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거는 자신의 저서 ‘위대한 혁신’을 통해 “혁신만의 유일한 출구이며 스스로를 폐기하지 않으면 경쟁이 우리를 폐기할 것이다”라고 말한바 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는 말인데요. 모두 혁신을 부르짖지만 시행하기 힘든 이유가 바로 ‘자신을 먼저 버려야’ 한다는 것 때문일 것입니다. 늘상 해왔던 것을 포기하고 완전히 다른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결국 새로운 시련에 몸을 던져야 한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이번에 네오플에서 선언한 던전앤파이터 ‘혁신’ 업데이트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새로운 지역, 새로운 콘텐츠, 새로운 레벨링 말고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친 ‘던전앤파이터’는 업데이트 볼륨으로 보자면 기존에 진행했던 대규모 업데이트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지만 생각보다 속 깊은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당장 몇 개월 동안 유저를 만족시키는 업데이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측면에서 만족을 줄 수 있는 업데이트를 시행했기 때문이죠. 초가집에서 살다가 기와집으로 옮긴 상황이나고나 할까요?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쾌적하고 게임환경을 위한 기초공사를 단행한 네오플입니다. 던파 개발팀 이호준 실장, 조정실 이정헌 실장과 인터뷰는 지난 5일 역삼동 본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왼쪽부터
네오플 조정실 이정헌 실장, 던파개발팀 이호준 실장
이번 ‘혁신’ 업데이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800X600으로 해상도가 늘어난 것이다. ‘던전앤파이터’에 어떤 의미가 있는 업데이트인가?
던전앤파이터를 6년 동안 업데이트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이 해상도다. 지금까지640X480 해상도로 계속 업데이트를 해왔는데 당장은 무리가 없지만 이 해상도로 계속 게임을 서비스는 힘들기 때문에 과감하게 개편작업을 했다. 당장 보기에는 해상도가 늘어난 것 외에 특별한 부분은 없어 보이지만 향후 멋진 업데이트를 위한 터를 닦아놨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2D게임은 해상도 늘리는 작업이 힘들다고 들었다.
유저분들이 느끼기에는 800X600으로 해상도를 한 단계 올린 것에 불과하지만 개발자 입장에서는2D게임이다 보니 보이는 면적이 50%가 늘어나 작업량이 두 배로 뛰었다. 게다가 캐릭터가 작아져서 빠른 액션의 느낌이 다소 사라지는 경향이 있어 애니메이션 수정 작업 때문에 시간이 많이 투자되었다.
기왕하는 거 왜 ‘와이드’ 해상도로 하지 않았나?
아쉽게도 현재 시스템적인 구조에서 ‘와이드’로 늘리는 것이 쉽지 않는 작업이다. 이번 해상도 변경 작업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일부 컨텐츠에서는 640X480 해상도로 게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결투장을 들 수 있는데 던전앤파이터는 PVP시 직업간 거리를 재면서 대결하기 때문에 런쳐 등 일부 클래스는 시야에 상당히 민감하다. 단지 해상도를 늘리는 것일 뿐인데 현재까지 유지된 밸런스가 완전히 망가질 수 있다. 이 부분은 당장 확 바꾸는 것보다 시간을 두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와이드 해상도 역시 향후 업데이트에서 고려하고 있다.
▲기존보다
확실히 쾌적해진 해상도
혁신 업데이트는 시스템에 대한 개선에 중점을 맞췄다고 보면되나?
기존 대규모 업데이트에 비해 콘텐츠 양은 줄어든 편이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는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을 바로 잡는 업데이트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간단한 예로 지금까지 던전앤파이트는 BGM을 8비트 사운드포멧을 쓰고 있었지만 이번엔 16비트로 업그레이드하고 반복되는 BGM을 최소화 했다. 또한, 불필요한 리소스를 줄이면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해 랙도 많이 잡았고 반복플레이로 오는 지루함을 덜기 위해 아이템 옵션에 대한 재디자인 그리고 유니크아이템을 풀어 게임을 플레에 대한 목적성을 좀더 뚜렷하게 제시했다.
시스템을 통째로 바꾸는 업데이트는 처음일텐데 작업하면서 느낌이 어땠나?
개인적인 느낌을 솔직히 말하자면 개발하면서 별로 재미는 없었다(웃음). 업데이트라는 게 새로운 콘텐츠를 주면서 유저들에게 즐길거리를 늘려나가는 것이 목적인데 이번 업데이트는 시스템에 보수에 맞춰져 있다보니 기존 콘텐츠를 하나씩 보면서 잘못된 점을 찾아내는 작업도 힘들었고 해상도 변경으로 인한 성장 디자인의 재밸런싱 작업도 공을 많이 들였다. 아마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캐릭터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이런 점을 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신규 클래스인 어벤져가 추가됐더라.
컨셉은 악마의 힘을 내재하고 있는 캐릭터다. 데빌스트라이크라는 게이지를 도입했는데 평소에 평타나 스킬을 쓰면 이 게이지가 차오르고 특정 버튼을 누르면 내재된 악마의 기운이 폭발하면서 게이지가 소모될 때까지 색다른 스킬을 쓸 수 있다.
▲새롭게
추가된 클래스 어벤져
클래스가 추가될 때마다 고민되는 부분이 아무래도 다른 클래스와 겹치는 느낌이 없는게 관건일 것 같다.
그래서 UI로 다른 느낌을 주도록 시도를 해봤는데 사령술사 발라크르와 비슷한 게 아니냐라는 피드백이 나왔다. 좀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계속 튜닝작업을 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유저분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드리는게 클래스 추가의 첫 번째 이유다.
새로운 즐거움이라니깐 갑자기 생각나는데 지난 만우절 행사에서 ‘뇌없플’이라는 홈페이지 배경화면이 생각난다. 분명 회사를 비하하는 용어로 유저들이 쓰는 단어인데 어떤 생각으로 넣게 되었나.
우리도 ‘뇌없플’이 어떤 단어인지 잘 알고 있다(웃음).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하면서 유저분들에게 여러가지로 부족한 면을 많이 보여드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던파를 사랑해주시는 유저분들에게 늘 죄송스럽게 또 고맙게 생각한다. ‘뇌없플’ 배경화면을 만우절 하루만이라도 유저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리리고자 시행하게 되었다.
그래도 회사 이미지에 안좋은 용어인데 윗분들의 반대는 없었나?
오히려 재미있을 것 같다고 흥쾌히 사인해주셨다. 네오플은 언제나 열린 회사다. 직원들도 이런 회사의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임회사라는 것을 언제나 잊지 않고 있다.
▲역대
최대규모로 개최되는 던파 페스티벌
10일 시행되는 ‘던파 페스티벌’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어떤 컨셉의 게임쇼인가?
전체적인 컨셉은 게임의 성장 시스템과 해상도 변화처럼 게임 페스티벌의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규모나 예산면에서는 역대 최대로 개최하며 지난 던파 페스티벌에서는 ‘도적’ 캐릭터를 새롭게 공개했는데 이번에는 던파를 개발하면서 생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대거 방출할 생각이다. 모쪼록 던파를 사랑하시는 유저분들이 찾아오셔서 즐겁게 놀다 가셨으면 좋겠다.
초대권이 20초만에 마감이 됐다고 들었다.
그런부분이 참 아쉽다. 사실 지스타처럼 2~3일 하면 좋겠는데 개관 상황이나 여러가지 종합적인 것 때문에 하루 밖에 열지 못하고 관람객 인원 제한이 있어 큰 인기에 보답하지 못한 점 늘 죄송스럽다.
던파 페스티벌은 국내에서도 몇 안되는 단일게임쇼다. 지난행사에서는 1만명 제한을 했는데 그 이상이 몰려 장사진을 이룬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도 1만명 제한이던데 좀더 행사장을 키울 생각은 없나?
코엑스에서 행사를 개최하는데 아쉽게도 그 이상의 규모를 수용하기 힘들다. 더 받을 수는 있겠지만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있어 부득이하게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던파페스티벌은 회사가 아닌 오직 유저들을 위한 행사다. 게임 외에도 유저분들을 즐거움을 드리고자 티아라, 걸스데이 등 다양한 연예인을 모셨으며 경품과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했다. 또, 타지에 있는 분들을 위해 인터넷 생중계도 실시한다. 이날 새로운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던전앤파이터는 업데이트때마다 다른게임에 비해 유저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유저분들이 그만큼 ‘던전앤파이터’에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업데이트를 하면서도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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