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13' 3차 프로모션 영상 (영상출처: 공식유튜브)
용력과 지모를 갖춘 매력적인 영웅호걸이 드넓은 중원의 패자가 되기 위해 벌이는 혈투. 중국 4대기서로 꼽히는 ‘삼국지’는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대를 초월한 명저이다.
이러한 인기를 방증하듯 ‘삼국지’는 오늘날까지도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을 아우르며 다양하게 재창조되고 있다. 문화의 총아인 게임에서도 액션에서부터 RPG, 심지어 연애시뮬레이션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하는 삼국지 영웅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직접 삼국지 영웅이 되어 세력을 이끌고 나아가 천하를 통일하는 코에이테크모 전략게임 ‘삼국지’ 시리즈는 원작을 가장 잘 살린 작품으로 꼽힌다. 국내에는 11편 이후 근 10년간 발매되지 않았으나, ‘삼국지 게임의 원점이자 정점’을 표방한 ‘삼국지 13’에 이르러 다시금 한국어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일본 현지 발매일은 오는 28일이며 연내 한국어화 정식 발매될 예정이다.
▲'원점이자 정점' 삼국지 시리즈가 돌아온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한국지사 철수로부터 10년, 위기 속의 국내 상륙
전략게임 ‘삼국지’는 원작의 높은 인기와 깊이 있는 게임성으로 30년간 코에이테크모의 주력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도 89년작 ‘삼국지 2’부터 한국어화 출시됐지만, 지속적인 판매량 감소로 11편을 끝으로 정식 발매되지 못했다. 왕성한 활동을 보이던 코에이테크모코리아도 그대로 전면 철수했다.
‘삼국지’가 귀환하기까지 많은 우려가 있었다. 우선 한국어화가 다시 이루어질지 알 수 없었다. 과거 정식 발매된 ‘삼국지’는 숱한 ‘발번역’의 오점을 남겼다. ‘삼국지 10’에서는 의형제 관우의 죽음에 “함께 죽자고 하지 않았다”며 선을 긋는(?) 유비가 나오는가 하면, ‘Force Buffer Set Error MessageID 46111’이라는 오류 메시지가 그대로 출력되는 등 한국어화 게임 중에서도 확고한 ‘흑역사’를 기록한 바 있다.
▲ 복수, 복수하려고 그래. 절대로 죽는 게 무서운 건 아냐! (사진출처: 나무위키)
번역 외에도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졌다. 지난 2012년 발매한 ‘삼국지 12’는 전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상전을 삭제하는 등 태블릿PC를 의식한 지나친 간략화로 기존 유저들을 실망시켰다. 여기에 부족한 볼륨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역대 최악의 삼국지’라는 악평에 시달려야 했다.
당초 2015년 12월에 발매하려던 일정이 연기된 것도 게임의 완성도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했다. 일부 유저들 사이에선 ‘PC에서는 한국어판이 출시되지 않는다’는 괴담이 돌아, 국내 유통을 맡은 디지털터치가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악재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삼국지13’은 그야말로 시리즈의 명운을 쥐고 있는 셈이다.
시리즈 최다, 플레이 가능한 700명의 장수
‘삼국지 13’에서는 시리즈 사상 최다인 700여 명의 장수로 플레이할 수 있어, ‘킹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는 책사로, 전쟁터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는 용맹한 장수로 활약하는 것이 가능하다. 처음부터 군주를 선택해 대업을 준비할 수도 있고, 원한다면 재야에 숨어 귀인의 방문을 기다리는 와룡선생이 되어볼 수 도 있는 등 플레이의 폭이 넓어졌다. 단, 아쉽게도 이번 작에서는 성을 잃고 떠돌던 여포와 같은 ‘방랑군’은 사라졌다.
▲ 영웅부터 일개 장수까지, 신규 장수 작성도 가능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여기에 장수 개개인의 개성도 한층 극대화됐다. 각 장수는 저마다 ‘지애’, ‘용애’, ‘의리’의 가치관을 지니고 있어 지력이나 재주, 용맹함, 의리 등 선호하는 가치가 다르다. 가치관의 차이는 다른 장수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과업의 성취를 결정하기도 한다. 또한 무구, 서적, 보물, 술 등 각자 좋아하는 물건이 있어, 이를 선물하면 호감도를 크게 상승시킬 수 있다. 호감도를 끝까지 올리면 특별한 이벤트를 통해 인연을 맺을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조조에게 '육도'를 선물했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장수의 개성이 중시됨에 따라, 저돌적이거나 용맹한 성격을 가진 장수는 전투 중에 원수를 발견하면 ‘폭주’에 빠져 원수를 향해 자동으로 진군하는 요소도 추가됐다. 가령 성질이 급한 장비는 여포를 발견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지만, 유비와 관우가 주위에 있으면 이를 막을 수 있다.
일부 장수의 일러스트는 상황에 따라 2장으로 나뉘어서, 전장에서는 갑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는 역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고, 내정 임무를 맡았을 때는 이와 반대로 정적인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아울러 주요 장수의 경우에는 연령, 지위에 따라 일러스트가 변화하는 등 볼거리가 더욱 늘어났다.
▲ 전장에선 상남자, 내정을 할 땐 '뇌섹남'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 이 청년은 훗날 촉한의 황제가 됩니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태어난 때는 달라도 죽는 것은 한날 한시에
개성을 살린 장수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맺을 수 있는 ‘인연’은 본 작의 주요 키워드다. 다양한 장수들이 등장하는 만큼, 자칫하면 복잡해질 수 있는 장수들과의 관계는 ‘상관도’를 통해 한 눈에 확인한다. 필터를 적용해서 확인하고 싶은 관계만 찾아볼 수도 있다.
▲ 사람 좋기로 소문난 유비, 본작에서는 '친목질'도 능력이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상관도’는 기본적으로 같은 진영에 소속된 장수들 위주로 표시된다. 여기에 어느 정도 교류가 있는 장수는 붉은 선으로 연결되며, 호감도를 쌓아 인연을 맺게 되면 빛나는 황색으로 변해 한결 눈에 띈다. 인연의 단계가 ‘의형제’급으로 높아질수록 선의 색이 더욱 강렬해진다.
▲ 특정 장수 사이에서는 특수 인연이 발생한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선을 통해 가족관계를 짐작할 수도 있다. 이중선은 부부관계, 구불구불한 선은 부모자식 관계를 나타낸다. 또, 시리즈 최초로 일부다처제가 도입되어 남성의 경우 최대 3명까지 부인을 가질 수 있다. 즉 대교, 소교 자매와 손상향까지 모두 부인으로 삼는 꿈의 전개가 가능해졌다.
▲ 우리 가족(?)을 소개합니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 '강동이교'로 알려진 대교, 소교 자매. 기다려, 내가 곧 갈게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해당 장수가 좋아하는 선물을 하거나 설전, 일기토에서 승리하면 다른 장수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다. 임무를 수행하는 장수를 도와주는 것도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거리감이 있는 장수는 관계도에서도 거리가 멀어지고, 존재감이 약한 ‘일반장수A’라면 원의 크기도 작아진다.
인연을 맺은 장수는 내정, 전투에서 보너스를 받는 것은 물론, 특기를 가르쳐주거나 설전, 일기토를 벌일 때 체력을 회복시켜 주는 등 다양한 도움을 준다. 또한 함께 전장에 나설 경우 발동시킨 전법의 효과가 강화되고 지속시간이 길어지는 이점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에 호감도가 크게 낮아져 ‘험악’ 상태가 된 장수와의 관계는 회복할 수 없으므로 포로를 처형하거나 공작을 하는 것에도 좀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너, 내 동료가 되라’ 한층 강화된 인연의 힘
상대 진영의 장수와 인연이 맺어지면 ‘농락’을 통해 상대 군주에 대한 충성심을 낮출 수 있다. 적장과 친밀해져 충성심을 낮추고, 배반을 유도하는 계략인 ‘작적’을 걸어 ‘인계공작’을 성공시키면 그 무장은 전투 중에 투항하게 된다.
▲ 여포님 같은 대단하신 분이 동탁 밑에서 일하신다구요?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인계공작’은 ‘작적’이 걸린 상대라면 전투 중 언제라도 실행시킬 수 있다. 함락하기 어려운 성이 있다면 무력보다 인덕을 내세워 적의 장수를 포섭해보자. 굳게 잠긴 성문을 슬며시 열어줄지도 모른다.
‘농락’과 ‘작적’은 아군에게도 쓰인다. 만약 뒤통수를 때려주고 싶은 얄미운 군주가 있다면 물 밑에서 동지를 모아 크게 한 방 먹일 수 있다. 호감도를 매우 높여놓은 장수라면 ‘반란’과 ‘출범’을 통한 새로운 세력을 세울 때, 지금의 군주를 버리고 같은 편에 서서 도움을 줄 것이다.
▲ 배신의 아이콘 여포, 그의 활약은 계속된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인맥은 외교에서도 중요하다. 외교 임무를 맡은 장수는 사신이 되어 해당 세력의 군주와 협상을 하게 되는데, 교섭률을 100%로 만들어야 원하는 바를 달성하게 된다 이 때, 친밀한 장수의 도움을 받거나 설전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교섭률을 높일 수 있다.
▲ 그대는 어찌하여 시대의 흐름을 보지 못하는가!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끝으로 해당 세력에게 금이나 군량을 제공하거나 요구를 들어주며 획득하는 ‘은의’를 소모해 교섭률을 높일 수 있어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선택도 중요해졌다.
▲ 손권님, 제가 10년 전에 500원 빌려드렸던 것 같은데...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박력 넘치는 중국 대륙을 호령해보자
‘삼국지13’은 광대한 중국 대륙을 사실적이고 웅장한 3D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평원, 강, 사막, 산맥 등 다양한 중국의 지형에서 등장하는 60여 개의 도시는 각기 다른 모습을 지니며, 발전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이 계속해서 변해간다.
▲ 시작은 깡촌이지만 끝은 거대한 도시가 되리라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도시 주위에는 농민이나 도적이 머무는 마을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이 마을들에 사신을 보내거나 점령군을 보내 종속도를 끝까지 채우면 마을은 도시에 종속되어 내정 수치를 상승시키거나 전투시 사기 상승, 새로운 병과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대륙의 패권을 두고 벌이는 전투는 전용 필드에서 리얼타임으로 진행되며, 역시 한층 발전된 그래픽으로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시리즈에서 자주 등장한 전법인 ‘화계’는 바람의 방향을 따라 불이 번져 되려 아군을 불태울 수도 있고, 한 부대가 전멸하면 전체 부대의 사기에 영향을 주는 등,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의 폭이 넓어졌다.
▲ 전법은 시간이 흐르면서 쌓이는 '전법 게이지'를 소모한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전작에서는 삭제되었던 수상전도 부활했다. 수상전은 육상전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된다. 병사들은 갑갑한 배 위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기를 잃는데, 설상가상 사기를 높일 수 있는 진지도 물 밖에만 있어 수상전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아군의 사기 저하를 막고 싶다면 쇠줄로 배를 연결하는 ‘연환’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방심해서 화공선에 스치기라도 한다면 적벽대전의 조조처럼 병력을 잃고 꽁무니 빠지게 도망치게 될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 함께 있을 때, 우리는 두려운 것이 없었다! ...조금 전까지는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영웅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게임을 배우는 ‘영걸전’
‘삼국지13’에는 튜토리얼 대신 캠페인 형식의 ‘영걸전’ 모드를 도입해 도원결의에서 시작하는 삼국지연의의 에피소드를 즐기면서 ‘삼국지13’의 시스템을 배울 수 있다..
공개된 첫 에피소드 ‘도원결의’는 일개 돗자리 장수였던 유비가 관우, 장비를 만나 의형제를 맺는 과정을 담고 있다. 관우와 장비를 만나고 호감도를 올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유비를 통해, 이번 작의 중요한 요소인 장수 방문, 선물 등을 배울 수 있다.
▲ 연나라 사람 장비와의 첫 만남. 장대한 서사가 시작된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삼국지’시리즈에 익숙하지 않다면, 먼저 영걸전을 통해 재미있는 삼국지의 이야기를 즐기며 천하통일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딛어 보는 것은 어떨까.
▲ 유비 외에도 조조나 여포 등의 '영걸전'이 마련된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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