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리듬게임, 그 중에서도 발판을 밟으며 플레이 하는 펌프 잇 업(이하 펌프)과 댄스 댄스 레볼루션(이하 DDR)은 댄스게임으로 분류됩니다. 이 댄스게임의 특징은 기기가 화려하고 동작이 커서 사람들의 이목을 쉽게 집중시킨다는 것에 있죠. 그래서 다른 리듬게임보다 퍼포먼스나 고득점을 향한 열망이 높은 편입니다.
펌프와 DDR이 게임센터에 출시되어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2000년. 당시 DDR와 펌프를 즐기던 게이머들은 서로 조금이라도 더 돋보이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에 뭔가 다른 방법들을 찾아야만 했죠. 2000년 당시 댄스게임에 대한 열망을 반영한 광고들을 모아봤습니다.
첫 번째 광고는 제우미디어 PC파워진 2000년 5월호에 실린 가정용 펌프 광고입니다. 밀레니엄 감성을 반영해 게임명을 ‘펌프 잇 업’이 아니라 ‘펌피럽’이라고 쓴 것이 눈에 띄네요. 펌프 제작사인 안다미로에서 직접 낸 게임으로, 오락실에 있는 1st, 2nd 버전을 그대로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이 게임을 사면 아케이드용과 동일한 발판을 제공했는데, 아무래도 가정용으로 제작된 장판식이다 보니 밟는 느낌이나 인식률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실시간으로 채보를 익히고 퍼포먼스를 짜는 데는 아주 유용했죠. 이밖에도 1회 펌프 그랜드 페스티벌 16강 모음 영상 및 교본용 CD를 끼워 줬다고 하는데, 지금 보면 꽤나 귀중한 자료일 듯 합니다.
가정용 댄스게임 시장을 노린 제품은 안다미로 정품 외에도 꽤나 다양했습니다. 위 사진은 제우미디어 PC파워진 2000년 1월호에 실린 ‘댄스 댄스 네버스탑’이라는 이름의 게임인데요, DDR과 이름이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릅니다. 전반적으로 상하좌우의 DDR식 발판을 채용하면서도 이정현, H.O.T., 김건모, 유승준, S.E.S., 핑클, 젝스키스, 조성모, 엄정화 등 국내 가요 위주로 곡을 구성한 부분은 펌프 느낌도 납니다.
다음 게임은 제우미디어 PC파워진 2000년 2월호에 광고를 건 ‘댄스 온 더 비트’라는 게임입니다. 당시 이미 총 판매량 7만 개를 돌파했는데, 당시 기준으로서는 굉장한 성과입니다. 이 역시 DDR과 같은 상하좌우 발판을 채택했는데, 시중 판매되는 대부분의 댄스 패드를 지원한다고 쓰여 있네요. 당시는 발판과 게임이 난립하던 시기였기에 간혹 호환이 안 되는 경우가 있기도 했습니다.
댄스게임의 인기가 높다 보니, 가이드북도 나왔습니다. 위쪽은 펌프 고교 챔프 A팀과 함께 집필한 가이드북으로, 동영상 시연 CD 교재도 함께 증정했습니다. 당시 전곡의 족보와 함께 퍼포먼스 해설이 들어 있었고, 플레이 도중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나 비기도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당신은 수많은 갤러리의 환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변방에서 중심으로”라는 문구만 봐도 이 책이 추구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군요.
DDR 역시 가이드북이 나왔습니다. “수많은 갤러리 속에서 현란한 몸짓을 선보일 수 있다!” 라는 멘트와 함께 족보 및 퍼포먼스가 소개돼 있다고 합니다. 아래쪽 DDR 공략집은 같은 책의 개정판으로 보입니다. PC와 오락실용 외에도 플레이스테이션용 가이드도 함께 실려 있네요.
이렇게 댄스게임의 인기가 많다 보니, 가정용 댄스게임 기기를 경품이나 사은품으로 내건 경우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제우미디어 PC파워진 2000년 1월호에 실린 넷기어 허브 광고도 DDR 발판을 사은품으로 제공했습니다. 사실 이런 4~8포트 허브 제품은 가정에선 거의 쓸 일이 없는 거긴 한데, 왠지 발판을 받고 싶어서라도 살 것 같은 광고군요.
당시 전국민이 즐기던 댄스게임 열풍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조금씩 식기 시작했습니다. 고수 유저들의 화려한 플레이는 분명한 볼거리였지만, 이것이 계속되자 초보 유저들이 쉽사리 게임을 하기 어려워지는 분위기가 형성됐죠. 개발사 역시 더 어려운 곡을 원하는 고수 유저에게 맞추다 보니 난이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2000년 당시 활발했던 분위기가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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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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