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측 요구사항 전격 수용

[미디어잇 이상훈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이 발병한 직원에게 처음으로 공식사과 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반도체 백혈병 문제와 관련해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직원의 가족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정의당 심상정 의원 측에서 4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것을 성심 성의껏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저희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려 투병하고 있고, 그 분들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삼성전자가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직원들의 노고와 헌신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이 분들처럼 고통을 겪으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 회장은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권 부회장은 지난달 9일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자 가족과 반올림, 정의당 심상정 의원 측이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기관을 통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안전 보건 관리 현황 등에 대해 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약속했다.

▲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이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가족들에게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사진=삼성전자)

발병 당사자와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 소송과 관련해서도 삼성전자는 보조참가 형식으로 일부 관여해 왔는데 이 또한 철회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월 9일 3자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삼성전자 경영진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으나 그 이후 여러 사회적 이슈들이 많이 발생해 입장 발표가 늦어졌다”면서 “삼성전자 부회장이 얘기한 것이니 다른 직원들의 얘기보다 우선한다"고 설명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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