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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대상 점수 비중, 알려진 것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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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3일 열린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여러 이슈를 남겼다. 김규철 전 게임위 위원장에 대한 공로상 논란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의문이 제기됐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대상 관련 공정성이다.

대한민국 게임대상 홈페이지에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본상 채점 비율은 심사위원회 60%, 대국민 투표 20%, 전문가 투표 20%로 구분된다. 저 비율이 옳으냐 그르냐, 심사위원회 투표는 신빙성이 있느냐 등에 대한 논란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고, 이번에는 저 공개된 채점 비율이 과연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게임메카는 11월 셋째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분야별 점수표를 청구했고, 4일 저녁에 답변을 받았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대한민국 게임대상 2024 채점 결과표
▲ 대한민국 게임대상 2024 채점 결과표 (자료출처: 정보공개청구시스템-문화체육관광부)

혹시 이상한 점을 찾으셨는가? 심사위원회가 어디에 점수를 더 줬네 덜 줬네를 따지기 전에, 점수 비율이 알려진 것과 좀 다르다. 바로 각각 20%씩을 차지한다는 국민/전문가 투표의 점수들이다. 심사위원회 점수가 60점 만점에서 46~56점을 받는 와중, 투표 점수는 20점 만점에 0.48~7.86점 사이에 그치고 있다. 점수가 매우 짜게 매겨지기에, 총점에 기여하는 비율도 훨씬 적다.

실제로 대상 수상작을 보면 총점 67.07점 중 심사위원회 점수 비중이 85.8%, 국민 투표 비중은 5.5%, 전문가 투표 비중은 8.6%다. 만점 기준 비중이 60:20:20인데, 결과값에서는 86:6:8 수준이다. 차이가 훨씬 커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국민/전문가 투표 점수들은 저렇게 짜게 매겨진 것일까? 취재 결과 해당 점수는 전체 투표 수를 20점으로 놓고, 해당 작품이 얻은 표 비율을 20점 만점에 대입해 적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즉, 대상의 국민투표 점수 3.63점은, 전체 투표 중 18.15%의 득표율을 얻은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큰 문제가 발생한다. 앞서 설명했듯 국민/전문가 투표 점수는 100%라는 파이를 10개 가량의 후보작들이 나눠먹는 형태다. 몰표가 나오지 않고 표가 갈린다면 절반인 10점도 챙기기 어렵다. 반면 심사위원단 점수는 파이 나눠먹기식이 아닌 개별 채점으로 매긴다. 그렇기에 만점에 근접한 점수 활용률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게임대상 점수 비중 (사진출처: 게임대상 공식 홈페이지)
▲ 60:20:20으로 공개된 대한민국 게임대상 점수 비중 (사진출처: 게임대상 공식 홈페이지)

그렇게 결과가 상이하게 나오는 두 가지 채점 결과를 절대평가로 단순 취합해 총점을 매긴 것이 바로 게임대상의 선정 방법이다. 근본적으로 다른 채점 방식들을 같은 값으로 취급해 총점을 내다 보니, 60:20:20이라는 비율과 달리 심사위원단 점수 비중이 훨씬 높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수학과 통계조차도 모르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다. 

올해 채점 결과를 다시 보자. 심사위원회는 대상에 56.73점을, 최우수상에 55.27점을 줬다. 차이는 1.46점. 비율로 치면 최우수상보다 대상이 2.6%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민투표에서는 최우수상이 점수가 더 높다. 최우수상 4.29점, 대상 3.63점이다. 차이는 0.66점, 비율로 치면 대상이 최우수상보다 15.3%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를 정리하면 심사위원회 평가에서의 2.6% 차이는 총점 1.46점으로 반영됐고, 국민투표의 15.3% 차이는 총점 0.66점으로 반영됐다. 심사위원회 평가에서 (최우수상 점수 기준)1% 차이는 총점에 0.56점의 영향을 미쳤으며, 국민투표의 1% 차이는 총점에 0.04점의 영향을 미쳤다. 심사위원회 평가가 총점에 미치는 비중이 국민투표보다 3배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터무니 없이 큰 차이다.

무려 29회나 진행돼 온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그동안 이러한 문제를 아무도 몰랐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문체부 담당자는 게임메카와의 통화에서 "점수 취합 과정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라며, "문제가 있다면 개선할 여지는 있다"고 답했다. 점수 구조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공개 없이 불합리한 과정을 유지해 왔다는 것은 일종의 태업이자 눈속임과도 같다.

여기에 대통령상을 주는 국가 공인 시상식임에도 심사위원회 회의록은 존재조차 하지 않고, 심사위원 실명과 위원별 심사표, 위원 소속 등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하며 그마저의 공정성 검증마저 포기하는 모습이다. 진지하게 임했던 게임사들과, 상을 받으며 진심으로 기뻐했던 개발자들, 20년 이상 게임대상을 지켜봐 온 게이머들. 이 모두를 농락했다.

잘못된 집계로 게임업계 전체를 농락한 것이나 다름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잘못된 집계로 게임업계 전체를 농락한 것이나 다름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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