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엔진을 만들겠다"
Epp Soft 최재영 대표의 야심찬 포부다. Epp Soft는 아직 처녀작 하나 내놓지 못한 신생개발사다. 오직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신념아래 똘똘 뭉친 이들은 게임개발의 밑바탕이 되는 게임엔진을 제작하다 우연한 행운으로 `엔진 개발사`로 먼저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자체 개발한 게임하나 없지만 벌써 6개 업체가 Epp Soft에서 만든 `E++엔진`을 구매했으며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개발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최재영 대표는 "다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Epp Soft는 지금 엔진개발과 신작게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고 표현했다.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목표는 한국의 `에픽게임즈`가 되는 것이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은 모습은 언제나 눈부시게 아름답다. 빛나는 이날 인터뷰는 18일 구로구 본사에서 진행되었다.
▲Epp
Soft를 만드는 사람들
Epp Soft는 어떤 회사인가?
최재영: 기술력이나 개발 시스템적인 롤모델은 ‘에픽게임즈’다. 자체 개발한 엔진으로 제작한 게임을 성공시켜 양쪽을 모두 취하는 개발사가 되는 것이 Epp Soft의 궁극적인 목표다. 하나의 사업모델이 성공하고 매출이 늘어나다 보면 더 성장하기 위해 회사규모가 커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개인적으로 무리하게 욕심을 내기보다는 적은 인력으로도 계속 창의적인 개발을 하고 싶고 이로인한 수익을 동료들과 균등하게 나눠가지면서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
배문수: 회사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운이 좋아서인지 엔진이 6개 회사에 팔리면서 매출은 어느 정도 확보를 했다. 앞서 말했다시피 우리의 목표는 ‘에픽게임즈’ 같은 회사가 되는 것이고 현재 엔진개발사로 이름이 알려져 있지만 개발 중인 자체개발 게임을 완성시켜 게임 개발사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현재
개발중인 MMORPG `프로젝트Z(가칭)`를 시연하는 최재영 대표
확실히 엔진개발사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나 크라이텍은 자체개발 엔진으로 개발한 게임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엔진도 함께 유명세를 탔다. Epp Soft도 좀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번 신작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최재영: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작은 회사고 게임의 진척도를 높이기 위해 인력을 갑자기 늘려 빨리 만들고 싶진 않다. 현재 하는 업무도 안정적으로 진행하면서 게임의 완성도를 조금씩 끌어 올리는 것이 1차 목표다.
배문수: 우리가 엔진판매에 좀더 치중하면 지금보다 좀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겠지만 우리들은 애초에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만난 사람들이고 어쩌다 운이 좋아 엔진개발사로 이름이 알려진 케이스다. 현재 게임 개발 쪽에 모든 인력을 쏟아 붓진 못하지만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아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엔진 이름은 무엇인가?
최재영: 진화를 거듭한다는 의미의 E++(Evolution plus plus )엔진으로 정했다. 처음엔 ‘피바다엔진’이라고 불렀다. 풀네임이 ‘플레이바다’였는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넓은 환경(바다)을 조성하자는 나름 철학적인 이름이었지만 호감가는 엔진명은 아닌 것 같아서 바꿨다(웃음).
좋은 엔진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재영: 한마디로 말하면 ‘개발하기 편한’ 엔진이 가장 좋은 엔진이다. 게임과 상용화엔진을 같이 개발하다보니 항상 그런 고민을 하게 되는데 우리들의 개발 철학은 사용자들이 이 엔진을 어떻게 썼으면 하는 바람과 맞물려 있다. 그래서 엔진에 대한 기능도 물론 중요하지만 통합형 툴을 쓰는 사용자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툴을 사용하는 구성원들에게 엔진을 빠르게 이해시켜 업무 프로세스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문수: 엔진 자체의 퍼포먼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엔진에 대한 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엔진 개발사라면 단순히 돈을 받고 파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엔진을 구매한 클라이언트가 시스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좋은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이해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엔진에 대한 어떤 서비스가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최재영: 엔진을 구매하면 엔진개발자가 직접 개발사에 방문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또 단순히 사용법만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엔진을 직접 사용하는 사람들은 물론 게임개발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배문수: 정확히 말하면 엔진을 판 후 ‘프로토타입’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 서비스 해주고 있다. 기존 상용화 엔진이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E++엔진`은 1~2달 사이에 빠르게 프로토타입 버전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완성형 툴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게임브리오, 언리얼, 크라이엔진 등 많은 사용화 엔진이 게임개발에 쓰이고 있는데 E++엔진 이들 엔진보다 강점이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최재영: 언리얼이나 크라이엔진 같은 하이엔드급 엔진과 성능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가격대비 충분히 만족할만한 퀄리트를 뽑아낼 수 있을거라 자신한다. 서비스도 충실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개발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단축의 측면에서 충분히 메리트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게임퀄리티란 엔진을 얼마나 이해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가 엔진에 힘주어 강조하고 있는 것은 통합형 엔진에 대한 기술적인 강점과 이를 이해시킬 수 있는 서비스적인 면이다.
엔진을 개발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
배문수: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한꺼번에 만족하는 엔진을 만드는 게 가장 힘든 것 같다. MMORPG, FPS, 심지어 플레시게임 수준의 캐주얼게임까지 장르별로 엔진을 활용하는 방법이 모두 다른데 통합형 엔진은 이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최재영: MMORPG라는 하나의 장르를 놓고도 개발사마다
요구하는 스펙과 기능이 모두 다르다. 이런 여러가지 방향을 하나의
시스템(툴)에 묶고 어떻게 UI로 표현하느냐가 참 힘든 부분이다. 다른팀과의
업무 병목현상을 어떻게 최소화 하느냐가 관건이다. |
지난해 에픽게임스 마크레인 부사장은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에픽게임즈의 경쟁상대는 엔진개발사가 아니라 자체개발 엔진으로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좀 다른질문이긴 하지만 메이저 개발사에서 자체개발 엔진을 만들지 않고 상용화 엔진을 쓰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재영: 쉽게 말하면 시간절약이다. 신생개발사에서 종종 비슷한 일이 발생하는데 만약 어떤 개발자가 자체개발엔진으로 게임을 개발하다 갑자기 퇴사해버리면 그 게임은 소스만 남은 껍데기가 되어 버린다. 인력충원을 하면 또 그만큼의 학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발일정이 그만큼 딜레이 될 수밖에 없다. 게임이 점점 복잡해지고 점점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개발사는 게임개발에만 신경을 써야하는데 엔진개발과 개발자 이탈까지 고민하다보면 아무래도 게임개발에도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
배문수: 아무래도 성공작들이 대체로 상용화 엔진을 사용해서 성공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체 개발 엔진이라는 것도 따지고보면 다른 미들웨어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보다 상용화 엔진을 쓰면 개발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E++엔진의 강점도 이에 맞닿아 있는데 불필요한 리소스를 최대한 줄여 개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Epp Soft의 향후 비전에 대해 듣고 싶다.
최재영: 당연한 말이겠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엔진과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동료들 모두 그만큼의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고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차근차근 한계단씩 올라간다면 언젠간 ‘에픽게임즈’ 같은 멋진 회사가 되지 않겠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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