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의 큰 성공 이후, 단꿈에 젖은 횡스크롤 액션 RPG들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하지만 그 중 성공을 거둔 작품은 얼마 되지 않는다. 완성도는 둘째 치고, 그 게임만의 개성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신선한 매리트가 없다면 그 밥에 그 나물인 신작보다는 익숙하고 오래 해온 원래의 게임으로 돌아가는 것이 유저의 마음이다. 개발자의 실험정신만 고집하는 방법도 그리 좋은 길은 아니다.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플레이어가 금방 게임을 놓아버리기 때문이다.
3월 31일 OBT를 시작한 ‘다크블러드’는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횡스크롤 액션 RPG이다. ‘다크블러드’는 유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플레이 방식 및 조작은 이전에 출시된 동일 장르와 비슷하게 가되, 연출에 차별성을 두어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각종 이벤트 컷신 및 던전 내부 장치는 동일한 던전을 몇 번씩 반복해서 클리어해야 하는 퀘스트 진행 과정에 활기를 돋군다. 쉽게 말해 정성 깃든 연출이 자칫 식상해지기 쉬운 장르의 게임의 개성을 살려준다.
퀘스트에 따라 달라지는 던전! 재미와 몰입감이 살아난다!
‘다크블러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중요한 퀘스트마다 던전에 별도의 이벤트 장치를 배치해 몰입감을 더한 점이다. 세심한 연출은 튜토리얼 때부터 시작된다. 신출내기 병사로 등장하는 캐릭터는 동료 NPC의 힘을 받아 잠시 동안, 높은 레벨로 상향된 상태로 전투에 임한다. 초보 단계에서는 절대 사용할 수 없는 강력한 스킬들을 미리 사용해볼 수 있기 때문에 초장부터 시원스런 손맛을 맛볼 수 있다. 각 캐릭터의 전투 특징을 파악하기 용이하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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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캐릭터로?변신할 수 있는 '튜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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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한 직업의 강력한 기술을 미리 맛볼 수 있다
본 게임에 들어가도 이벤트 연출은 이어진다. 목표물에 따라 평소에는 열리지 않는 장소가 개방되거나 새로운 적의 출현, NPC와의 협공 등 다양한 활동이 던전에서 이뤄진다. 하얀 곰 ‘흰돌이’가 되어 곰의 기술을 사용해 평소보다 강한 전투력을 발산할 기회까지 주어진다. 각 장치들은 이야기 흐름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별도로 내용을 확인하지 않아도 플레이를 통해 메인 스토리를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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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닫혀 있던 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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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퀘스트를 수행하면 이렇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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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퀘스트에만 등장하는 몬스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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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앞발 공격! 백곰 '흰돌이'로 변신하면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즉, 게임 속에서 ‘왜 내가 이 적들과 싸워야 하나’라는 중요한 동기를 유저에게 심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초보 레벨 던전에서 주요 적으로 등장하는 ‘고블린 주술사’는 퀘스트 단계에 맞춰 등장해 쓰러뜨려야 할 ‘악의 근원’으로서의 존재감을 심어준다. 보스에게 주술을 걸거나 주요 NPC를 해치는 장면 등은 문자로서는 한계가 있는 긴장감을 눈과 귀를 통해 전달해준다. 이러한 특성은 게임 안에서 장문의 텍스트를 읽기 귀찮아하는 국내 유저의 성향에도 잘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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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던전과 퀘스트를 걸쳐 등장하는 악의 축 '고블린 주술사'
사실 횡스크롤 액션 RPG는 ‘던전앤파이터’ 이후 그 형태가 정형화되었으며, 이 방식에 익숙해진 유저들이 많다. ‘다크블러드’는 그 틀을 완전히 깨버리는 것보다 다채로운 연출 기법을 투입해 새로운 맛을 더하는 데 집중했다. 매 퀘스트마다 등장하는 영상 및 장치에 ‘어떻게 하면 좀 더 신선하게 만들 수 있을까’하는 개발자의 고심이 묻어난다. 정해진 틀 안에서 새로운 재미를 전하고자 한 그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한 계단씩 밟고 올라서는 묘미를 살린 적절한 난이도!
‘다크블러드’ 역시, 한 개의 던전에 다양한 난이도를 제공하여 유저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한다. 난이도 설정은 시시하지도, 클리어하기 버거울 정도의 급격한 상승도 없이 무난하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등장하는 몬스터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데다가 이전에는 볼 수 없던 ‘특수 몬스터’들까지 전투에 투입되어 한층 높아진 난이도를 체감할 수 있다. 한 번에 모든 적이 출연하지 않고 나눠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불어난 몬스터의 수를 수월하게 알아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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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4단계의 난이도를 제공하는 '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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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특수 몬스터가 높아진 난이도를 실감하게 한다
높아진 난이도에 따라 주어지는 보너스도 있다. ‘스페셜’ 단계 이후부터 개방되는 ‘비밀 동굴’이 바로 그것이다. 골드와 아이템을 드랍하는 ‘보물상자’가 위치한 ‘비밀 동굴’은 보통 난이도를 벗어난 유저에게 많지는 않지만 짭짤한 보상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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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깨기의 쏠쏠한 묘미, 보물상자!
하지만 보스 몬스터가 어려워지는 던전에 비해 비교적 난이도가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다크블러드’는 가장 쉬운 노멀부터 스페셜, 레어를 거쳐 유니크에 다다른다. 하지만 보스 몬스터에게 주어지는 강점은 불어난 체력과 ‘슈퍼 아머’ 모드의 발동 정도가 많아진다는 것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던전’의 꽃은 무엇보다도 ‘보스’다. 난이도에 따라 점점 강해지는 존재감을 드러낼 카리스마 있는 ‘보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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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도, 위력도 강한 카리스마를 풍기지 못하는 보스
다 함께 구경하세요!?함께하는 재미가 있는 커뮤니티 시스템
‘다크블러드’의 커뮤니티 시스템은 유저들을 한데 아우르는 효과를 발휘한다. 별도의 조작이 없는 이상, 던전 입구 지역에 들어서면 파티 모집 창이 우측에 바로 제시되기 때문에 좀 더 원활하게 파티를 맺을 수 있다. 파티 플레이로 게임할 경우, 솔로플레이보다 1.1%의 경험치를 추가로 제공해 함께 플레이하는 유저에게 확실한 이득을 챙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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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들도 아는 파티 플레이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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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입구에 들어가면 이처럼 자동으로 파티 모집창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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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를 하면 덤으로 추가 경험치가 따라온다
10레벨부터 즐길 수 있는 ‘필드 결투’는 하는 맛과 보는 재미를 동시에 제공한다. 대결하는 유저들은 물론 옆을 지나는 유저들도 진행 양상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전투 장면을 감상하는 ‘옵저버 모드’는 지원되지 않지만 각 유저의 체력/마나 수치가 외부에 공개되기 때문에 결전의 흐름을 읽는 데 무리가 없다. 대전 격투 게임을 즐기는 유저의 플레이를 관람하는 구경꾼이 된 듯한 느낌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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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레벨부터 할 수 있는 '필드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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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느냐, 지느냐, 아니면 비기느냐! 긴장감 넘치는 결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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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지켜보는 맛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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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에 자신 없다면 안전한 목각인형과 연습하자
성인판 ‘던전앤파이터’, 피 빼면 개성 없는 전투 시스템
‘다크블러드’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전투’다. ‘오버킬’ 판정이 나면 적의 몸이 두 동강 나는 등, 잔인한 효과와 좀 더 좋은 그래픽만 빼면 ‘던전앤파이터’를 빼다 박았기 때문이다. 만약 개성 있는 연출마저 없었다면 ‘다크블러드’는 조기에 매력을 잃고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이 점은 ‘다크온라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횡스크롤 액션 RPG의 한계이지만, 이 점을 어떻게든 극복해보려는 의지마저 느껴지지 않아 다소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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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낭자한 전투...사실 선혈이 빠진 '다크블러드'는 시체와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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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코드를 맛볼 수 있는 '가챠 시스템'
물약을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제조 시스템’의 불합리성 역시 유저들 사이에서 논란 거리로 떠올랐다. 20레벨에 도달한 캐릭터는 원하는 ‘채집/생산’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이 중에는 전투에서 쓰는 ‘물약’ 제조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제작에 꼭 필요한 스페셜 마감제의 가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유저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 생산되는 수도 부족하기 때문에 물약이 필요한 다른 유저들에게 파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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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과 가격 모두 좋지 않다! 여러모로 말이 많은 '물약 제조 시스템'
여기에 5000골드짜리 ‘스페셜 마감제’보다 2000골드 저렴한 체력/마나 보충 음식들의 효율이 더 높기 때문에 물약 제조술을 이용해야 할 당위성이 약하다. 생산 단가가 비싼 데다가 효율도 떨어지는 아이템을 꾸역꾸역 제작할 유저는 이 세상에 없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 생산 스킬을 합리적으로 다듬을 필요성이 있다.
좋은 분위기로 시작했는데 끝이 초라하면 슬프잖아!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시작한 ‘다크블러드’는 지금은 종영된 SBS 인기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타이틀이 노출되며 간접 효과를 보는 등, 시작이 순조로웠다. 그 무서운 상승세는 각종 게임 관련 순위와 파티 매칭에 별도의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유저를 통해 실감할 수 있다. 성인 코드에 맞게 ‘선혈’을 전면에 배치한 공격적인 마케팅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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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강화'가 '다크블러드'에 필요하다
이제부터 ‘다크블러드’는 소문을 타고 흘러온 유저들을 붙잡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다양한 패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운영팀의 노력은 가상하나 이에 대한 피드백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 개발자들의 고민이 묻어나는 다채로운 연출 기법처럼 게임의 특징을 부각시키고, 강렬한 색을 입힐 뭔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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