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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블로3 마법사 클래스 게임 플레이 영상
미국 애너하임에서 개최된 2010 블리즈컨 행사가 끝난지 2주가 지났다. ‘디아블로3’는 이번 행사를 통해 오랜 시간 준비해 온 모든 것을 야심차게 선보였고, 전세계 디아블로 유저들의 가슴 속에 불을 지폈다. 완성도 높은 체험판 뿐 아니라 예정되었던 신규 캐릭터들의 시연 버전 공개는 이제 곧 디아블로3를 만날 시간이 머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지스타를 이틀 앞둔 11월 17일, 강남 블리자드 본사 근처에서 진행된 ‘블리자드 지스타 프리뷰 이벤트’를 통해 이번 지스타 2010에서 국내 유저들 앞에 선보일 디아블로3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혹시라도 한글화가 완료된 버전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시연회의 체험판은 지난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것과 같은 영문 버전이었다.
전통적 퓨어 클래스의 강력함
디아블로3에서는 총 다섯개의 직업을 플레이할 수 있는데, 이번 체험기의 대상은 디아블로 시리즈 내 전통적 퓨어딜러 클래스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마법사’다. 전작인 디아블로2 ‘소서리스’의 뒤를 잇는 직업으로, 원소 계열의 원거리 마법을 사용한다.
▲ 디아블로3 마법사 클래스 (좌:여, 우:남)
마법사는 디아블로3의 다섯개 직업 중, PVP에서 가장 강력한 면모를 보인 직업이다. 블리즈컨 시연대에서 체험해 본 콘텐츠 중, 테스터들 사이에서 가장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낸 것은 단연 디아블로3의 멀티 플레이 시스템이었는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투기장과 비슷한 제한 공간 내에서 벌인 플레이어 간 전투에서 마법사의 승률은 상당한 것이었다.
▲ 시간을 느리게 하고, 히드라를 자유자재로 부리는 마법사의 강력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자유도 높은 스킬 커스터마이즈
이번 지스타 프리뷰 행사에서 공개된 체험판은 블리즈컨 2010에서 선보인 그것과 같은 버전이었다. 신규 캐릭터인 ‘수도사’와 ‘악마 사냥꾼’을 포함하는 다양한 시스템들이 과거 게임스컴 체험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키보드 단축키 S를 눌러 스킬창을 열 수 있다. 스킬창 하단의 스킬 보기 버튼을 누르면, 우측으로 스킬창이 확장되고 1단계부터 7단계까지 마법사 직업이 배울 수 있는 모든 스킬을 확인할 수 있다.
독특한 점은, 룬 시스템의 활용법이었다. 전작의 룬은 소켓에 장착하여 보너스 효과를 부가하는 아이템으로 보석류와 큰 차이점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작의 룬은 각각의 스킬 내부 슬롯에 장착하여 해당 스킬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보석과 명확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가령, ‘마력 투사체(Magic Missile)’ 주문의 경우 룬을 꽂음으로써 최대 8개까지, 발사되는 미사일 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얼음 계열의 룬을 이용하면 ‘히드라(Hydra)’ 주문으로 생성된 히드라 소환수가 얼음의 미사일을 발사 하게 되는 식이다. 마법사가 사용하는 각각의 속성들은 감전, 혹은 결빙 등 부수적인 효과를 발생시키는 종류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룬의 활용은 개별 플레이어들의 플레이 방식?또한 크게 좌우할 것이 분명하다.
▲ 붉은 불꽃을 쏘던 붕괴 주문이...
▲ 룬을 꽂으면, 이렇게 전격의 빔으로 바뀐다!
특성은 지난 게임스컴 체험판에서 공개된 것과 달리 3단 트리가 아닌 단일 트리 형태로, 최대 5개까지 포인트를 투자하여 각종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발사되는 미사일의 수를 증가시키거나, 광역 마법의 범위를 증가시키는 등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자주 사용하는 스킬을 강화하면 된다. 전작에서, 특정 원소 계열을 강제적으로 전문화 함으로써 발생했던 전투 불능 현상에 대한 피드백을 의식한 변경점으로 생각된다.
‘비전’ 에너지를 사용하는 마법사
마법사 직업이 사용하는 공격 주문의 원소 계열은 크게 화염계, 냉기계, 전격계, 비전계의 네 가지 원소 속성으로 나뉜다. 전작의 3원소 시스템에서 ‘비전’ 속성이 추가된 형태다. 마법사가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에너지원 또한 바로 이 ‘비전(Arcane)’ 에너지인데, 당연히 마나를 사용하리라는 예상을 벗어나 있어 다소 충격적이었다. (디아블로3에서 마나 에너지를 사용하는 직업은 ‘의술사’와 ‘악마 사냥꾼’이다.)
비전 에너지는 최대 100의 수치를 가지며, 100의 비전력이 모두 채워져 있는 것이 평상시의 상태다. 보라색과 푸른색이 뒤섞여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의 구체로 표현되어 있다. 비전력은 기술을 사용할 때마다 소모되며 기술을 쓰고 있지 않을 때 자동적으로 회복된다. 설명만을 들으면 마나 시스템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듯 느껴지지만, 비전력은 사실 마나보다는 오히려 WOW의 도적이 사용하는 ‘기력’ 시스템에 더 가깝다. 총 100의 비전력은 고정된 수치로, 어떤 장비를 착용해도 변하지 않으며 마나에 비해 재충전되는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디아블로3의 마법사가 플레이 방식 면에서 타 게임의 마법사들과는 다른 속도감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시스템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콘트롤이 요구되는 중,상급의 캐릭터
마법사 직업의 플레이는 상당히 콘트롤 지향적 면모를 보이는데, 타 직업에 비해 상대적인 난이도가 다소 높은 편이다. 무기는 다양한 종류를 쓸 수 있지만 지팡이와 완드(Wand)를 주력으로 사용한다. 마법 계열 캐릭터들이 으레 그렇듯 디아블로3의 마법사 또한 체력과 방어력이 낮아 무기로 근접전을 벌이는 것은 불리하다. 끊임없이 거리를 벌리고 적들의 움직임을 제어하여 자신이 공격받지 않게끔 조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법사’라는 직업은 전작을 포함해 판타지적 세계관을 가지는 대부분의 창작물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직업이다. 그만큼 정형화 되어 있기에 디아블로3의 마법사 역시, 신선한 무언가를 느끼게 해 주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술이 전작의 소서리스가 사용하던 그것과 흡사하기에, 소서리스를 플레이 했던 유저들에게는 밸런스를 정돈한 소서리스 이상의 무엇이 되기에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3의 ‘마법사’는 재미있다. 어떻게 성장시키느냐에 따라 수많은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직업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전작인 디아블로2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 시절, 육중한 갑옷을 걸치고 몬스터 사이를 질주하던 ‘탱크소서’의 위용을 기억하는가? 하루에도 수백번 죽어나간 메피스토의 시체 위로 가장 많은 루팅의 손을 담근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최강의 소서 군단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재기로 똘똘 뭉친 디아 플레이어들에 의해 탄생할 개성적인 마법사들의 향연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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