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최근 소니와 MS가 PS5와 시리즈X로 차세대기 전쟁을 예고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최근에는 일명 '짝퉁 콘솔'을 구경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현세대 콘솔인 PS4나 Xbox One, 닌텐도 스위치는 물론이고, 그 전 기기들에서도 별로 본 적이 없네요. 가장 마지막으로 본 짝퉁 콘솔이 아마 닌텐도 Wii를 따라 만든 중국산 기기였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러나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이런 짝퉁 콘솔을 매우 쉽게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짝퉁 콘솔은 최신형 기기가 아니라 발매된 지 최소 5~10년쯤 된 구세대 기술을 기반으로 케이스만 바꿔 출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대다수가 패미컴 개조판이었죠. 너도 나도 최신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아니었기에 이런 기기들도 상당히 잘 팔렸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꽤나 재미있는 1998년 기기 세 개를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기기는 '필코'라는 회사에서 낸 스파지오라는 게임기입니다. 왠지 익숙한 외관인데요, 얼핏 보면 기기 본체는 세가 새턴, 컨트롤러는 슈퍼패미컴과 비슷합니다. 물론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은 속아서 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름만 보면 스트리트 파이터나 네오지오가 떠오르네요.
대체 저 기기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남아있는 정보가 많지 않아 자세한 것은 확인할 수 없지만, 기기 사진으로 유추해 볼 때 패미컴 짝퉁 게임기인 패미클론의 하나일 가능성이 큽니다. 컨트롤러만 보면 6버튼으로 슈퍼패미컴 게임이 돌아갈 것처럼 보이지만, 카트리지 넣는 구멍 모양은 패미컴에 가깝습니다. 무엇보다 기기 설명에 "차기 상품(16Bit)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봐서 이 게임기는 16비트가 아닌 8비트 게임기인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패미컴이죠. 2버튼으로 진행되던 패미컴에서 6버튼이 무슨 소용이나 싶긴 한데, 은근히 터보 버튼이나 합버튼 등이 배열돼 있어 유용하게 사용했던 기억이 나네요.
다음 기기는 AB전자에서 발매한 킹카 911이라는 게임기입니다. 얼핏 RC카처럼 생겼는데, 이 역시 패미클론의 일종입니다. 바퀴가 있긴 한데 굴러가지는 않고, 그냥 차 모양만 띈 게임기죠. 얼핏 유치해 보일 수 있지만, 지금 보니 꽤나 멋지네요. 하나 갖다놓고 싶습니다.
광고를 보면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오른쪽 핑크색에는 152합 내장이 되어 있습니다. 카트리지를 넣지 않아도 152개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건데, 사실 말이 152개지 실제는 30여가지 게임을 여러 가지 개조 버전으로 넣어서 숫자만 늘려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심하게는 500~600합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런 합본팩에는 잘 찾아보면 헉 소리가 절로 나오는 마개조 게임들도 간혹 있었죠.
마지막 기기는 게임덩크라는 회사에서 낸 게임기 캡틴입니다. 이 제품은 세가 새턴에 사용되던 6버튼 컨트롤러를 사용했는데, 특이하게도 TV와 무선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내걸었습니다. 이를 위해서인지, 뒤쪽에 무려 접이식 안테나까지 있군요. 대체 정체가 뭔지 한 번쯤 실물이나 구동 영상을 보고 싶은데, 기기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하군요.
지금은 이런 짝퉁 게임기들도 하나의 문화로 인정받아 마니아층까지 생겨났지만, 사실 당시엔 엄연한 저작권 위반이었습니다. 비록 국내 패키지게임 시장이 작아서 방치된 탓에 단속이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말이죠. 이런 기기들이 광고까지 낸 것 역시 저 시절이었기에 가능했던 풍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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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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