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만평
어느덧 추석이 한 주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세월이 참 빠른데요, 게임업계에서는 세계 3대 게임쇼인 ‘E3’ 와 ‘게임스컴’ 을 모두 마치고 ‘도쿄게임쇼’ 의 개막을 며칠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 2013’ 에도 시선이 갑니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지스타’ 의 동태가 영 심상치 않습니다. 모바일게임의 급성장을 대변하듯 ‘지스타’ 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더니, 급기야 2012년도엔 전체 출품작의 60% 이상이 모바일게임으로 채워졌습니다.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임은 분명하지만, 아무래도 먼 곳에서 ‘지스타’ 를 보기 위해 찾아온 관람객들에게는 성에 차지 않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작년 ‘지스타 2012’ 를 보기 위해 부산에 다녀온 한 지인은 “볼 만한 게임이 거의 없었다” 라고 격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이러한 상황에서 ‘지스타’ 가 개최되는 해운대 지역구 의원이 게임규제안에 찬성하면서, 업계 분위기도 심상치 않아졌습니다.
또한, 2013년도 게임업계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지면서 온라인게임 기대작의 수가 확 줄어들었고, 이에 업체들이 투자 대비 홍보효과가 낮은 ‘지스타’ 를 부담스러워 하기 시작. 급기야 주요 게임사들이 연달아 출전을 보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9월 13일 현재까지 ‘지스타 2013’ B2C 출전을 선언한 업체는 블리자드, 워게이밍, 넥슨, 다음, 네오싸이언 정도로, 다른 업체들은 아직도 참가를 보류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지스타 2013’ 개최까지 고작 두 달밖에 남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아마 참가 보류 업체 중 대다수가 사실상 참가 포기로 기울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러다 보니, 게임메카 독자분들의 ‘지스타 2013’ 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드는 모습입니다. 게임메카 ID 론아민 님은 "올해 진짜 재미없겠다.... 박물관에 전시할 물건이 없는데 박물관이 바뀐다고 뭐가 어떻게 될까", ID 샤코샤코해 님은 "올해 게임이 가뭄이라 기대작이 없으니… 미리 가서 해보고 싶은 게임도 없어서 부산까지 내려가기엔 좀" 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이 같은 ‘지스타’ 의 부진에는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게임메카가 4부에 걸쳐 연재한 ‘한국 게임산업의 위기’ 기사에서 다룬 것과 같이, 온라인게임의 부진과 모바일게임의 거품, 계속되는 정부의 게임규제 정책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게임산업이 정체 중이고, ‘지스타 2013’ 은 이러한 현실을 비추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게임메카 독자분들 역시 이러한 세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ID 현상수배닭 “게임 규제하는 마당에 다 모바일로 쏠리고 그 규제의 중심에 있던 의원이 부산에서 일하고 있으니 업체들도 갈 생각은 많이 없겠죠. 불법복제도 심한 상황에서 소니, 마소가 나설 이유도 없고요", ID 헤파이토스 "이 나라에서 게임이란 진짜 뭘까라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안에 지스타가 사라지던지 게임시장이 축소되던지 대격변 한번 일어 나겠구나" 와 같은 댓글들은 현재 국내 게임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님을 대변해줍니다.
작년부터 정부에서 민간으로 이양되어 진정한 게임문화의 장을 연 ‘지스타’ 이니 만큼, 지금의 시련을 넘고 더욱 큰 게임쇼로 발돋움했으면 좋겠습니다. 향후에는 E3와 게임스컴처럼 게임쇼를 보기 위해 그 넓은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전역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행사. 게이머들이 찾아가지 못해 안달인 게임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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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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