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앵그리버드’와 ‘워크래프트’, ‘어쌔신 크리드’가 연달아 영화화되며, 게임 원작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 벌써 누리꾼 사이에서는 ‘무슨 게임이 영화화하기에 딱’이라거나 ‘이 캐릭터는 꼭 그 배우가 연기해야 한다’는 등 흥미로운 담화가 오가고 있죠. 밤새 즐기던 게임 속 세계와 인물들을 극장에서 다시 만난다니, 확실히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작품 완성도에 따라 원작 팬들을 위한 깜짝 선물이 아니라, 추억을 짓밟는 폭탄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수십 개에 달하는 게임 원작 영화 중에 원작 팬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이 거의 없다시피 하죠. ‘슈퍼 마리오’부터 시작해서 ‘스트리트 파이터’, ‘맥스 페인’까지 원작 모독이라 할 정도로 참담한 졸작만이 즐비합니다.
이쯤 되면 팬들 사이에서 그냥 게임에 삽입되는 시네마틱 영상을 2시간 분량으로 개봉해달라는 성토가 나올 지경입니다. 물론 극장 개봉작과 게임 영상은 제작 목적부터 분량까지 확연히 다르긴 하지만, 영화화만 되면 원작의 느낌이 확 죽어버리니 달리 수가 있나요. 정말 시네마틱 영상의 감동을 2시간 동안 전해줄 게임 원작 영화는 없는지… 아쉬움을 담아 영화보다 멋진 ‘역대급’ 시네마틱 영상이나 한번 더 봐야겠습니다.
5위 ‘오버워치’ 첫 시네마틱 트레일러
▲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오버워치’ 첫 시네마틱 트레일러
5위는 최근 장안의 화제로 떠오른 온라인 FPS ‘오버워치’ 첫 시네마틱 트레일러입니다. 게임 제목이기도 한 ‘오버워치’는 한때 기계의 반란으로부터 인류를 지켰던 다국적 군사 조직으로 현대의 ‘영웅’이라 할만한 존재들이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오버워치’는 내부 불화와 외압이 뒤엉켜 와해되었고, 그 공백을 틈타 악의 세력이 활개치게 됩니다. 이에 옛 영웅들이 하나 둘 복귀한다는 것이 대략적인 배경설정이죠.


▲ 픽사풍 디자인은 모두에게 효과적으로 '오버워치'를 각인시켰습니다
2014년 공개된 ‘오버워치’ 첫 트레일러는 뭇 게이머에게 큰 충격을 줬습니다. 블리자드 특유의 ‘신화적인’, ‘피와 강철’, ‘근육질’은 사라지고, 한결 가벼운 분위기 속에 마치 ‘픽사’를 연상케 하는 만화풍 디자인을 선보였죠. 내용면에서도 ‘오버워치’가 추구하는 ‘영웅과 악당’ 이야기를 맛깔나게 담아 신규 IP를 성공적으로 데뷔시켰습니다. 비록 완성도는 나중에 나온 ‘소집’이나 ‘용’이 더 뛰어날지 모르나, ‘오버워치’를 대표하는 것은 이 첫 시네마틱 트레일러입니다.
4위 ‘데이어스 엑스: 휴먼 레볼루션’ 감독판 시네마틱 트레일러
▲ 게임 분위기를 잘 표현한 ‘데이어스 엑스: 휴먼 레볼루션’ 트레일러
4위는 2011년작 FPS ‘데이어스 엑스: 휴먼 레볼루션’ 감독판 시네마틱 트레일러입니다. 게임은 사이버네틱스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2027년을 배경으로, 의문의 습격으로 애인을 잃고 사이보그가 된 전직 특수부대원 ‘아담 젠슨’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기술적 풍요를 누리는 미래를 르네상스 콘셉으로 화려하게 포장하면서 한편으로 암울한 사회상을 은근히 드러내는 묘사가 일품이죠.


▲ 사이퍼펑크 마니아라면 당장 게임을 구입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
감독판 시네마틱 트레일러는 이처럼 어딘가 뒤틀려버린 세계관을 효과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인체를 기계로 대체하는 것을 인공 날개로 태양에 닿으러 한 ‘이카로스’에 빗대어, 사이보그 시술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죠. 화면 가득 펼쳐진 미래도시와 온갖 기계 병기는 ‘이것이 진정한 사이버펑크다’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아, 훌륭한 배경음악과 나레이션도 빼놓을 수 없겠죠. 단 5분으로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세계, 나아가 게임 전체를 기대하게 만드는 영상입니다.
3위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론치 시네마틱 ‘어 나이트 투 리멤버’
▲ 아름다운 노래가 어우러진 '더 위쳐 3' 시네마틱 '어 나이트 투 리멤버'
3위는 2015년 최고의 게임으로 꼽히는 오픈월드 RPG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론치 시네마틱 ‘어 나이트 투 리멤버(A Night To Remember)입니다. 3부작으로 제작된 ‘더 위쳐’는 전문적인 괴물사냥꾼 ‘게롤트’가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과 사라진 연인 ‘예니퍼’를 추적하며 겪는 일련의 사건을 보여줍니다. 종족간 불화가 팽배하고 전쟁의 위험이 상존한 음울한 판타지 세계에서, 고독하게 괴물과 맞서 싸우는 ‘게롤트’의 여정에 많은 이들에 흠뻑 빠져들었죠.


▲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인 게이머를 위한 판타지 게임이죠
시디프로젝트레드는 아직 소규모 개발사였던 ‘더 위쳐 1’ 시절부터 시네마틱 영상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유명했죠. 그간 여러 영상이 나왔지만, 그 중에서도 걸작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이 ‘어 나이트 투 리멤버’입니다. ‘게롤트’가 한 흡혈귀를 사냥하는 내용으로, 마치 옛 이야기를 읊조리는 듯한 배경음악이 인상적이죠. 박력 넘치는 액션신임에도 왠지 모르게 서정적으로 느껴지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괴물사냥꾼 ‘위쳐’에 삶을 이보다 잘 표현할 수는 없겠죠.
2위 ‘(구)파이널 판타지 14’ 엔딩 시네마틱 ‘엔드 오브 언 에라’
▲ '(구)파이널 판타지 14' 서비스 종료와 함께 공개된 '엔드 오브 언 에라'
2위는 2012년 서비스 종료된 MMORPG ‘(구)파이널 판타지 14’ 엔딩 시네마틱 ‘엔드 오브 언 에라’입니다. ‘파이널 판타지 14’는 시리즈 후광을 등에 업고 2010년 야심 찬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미흡한 완성도에 심각한 서버 문제까지 드러나며 성적이 곤두박질 졌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스퀘어에닉스는 추가 인력을 대거 투입하여 게임을 바닥부터 뜯어고치기로 합니다. 유저들에게는 그저 ‘파이널 판타지 14’가 문을 닫는다고만 알리고 말이죠.


▲ 멸망해가는 세계가 압도적이면서도, 일견 서정적으로 묘사됩니다
단순히 서비스만 종료하는 게 아니라 그에 맞춰 실제로 세계가 종말로 치닫는 시나리오가 전개됐습니다. 이러한 설정에 흥미를 느낀 많은 유저가 ‘파이널 판타지 14’의 끝을 보러 접속했죠. 그렇게 운명이 날이 밝아, 서비스 종료와 함께 공개된 것이 엔딩 시네마틱 ‘엔드 오브 언 에라’입니다. 영웅들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끝내 모든 것이 소멸하는 장엄한 광경과 ‘바하무트’의 거대한 힘이 화면 너머로까지 전해지죠. 판타지 게임에서 흔히 보기 힘든 ‘불가항력적인 종말’을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영상입니다.
1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리치왕의 분노’ 오프닝 시네마틱
▲ 수많은 블리자드 시네마틱 가운데 손꼽히는 명작 '리치왕의 분노' 오프닝
게임 시네마틱 영상을 만드는데 있어서 블리자드는 독보적인 노하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찍부터 영상 제작에 주력하여, 98년작 ‘스타크래프트’ 당시에 이미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였죠. 그 후로 이제껏 셀 수 없이 많은 게임과, 그보다 더 많은 시네마틱 영상을 만들며 기술을 발전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블리자드가 내놓은 수많은 영상 가운데 왕중왕은 무엇일까요?


▲ 이 영상 하나로 '왕자 아서스'는 사라지고, 망자의 군주 '리치 왕'만이 남았죠
물론 보는 이의 취향에 따라 답이 갈릴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꼭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역시 ‘리치왕의 분노’ 오프닝 시네마틱일겁니다. ‘워크래프트 3’ 진정한 주인공 ‘아서스’가 비극의 왕자에서 고고한 ‘리치왕’으로 완전히 각성했음을 천명한 영상이죠. 왕의 만수무강을 노래하는 배경음악과 선왕 ‘테레나스’의 나레이션이 ‘리치왕’이 된 ‘아서스’와 극적인 대비를 이룹니다. 어느덧 공개된 지 8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영상은 너무나 아름답고, 장면 하나하나가 보는 이를 압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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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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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곰팡이2016-06-09 11:22
신고삭제파판14는 정말... 소름이 쫙 돋는 역대급 섭종이네요.
금빛기사2016.06.09 10:19
신고삭제파이널판타지 동영상을 보니 멋지네요
중요한능력치2016.06.09 11:14
신고삭제크, 데이어스 엑스 좋다... 그나저나 이번에 나오는 신작도 기대기대
아프리카타조세자2016.06.09 11:15
신고삭제블리자드는 그냥 러닝타임 2시간짜리 시네마틱만 만들었으면 좋겠다.
푸른곰팡이2016.06.09 11:22
신고삭제파판14는 정말... 소름이 쫙 돋는 역대급 섭종이네요.
PentaF2016.06.10 10:25
신고삭제웃기면 안되는데 왠지 웃김
funkpop2016.06.09 11:59
신고삭제스2가 가장 쩌는데 현재까지 기준으로는
meme2k2016.06.09 12:36
신고삭제정말.. 파판 저 영상은.. 그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알고 있으면 더욱 소름이 돋을수밖에 없던 엄청난 이벤트 연출이였던것 같아요.
qoppqq2016.06.09 12:48
신고삭제///5번 오버워치///는 픽사풍이 아니라 픽사 제작 입니다. 블리자드는 전세계에 거의 유일한 내부 시네마틱 팀을 가진 게임 회사이지만 완벽한 애니메이션 제작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픽사에 돈을 주고 맡겼습니다. ///234번 - 파이널판타지 위쳐 데우스엑스마키나/// 3가지는 [Digic Pictures] 와 [Blur Studio] 의 작품입니다. 이 2개의 회사가 전세계 대작 게임 시네마틱 트레일러의 최소 50% 이상을 만듭니다. 유튜브에 두 회사의 채널이 있으므로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리그오브레전드 시네마틱도 전부 이쪽에서 만든 것입니다. 게임사가 삭제를 요청해서 못 올리는 트레일러도 많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나 만드는지는 모르지만 <<상당수의 게임 회사는 시네마틱을 만들지 않고 의뢰합니다.>> 오직 블리자드만이 자신들의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전부 만들다가 오버워치만 외부에 의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간혹 실제 현실의 인물이 사진으로 나오고 그래픽이 합성되어서 같이 나오는 시네마틱 트레일러가 있는데 그건 [Digital One] 이라고 아이언맨, 어벤저스, 트랜스포머 등의 그래픽을 하는 영화 그래픽 회사에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희2016.06.09 14:05
신고삭제헛소리가 있어 바로 잡습니다. 오버와치 시네마틱은 블리자드 내부 시네마틱팀(지금은 블리자드 애니메이션으로 이름변경)에서 100% 제작했습니다. 픽사에 돈을 주고 맡겼다니;; 블리자드측에서도 그런건 원하지않을뿐더러 픽사도 그런 외주작업은 일체하는 회사가아닙니다.
Rhyme2016.06.09 16:38
삭제된 내용입니다.
Rhyme2016.06.09 16:39
신고삭제http://gamefocus.co.kr/detail.php?number=59818
기자는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스캇 머서 총괄디자이너에게 다가가 최근 공개되어 유저들에게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버워치 단편 애니메이션들의 제작방식에 대해 물어봤다. 이제까지의 시네마틱 트레일러처럼 오버워치 애니메이션도 모두 자체제작한 것인지, 외주를 일부 활용했는지가 궁금했다.
스캇 머서 총괄디자이너는 간단하게 "100% 내부제작이다"라고 답했다. 그래도 각 애니메이션의 감독 등 외부 인력이 일부 참여하지 않았을까 했지만 여기에도 "모두가 블리자드 직원"이라 답했다. 정말 부러운 개발환경이다. 부럽지만... 그런 환경이기에 좋은 게임이 나오는 것 아닐까.
라고 합니다.
PentaF2016.06.10 10:25
신고삭제자체 제작임
qoppqq2016.06.09 12:53
신고삭제2016년 현재 블러는 데드풀(영화) / 둠 / 디비전 / 엘더스크롤 온라인 / 마피아3 / 헤일로워즈2 / 어드리프트 / 레인보우시즈 / 디스아너드2 / 스타워즈구공화국확장팩 / 아캄나이트 / 유니티TV광고 / 바이오쇼크1 2 인피니트 / 재버워키 / 디스아너드1 / 토르다크월드(영화 타이틀) / 어메이징스파이더맨(영화 타이틀) / 워해머온라인 / 울버린 / 툼레이더 / 포스언리시드2 / 레지던트이블 / 프로토타입 / 매스이펙트 / 리그오브레전드 / 헤일로 / 파크라이 / 파이어폴 / 페이블 / 드래곤에이지 등등을 했군요. 이밖에도 게임사 요청으로 짤린 것도 많습니다. 그리고 GTA FIFA NBA2K 등등은 시네마틱이 없이 인게임그래픽으로만 트레일러를 만들기 때문에 시네마틱을 맡기질 않습니다.
qoppqq2016.06.09 12:55
신고삭제2016년 현재 디직은 언차티드 / 어쌔신크리드 / 데스티니 / 위쳐 / 워치독스 / AMD / 헤일로 / 스플린터셀 / 캐슬베이니아 / 페르시아의왕자 / 시크릿월드 / 매스이펙트 / 다크사이더스 / 에일리언스 / 유니버스앳워 / 알파프로토콜 / 드래곤에이지 / 워해머 / 문명5 등을 했구요.
여치여우곰2016.06.09 15:01
신고삭제위에 난리났네요...;;;; 오버워치 영상은 블리자드 자체 제작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 저거 말고도 엄청나게 애니메이션 영상이 많았는데 그걸 다 픽사나 외주나 맡겼다면 그거는 그거대로 비효율적이라 안 그랬을 거 같은데;;;;
불안나2016.06.09 15:03
신고삭제블리자드나 스퀘어에닉스 영상은 원래 좋기로 유명하지만 위쳐 영상이 저정도일지는 몰랐네요 처음보는데 오와~ 함. 근데 이거 후속편으로 '영상만 뻥튀기였던 게임(일례 와치독 1편)'이나 영상이 망한 게임 모아서 소개해도 재미있을 듯
ishmael42016.06.09 18:46
신고삭제다른건 몰라도 위쳐3 시네마틱은 킬링 몬스터가 갑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