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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올해 지스타는 거품 가득한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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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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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일),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3’ 이 4일 간의 막을 내렸습니다. 공식 발표에 의하면 총 관람객 수는 188,707 명으로 작년보다 0.8% 늘었고, 수출계약 실적은 1억 8,553만 달러(한화 약 1,968억 원)로 작년에 비해 25.4% 증가했습니다. 둘 다 역대 최대 수치(관람객 수는 중복카운트 제외)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상 최대 관람객과 수출계약 실적을 기록한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입니다. 과연 산술적 집계결과 대로 올해 ‘지스타 2013’ 은 역대 최고의 게임쇼였을까요? 먼저 ‘지스타 2013’ 에 대한 일반 유저들의 반응을 살펴보겠습니다.

ID 썬더기가 “목, 금은 사람들 없고 토요일만 사람이 많았는데 초~중학생이 거의 2/3정도. 정말 2009년도부터 지스타를 계속 갔는데 올해가 최악. 진짜 볼 것도 별로 없고… 이러다 지스타 없어질라”

ID 쿠미르 “블리즈컨 내한 공연 때문에 이 정도로 선방한 거라는 느낌이 강하네요...”

ID 퉁퉁퉁이 “역대 최대면 뭐하나... 금요일날 갔는데 어디 중고등학교에서 단체로 끌고 왔는지 애들만 바글바글... 그나마 관심 없는 애들은 광장에서 놀고 있더라. 블리자드 부스 빼면 기껏해야 다음하고 닌텐도 정도. 나머지는 정말 볼거 없고... 이게 뭔 게임쇼냐 수출상담회지”

물론 순수하게 게임쇼를 잘 즐기고 오신 분도 계시지만, 예년에 비하면 게임쇼의 볼거리가 훨씬 감소했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형 출전업체의 감소, B2C 회장 규모 축소, 줄어든 기대작, 정부 규제로 인한 업계 분위기 침체 등… 다양한 부정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마디로 최악이라고 단정짓긴 애매하지만, 최고는 확실히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스타 2013’ 이 위와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업체와 업체 간 비즈니스를 주관하는 B2B 전시관이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기 덕분입니다. 재작년까지 B2B 전시관은 벡스코 건물 1층 구석에 조그맣게 위치했을 뿐이지만, 작년부터 새로 신설된 신관을 적극 활용해 또 하나의 게임쇼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확장되었습니다. 올해의 경우 1층과 3층을 모두 사용해 전시 규모만도 40% 가까이 넓어졌으며, 참여 업체 수도 380개 업체로 작년(314개) 보다 21%가 늘어났습니다. 유료 입장 바이어도 전년 대비 66.3% 증가한 1,400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결국 ‘지스타 2013’ 이 성황이었다고 하는 것은 B2B에서 업체 간 계약이 활발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B2B 관람객 증가 수치만 따져도 전체 지스타 관람객 증가폭은 상승폭은 채우고도 남을 테니까요. 물론 B2B관의 흥행은 산업 전반적으로 볼 때 긍정적인 부분이긴 합니다. 다만, ‘지스타’ 를 보기 위해 부산까지 내려오는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강 건너 불구경입니다. 오히려 B2B 흥행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아쉬움만 잔뜩 남기 십상이죠.

게임메카 ID 퍼머겅 님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들어가지도 못하는 B2B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건 일반 유저들이 알 게 뭡니까? 이럴거면 그냥 '게임 비즈니스 서밋' 이나 진행하지 뭐하러 부산까지 게이머들 불러모으나요? 앞으로도 지스타의 방향이 B2B쪽으로 흘러간다면, 제아무리 ‘역대 최대 기록 갱신 중인 지스타에 오세요~’ 라고 아무리 외쳐봐야 이제 안 갑니다.” 라며 B2B에 집중된 행사를 비판했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보고 있자니 지난 2007~2008년의 ‘E3’ 게임쇼가 생각납니다. ‘E3’ 를 주최하는 ESA는 2007년부터 2년간 ‘E3’ 행사를 사전에 초대받은 게임 관련업계 종사자만 입장 가능한 형태로 운영했는데요, 이러한 운영이 일반 유저 및 게임업계 관계자 모두에게 큰 비난을 받자 2년 만에 원래 체제로 회귀했습니다. 현재 ‘E3’ 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게임쇼가 되었으며, 2007~2008년도의 결정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E3’ 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게임쇼는 게이머를 위한 행사일 때 가장 빛이 납니다. ‘지스타’ 가 진정 대한민국 최대 게임쇼로 불리기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한 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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