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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첫 테스트를 시작한 '위닝일레븐 온라인' 의 메인 화면
그 이름만으로도 축구게임 팬들의 가슴을 들끓게 할 ‘위닝일레븐 온라인’ 이 지난 10일부터 대망의 첫 테스트를 시작했다. 작년 ‘피파’ 와 함께 축구게임계의 양대산맥을 구축하고 있는 그 ‘위닝일레븐’ 이 온라인으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설레었는지… 개인적으로는 ‘디아블로 3’ 보다 더 반가웠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위닝일레븐’ 은 국내에서 ‘피파’ 시리즈보다 위상이 더 높았다. ‘피파’ 시리즈가 과거 PC게임 시절부터 ‘가늘고 길게’ 인기를 유지해왔다면, ‘위닝일레븐’ 은 ‘플스방’ 이라는 하나의 산업군을 만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비록 플스방의 인기가 조금씩 식어가고(PS3로 넘어오면서 게임성이 살짝 바뀐 것도 한 몫 한다) ‘피파 온라인 2’ 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그 이름값은 상당하다.
사실 기자는 온라인 축구게임을 거의 해 보지 않았다. ‘피파 온라인 2’ 은 한두 게임 정도 해 봤고, ‘피파’ 시리즈는 어릴 적 PC로 ‘피파 98’ 정도, 혹은 친구네 집에서 Xbox360으로 잠깐 플레이 해봤을 뿐이다. 대신 ‘위닝’ 시리즈는 무지막지하게 좋아했다. ‘위닝’ 과 ‘철권’ 때문에 PS2를 샀을 정도니 말이다. 때문에 이번 리뷰는 ‘위닝일레븐 온라인’ 과 ‘피파 온라인 2’ 의 비교보다는 철저히 콘솔에서의 재미를 온라인에서 얼마나 잘 이식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플스방의 전성기를 몸소 경험했던, 그러나 한동안 축구게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옛 축구게임 매니아들을 대변해 리뷰를 진행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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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를 골라놓고 4대 0으로 지긴 했지만 리뷰는 진행된다
지금 버전은 마음에 든다. 그러나 추후에는 어떨까
지난 ‘지스타 2011’ 에서 게임을 직접 체험해 본 바 있지만, 어디까지나 체험 버전이었을 뿐이다. 팀을 마음대로 고르고, 설정을 내게 맞도록 조절하고, 온라인 상에서 여러 유저들과 만날 수 있는 온라인 플레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임을 실행하고 나서 든 첫 느낌은 상당히 괜찮아 보인다. 첫 테스트라서 그런지 육성이나 트레이드 등의 온라인 요소가 아직 없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 부분이 복잡하지도 않고 마음에 쏙 들었다. 그야말로 콘솔 버전의 온라인 매치플레이를 보는 느낌이었다. 자신의 팀을 마음대로 선택하고, 자동으로 비슷한 수준의 상대를 찾아주는 랭크 매치를 진행하며 승패를 겨루는 심플함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역시 ‘위닝일레븐’ 은 유저 본인의 실력으로만 승패가 갈려야지, 어떤 캐릭터를 뽑아서 키우고 사오고 하다 보면 오히려 밸런스가 붕괴된다.
그러나 기자의 개인적인 취향과는 상관없이 다음 테스트, 혹은 정식서비스 때에는 이번에 빠진 육성이나 트레이드 같은 요소가 도입될 것이다. 게임의 롱-런을 위해서는 이러한 요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부분유료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더욱 더 그럴 것이다. 온라인게임 유저들을 위해서라면 이러한 온라인 요소는 필수겠지만, 올드 유저 입장에서는 ‘그냥 깔끔하게 매치만 있는 게임’ 이 더 그립다. 언제쯤 ‘온라인화’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때를 전후해 게임에 정이 떠나가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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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로 시작해서 경기로 끝나는 그런 게임이 되었으면...
플스방 시절의 플레이… 거의 그대로
뭐니뭐니해도 축구게임에서 중요한 건 경기다. UI건 커뮤니티건 뭐건 경기만 재미있으면 사람들은 몰려온다. 그런 의미에서 ‘위닝일레븐 온라인’ 의 과제는 과거 사람들을 끌어모았던, 그 게임성을 온라인으로 가져오는 것이었을 터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위닝일레븐 온라인’ 이 최근의 PS3가 아닌 과거 PS2 시절의 게임성을 주로 수용한 것은 전략적으로 꽤나 훌륭하고 개인적으로도 반가운 일이다. 주변에 몇몇 남아 있는 플스방을 가 봐도 아직 많은 게이머들이 PS2 위닝을 더 좋아하니까 말이다. PS3로 넘어오면서 경기는 더욱 사실적으로 진화했지만, 조작 난이도와 감각이 상당히 변해버려 많은 팬들이 떨어져나간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게임의 조작감은 2006년 PS2로 출시된 ‘위닝일레븐 10’ 과 비슷하다. 드리블 감각이나 슛 타이밍, 세트플레이 상황 등이 특히 그렇다. 다만 공을 받은 후 패스하는 부분, 코너킥 게이지 조절이나 스로인을 올리는 등 일부 장면에서는 살짝 PS3 버전의 느낌이 난다. 제작진은 ‘위닝일레븐 온라인’ 이 어느 타이틀을 기본으로 했냐는 질문에 대해 ‘콕 집어서 어느 시리즈라고 할 수는 없다’ 고 말했지만, 전반적으로 PS2 80%, PS3 20% 정도로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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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킥이나 프리킥 등에서는 PS2시절 느낌이 강하게 난다
(게이지 조절은 예외)
그래픽의 경우 게임을 시작하면 엄청나게 넓은 시야를 자랑하는 와이드 앵글 때문에 약간 어벙벙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F9를 눌러 화면을 확대해 보면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선수 모델링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그래픽이 전반적으로 향상(위닝일레븐 10에 비해)되었고, 리플레이 카메라 앵글이라던가 조명 효과 등도 수준급이다. 적어도 그래픽 면에서는 ‘피파 온라인 2’ 보다는 좋다. 그러나 역시 최근 출시된 ‘위닝일레븐’ 시리즈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고, 향후 출시될 ‘피파 온라인 3’ 까지 예상한다면 살짝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사양 때문에 게임 못 할 일은 많지 않겠지만…
사실 ‘위닝일레븐 온라인’ 에 대해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대부분의 유저들은 바로 이러한 부분들을 지적하곤 한다. 2012년에 나온 게임치고 너무 옛스런 느낌이 난다는 것이다. 대체로 PS3나 Xbox360에서도 계속 ‘위닝일레븐’ 시리즈를 즐겨 온, 혹은 ‘피파 온라인 2’ 를 아득히 뛰어넘을 차세대 게임을 기대한 유저들 사이에서 이런 불평이 많다.
이런 부분은 사실 취향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유저들의 높은 눈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과거 플스방 시절의 게임성과 그 이상의 그래픽은 보장한다는 것이다. 위의 아쉬운 점은 먼 훗날 나올지도 모를 ‘위닝일레븐 온라인 2’ 에서 찾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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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시 디폴트로 지정되어 있는 와이드 화면
콘솔의 그것보다 확실히 멀리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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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9키를 눌러 조절하면 우리가 흔히 보던 그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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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확실히 최대 와이드 화면이 전술 파악에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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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 슛 장면 등에서 제대로 된 그래픽을 실감 가능
게임 패드가 뼈에 사무치게 그립다
위에서 못 한 게임의 완성도 얘기를 좀 더 해보자. 게임 내에는 전술과 전략 부분도 나름 충실히 구현되어 있으며, 복잡하지 않고 간단한 조작이 가능해 마음에 들었다. 경기 도중의 전술 변경 역시 ‘위닝일레븐’ 시리즈의 온라인 모드처럼 짧막한 경기 중단 타이밍을 이용해 얼마든지 조절 가능하며, 전술 조절 딜레이 타임도 적당해 게임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았다.
서형욱/김동완 해설의 경기 중계는 다소 짧은 멘트 탓에 툭툭 끊기는 느낌이 나긴 하지만, 그만큼 경기 흐름 변화를 실황으로 생생히 전달해준다. 비록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못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을 제외하면 ‘런던 FC(첼시)’, ‘노스 런던(아스날)’ 등의 명칭이 뒤섞여 있긴 하지만, 적어도 첼시를 텔피라 부르던 시절보다는 낫다. 그래도 프리미어리그가 짤리지 않은 것만 해도 어딘가 싶다. 물론 프랑스의 ‘리그 앙’, 이탈리아의 ‘세리에 A’,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스코틀랜드와 네덜란드 독일 등의 팀이 뒤섞인 ‘기타 리그’ 등 유명 팀들도 꽤나 제한 없이 즐길 수 있다. 다만 육성 요소가 섞인 온라인을 중점에 둬서인지 클럽팀이 아닌 국가대표팀 선택은 구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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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도 원작보다 간편하게 슥삭슥삭 설정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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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스코틀랜드.... 그야말로 '위닝' 이다
그러나 역시 게임을 즐기다 보면 게임 패드가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키보드로 ‘피파’ 나 ‘위닝일레븐’ 을 많이 즐겨 본 유저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플스방 축구 매니아’ 였던 기자는 키보드로 조작하는 ‘위닝일레븐 온라인’ 이 영 낮설게 느껴졌다. 실제로 조작 미숙 탓에 손발이 안 맞는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기도 했고, 키 배치도 콘솔 버전의 ‘위닝일레븐’ 과 약간 차이가 있어 슛을 눌러야 하는 상황에서 롱 패스를 하는 어이없는 장면도 종종 겪었다.
결국 PC에서 인식 가능한 게임 패드를 구매하지 않는다면, 조작키 설정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키를 찾아내고 키보드 플레이에 익숙해져야 한다. 다만, 키 변경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변경 가능한) 키가 한정되어 있어 그 안에서만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살짝 불편한 감이 있다. 여기에 고가의 게이밍/기계식 키보드가 아니라면 몇 개의 버튼을 동시에 누를 때 반응을 하지 않기도 해 불편함을 가중시킨다. 사실 조작을 단순화시키면 기존의 조작감을 잃게 되니 ‘위닝일레븐 온라인’ 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을 테지만, 결국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는 게임 컨트롤러나 게이밍 키보드 등의 장비를 갖추라고 요구하는 느낌도 난다. 하긴 게임이 재미있다면 이 정도의 투자는 아깝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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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설정은 다소 제한적이긴 하지만... 듀얼쇼크 게임 패드가 답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현재의 ‘위닝일레븐 온라인’ 은 꽤나 마음에 든다. 게임 밸런스는 운영하면서도 충분히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고, 약간의 렉은 해외 유저와 콘솔로 온라인 대전을 하던 것과 비교하면 애교로 넘어가 줄 수도 있다(물론 나아져야겠지만). 그러나 여기에 각종 성장과 트레이드, 부분유료화 요소가 들어가면 지금의 매력이 다소 감소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이대로 가는 것보다는 온라인적인 요소를 좀 더 집어넣어 서비스를 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훨씬 높아지지라는 사실은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게임을 장기적으로 플레이하는 유저와 가끔 즐기는 유저 간에 실력 외의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모쪼록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방식의 유료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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