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서플라이 살 때, 이런 점을 유의하자
PC의 구석구석 신선한(?) 전원을 공급해주는 파워서플라이. 그 어떤 부품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왕이면 구매 시 여러 가지 사항들을 두루 살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PC에 익숙지 않은 일반 유저들이 파워의 전기적인 특성을 모두알고 구매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PC 조립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찬데, 파워까지 공부하라는 주문은 초보자들에게 있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일 파워서플라이와 관련된 특성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유저라면 아래의 몇 가지 사항만이라도 잘 기억해 두길 바란다. 그렇다면 어떠한 PC를 구성하더라도 ‘안전’에 관한 걱정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참고로 파워서플라이의 규격 및 세부 전압의 역할에 대해서는 일전에 게재된 ‘파워서플라이, 잘못 고르면 큰~ 낭패(http://news.danawa.com/News_List_View.php?&nSeq=2901273)’ 기사를 통해 볼 수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 없는 정격 출력
파워서플라이를 구매하는데 있어 출력이 중요하다는 점은 초보자라 해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PC가 필요로 하는 전력이 300W 정도라면 파워서플라이도 그 정도 이상의 출력을 갖춘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 각 전압별 콤바인드 출력을 세세하게 따져 구매한다면 더 좋겠지만, 그러기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대부분 넉넉한 +12V 용량을 갖춘데다, 전체 출력도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져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격 출력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히 따져 구매할 필요가 있다.
파워서플라이 측면의 사양 혹은 박스의 적힌 내용을 보면 콤바인드 출력 외에 정격 최대 출력(Total Power)이 표기되어 있는 것 볼 있다.이 때 정격 출력은 파워서플라이가 지속적으로 출력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는 상태를 말한다.
▲ 정격출력 : 파워에서 일정 시간 동안 동일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용량으로 파워를 구매할 때 가장 기준이 되는 출력 / 표기출력 : 제조사 혹은 유통사가 박스 및 제품에 임의로 표기한 출력으로 기관에 의해 검증된 출력이 아니기 때문에 100% 신뢰하기는 어렵다. / 최대출력 : 순간 최고로 낼 수 있는 전력으로 정격 혹은 표기 출력과는 다른 개념이다. 구매의 기준으로 볼 순 없다.
다시 말해 최근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정격 500W의 파워서플라이라면 표기된 대로 500W 출력이 계속해서 유지되는 상황에서 오랜 시간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추가로 약 10% 수준의 부하가 더 발생하더라도 수 분간 버틸 수 있어야 튼튼한 정격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정격 출력이 아닌 비정격 파워를 사용하게 된다면 PC의 부하가 높아질수록 파워서플라이가 출력을 버티지 못해 과열되거나 심한 경우 부품이 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과거 PC의 과열로 인한 화재 사고 중 상당수는 이처럼 비정격 파워를 사용했던 것이 1차적인 원인이란 것을 감안하면 정확한 출력 표기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다행히 최근 출시되는 파워들은 모두 KC 자율안전인증을 거쳤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일부 부도덕한 상인들이 오프라인을 통해 정체불명의 저가 파워가 판매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고, 일부에서는 라벨을 원래 스펙과 다르게 표기하는 경우까지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므로 가격만 따져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찾기 보다는 적절한 가격과 용량,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들의 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매할 것을 권한다.
전력 효율의 중요성, 80플러스 제품을 눈여겨 보자
최근 파워서플라이를 고를 때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전력 효율이다. 전력 효율의 사전적 의미는 전기 분해 등을 할 때에 이론적으로 필요로 하는 전력과 실제로 사용한 에너지의 비율을 뜻한다. PC 파워서플라이에 있어 전력 효율이란 실질적으로 필요한 직류 전원을 위해 변환되는 교류 전력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백분율로 표시하게 된다. 즉 직류 전력을 위해 80%의 교류 전력을 사용했다하면 전력 효율은 80%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100%의 효율을 구현할 수 없는 것일까? 이는 직류로 변환하는 과정, 즉 교류 전력이 PC에 사용되는 각 전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손실 때문이다. 오늘날 내로라하는 파워 업체들이 수많은 개발 비용을 들여 고가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결국 이러한 손실을 줄이고자 하는 1차적인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효율이 얼마나 높냐가 제품의 수준을 결정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특히 전력 효율은 전기 요금과도 무관하지 않으므로 어느 정도는 고려해보고 사는 게 좋다.
▲ 80플러스 등급에 대한 기준 (이미지 출처 : ESCO / www.plugloadsolutions.com)
만일 효율에 있어 믿고 쓸만한 제품을 고르고자 한다면 80플러스(PLUS) 인증을 받은 제품 중 하나를 고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80플러스 인증은 말 그대로 80% 이상의 전력 효율을 갖춘 파워서플라이에 한해 미국 에너지 효율 인증기관인 ESCO에서 발급하는 인증으로 80플러스 스탠다드부터 브론즈(Bronze), 실버(Silver), 골드(Gold), 플래티넘(Platinum), 티타늄(Titanium) 등 총 6등급으로 구분된다. 이는 파워서플라이를 구간별로 나눠 테스트하고, 이때 측정되는 효율에 따라 등급이 나뉘어 지게 된다.
즉 80플러스 스탠다드의 경우 80%의 효율을 보여줘야 하며, 실제 판매되는 제품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여겨지는 플래티넘은 최소 89%의 효율을 갖춰야 한다. 또한 가장 최근에 등장한 티타늄은 91%의 효율을 필요로 하지만 실제 판매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번외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80플러스 인증을 통과한 제품과 일반 제품은 어떤 차이를 보여줄까? 인증을 통과한 제품과 보급형 파워서플라이들은 80% 이상의 높은 부하가 걸리는 구간보다 시스템 로드가 적은 구간에서 특히 많은 차이를 보여준다. 즉 보급형 파워들은 50% 이하의 구간에서 80플러스 인증 제품들과 비교해 전력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저부하 구간에서 효율이 떨어지는 고용량 파워를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적절한 용량 파워 제품을 사용하는 것보다 전력 소모가 더 크게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50~60% 정도 부하 구간에서 60%의 전력 효율을 보이는 500W 파워서플라이를 시스템 전체 전력 요구량이 300W 수준에 불과한 시스템에 사용한다면 약 500W의 AC 전력을 소모하게 된다.
반면 70~80% 정도 부하 구간에서 80% 전력 효율을 지닌 400W 파워서플라이를 동일한 시스템에 사용한다면 불과 375W의 AC 전력만을 소모하게 되어 훨씬 경제적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500W 파워서플라이를 선택, 사용하고자 할 때 반드시 짚어보아야 할 부분이 해당 제품의 전력 효율이다. 80플러스 인증은 이 경우 확실한 판단 기준을 제시해 준다.
▲ 다양한 80플러스 인증 제품들. 제품별로 가격도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80플러스 인증 제품의 특징은 80플러스 인증을 통과하기 위한 필수 조건인 0.9 이상의 역률을 충족시키기 위해 액티브 PFC 회로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역률은 전력 효율과는 다른 개념으로 교류 전원에서 유효전력과 피상전력과의 비율을 뜻한다. PFC 회로는 전류와 전압의 위상차를 보정해 무효전력을 최소화하고 이를 유효 전력으로 변환해 줘서 역률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0.9 이상의 역률을 얻기 위해서 액티브 PFC 회로는 필요충분 조건이다.
반대로 액티브 PFC 회로가 장착돼 있다고 모두 80%플러스 수준에 달하는 전력 효율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참고로 근래에 출시되는 파워서플라이 중 다수는 80플러스 인증은 받지 않았지만, 이에 준하는 효율을 지닌 경우가 많다. 예컨데 가격비교 사이트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올라있는 제품을 보면 80플러스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제조사의 자체 테스트나 여러 벤치마크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 효율에 있어서는 80플러스 못지 않다. 아무래도 80플러스 파워는 그렇지 않은 제품에 비해 단가가 비쌀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고려해 비용은 낮추고, 성능은 뒤쳐지지 않은 전략적인 제품을 만들게 된 것이다. 80플러스 제품과 동일한 품질과 효율을 갖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대비 성능을 고려해 구매를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파워서플라이의 파수꾼, 각종 안전장치에 대해 알아보자
모든 전자 제품이 그렇겠지만, PC 역시 전기가 들어가는 제품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흔한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과전압 및 과전류 등과 같은 상황이 발생되면 단순히 파워 하나 망가지는 수준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이와 연결된 여러 부품에 손상이 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이에 파워서플라이 구매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안전장치가 제대로 구비돼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파워에 탑재될 수 있는 안전장치는 크게 6~8개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이 중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제품이라면 보통 4~6개 정도는 들어가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OVP와 UVP, OPP, OCP, SCP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들은 과전압 및 저전압, 과전류, 과부하, 과온도 등을 방지하는 보호회로로 PC 전체의 안전을 지키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간략하게 보호회로에 대해 살펴보자면 먼저 OCP (Over-Current Protection)는 과전류로부터 파워를 보호하는 것으로 각 레일 별로 정해진 전류보다 높은 출력이 감지되면 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OPP (Over-Power Protection)는 과출력을 보호하는 회로로 파워의 전체 출력이 과하게 들어왔을 때 이를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한다. OCP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회로로 둘 중에 하나만 장착하는 경우도 있고, 둘 다 장착된 경우도 있다.
단락으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하는 SCP (Short-Current Protection)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로로 꼽힌다. 이는 어떠한 요인, 예컨데 외부의 물리적 요인이나 손상 등으로 인해 단락이 발생해 출력되는 전류의 범위가 빠르게 높아졌을 때 차단함으로써 주변 장치들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해준다. OVP (Over-Voltage Protection)는 과전압을 보호하는 회로로 각 레일의 출력 전압이 기준치를 넘어섰을 때 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해준다.
또한 UVP (Under-Voltage Protection)는 저전압으로부터 파워를 보호하는 회로로 각 레일별 전압이 기준치보다 지나치게 낮을 경우 이를 차단함으로써 연결된 부품들의 오작동 및 파손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밖에 과부하로부터 PC를 보호하는 OLP (Over-Load Protection)나 부품의 온도가 기준치 이상으로 높아졌을 때 막아주는 OTP (Over-Temperature Protection) 등도 중요한 보호회로라 할 수 있다.
이어지는 3부 기사에서는 본인 PC의 전력 요구량을 확인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구매 전 필수 확인사항에 대해 체크해 보겠다..
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홍선우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비교로, 다나와(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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