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이게 ‘엔젤러브 온라인’입니다. 엔젤러브 온라인의 첫 느낌은 좀 그랬다. 김구라식 표현법을 잠깐 빌리자면 ‘아~니 이게 뭐야?’ 정도. 굳이 정색한 표정까지 따라 하지 않더라도 호흡과 악센트만으로도 온전히 첫 감상을 표현해낼 수 있었다. 아니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요. 게임판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아세요 전쟁터가 따로 없어요. 그렇다. 거대한 자본력은 앞세운 미국이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을 가지고 아라비아해에 살짝 걸쳐 토마호크 미사일로 이라크를 유린하면서부터 전쟁의 판도가 달라졌다. 바야흐로 돈과 인력 앞에 장사가 없는 시대다. NC소프트는 크라이엔진으로 무장한 아이온 하나로 명가의 부활을 알렸고, 소스엔진에 물리엔진까지 첨가한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은 MORPG가 뽐낼 수 있는 퀄리티의 한계를 시험했다. 그런데 이런 시대에 도트그래픽의 MMORPG가 과연 인기를 끌 수 있을까? 엔젤러브 온라인은 흡사 총과 대포가 난무하는 현대전에 소환된 중세기사처럼 느껴지지만, 꽉 찬 콘텐츠 속에 커뮤니티 본연의 즐거움을 찾으려는 유저들이 모여들면서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어설퍼 보이지만, 본심 속에 흑심을 숨긴 영리한 게임 조금
가볍게 보이는 클래식풍의 그래픽 때문에 킬링타임용 캐쥬얼 게임으로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엔젤러브 온라인은 소셜
네트워크 기반의 커뮤니티 게임이다. 부시고 터지고 난도질이 강조된
게임이 아니다는 얘기다. 사람들끼리 서로 만나고 이야기하고 모험을
떠나고 레벨업을 하고 아이템을 얻어 돈을 번다. 이성친구와 만나 인연을
맺고 게임상에서 결혼을 하고 그동안 모은 돈을 바탕으로 내 집을 장만한다.
이럴 땐 맞벌이 편하다. 같이 사냥하며 모은 돈으로 가구들을 하나씩
채워나간다. 집이 제법 꾸며지면 무도회를 열어 친구나 지인을 초대해
한바탕 파티를 벌인다. 아니 세상에 이건 인생의 축소판이잖아. 그렇다.
이게 바로 가상현실게임, 그러니깐 다중접속역할분담게임의 본연의 모습이다.
엔젤러브온라인의 퍼블리싱의 담당하고 있는 이야인터렉티브는 제법 노골적이지만 본심 속에 흑심을 숨긴 영리한 마케팅을 펼쳤다. 1004명의 천사(여성유저)를 먼저 선발하고 남성유저들은 이후 천천히 뽑았다. 덕분에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에서 여성 유저들로 넘쳐났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번 테스트에서 성별 비율이 8:2(여성/남성)이라고 한다. 물론, 가짜 여성유저들도 있었겠지만, 회원가입 과정에서 본인인증을 제대로 거쳐야 했고, 차후 남성유저들을 뽑았으므로 어느 정도 신뢰되는 말이다. 이렇게 밖으로는 여심(女心)을 사로잡는 마케팅을 펼치고 안으로는 제작, 하우징, 카드, 펫, 결혼 등등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해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콘텐츠요 없는것 빼고 다 있습니다 엔젤러브 온라인의 콘텐츠를 소개함에 있어 하나씩 텍스트로 옮겨담는 것은 무용한 짓이다. 시쳇말로 없는것 빼고 다 있다. 결혼, 주택, 가구제작등 여성용 생활형 콘텐츠부터 던전, 길드, 전쟁등 남성용 PVP 콘텐츠까지 모자람 없이 꽉꽉 채워놓았다. 한가지 특이한점은 게임내에서 자체적으로 자동학습(오토)모드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 자동학습 모드는 사냥부터, 채집, 제작까지 모든 것이 자동으로 되기 때문에 게임 등급 위원회로부터 1차 등급 거부 판정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야인터렉티브측에서는 다른 게임들과 형평성 문제및 유저편의 기능을 법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소명의견을 제출해 '전체 이용가'로 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엔젤러브 온라인은 귀찮고 반복적인 콘텐츠는 애초부터 자동학습 시스템으로 컨트롤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게임의 밸런스를 파괴한다거나 콘텐츠 소모속도를 촉진하는 부작용은 없다. 하지만, 오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과 시선도 무시 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엔젤러브 온라인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즐기는 게임이다
여성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변하길 바란다. 파괴의 유희를 강조하는 게임은 많이 있다. 근래 런칭되는 거의 대부분의 게임들은 전쟁과 PVP를 모토로 치고받고 싸우며 파괴와 창조를 진열한다. 아이템과 레벨은 당연하게도 투자한 만큼 강해지고 성장한다. 덕분에 보이지 않은 계급이 존재한다. 고수와 하수, 천민과 귀족, 허접과 지존이 가상세계를 둘로 가른다. 현실이든 가상이든 강자와 약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어디 편하게 즐기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없는 것일까 엔젤러브 온라인은 이런 평이한 잣대에서 벗어나 유저와 유저가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통로 역할만 하며 조심스레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아직까지 시작은 좋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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