도를 소폭 완화하고 재화 수급량을 늘려주는 패치를 예고했지만, 그보다 더 확실한 난이도 패치가 시급해 보인다. 오직 실크송에만 있는 매력이 많은 만큼, 발 빠른 패치로 많은 플레이어가 이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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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제작사
팀 체리
게임소개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은 2017년에 출시된 할로우 나이트의 후속작이다. 할로우네스트의 수호자 호넷이 되어 새로운 왕국에서의 여정을 다룬다. 낯선 세계로 잡혀온 호넷은 왕국의 정상으로 가는 순례에 올라 적과 싸우...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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