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28일 국내 개봉한 영화 '듄: 파트 2'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영화는 2021년작 '듄'의 속편으로, 티모시 샬라메와 젠데이아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많은 이들이 전작 '듄'과 '듄: 파트 2'를 관람했는데, 그래서인지 프랭크 허버트의 원작 소설과 함께 관련 미디어믹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게임이다. 원작 소설 자체가 1960년대부터 꾸준히 인기를 모아 왔던 터라, 게임산업 초창기부터 게임으로도 여러 차례 제작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원작 세계관이 워낙 방대한 터라 일부만 묘사했거나 아예 재해석을 한 경우도 많지만, 다른 유명 IP 게임들보다 호평을 받은 작품이 꽤 많다. 특히 이번 영화화를 기점으로 게임도 쏟아지고 있는데, 에이지 오브 코난 개발사인 펀컴에서도 오픈월드 샌드박스 MMORPG 듄 어웨이크닝을 제작 중이다. 오늘은 영화 보기 전, 혹은 영화 본 후에 해 보면 좋을 법한 듄 기반 게임을 한 자리에 모아 보았다.
TOP 5. 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듄
비행 시뮬레이터 최고봉인 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에서 지난 2월 13일, 새롭게 낸 확장팩이 있다. 바로 듄 모드다. 영화 개봉에 앞서 무료로 공개된 이 확장팩은 영화의 배경인 아라키스 행성을 수준 높게 구현한 모드로, 4개의 진동 날개를 단 잠자리형 항공기 '오니톱터'를 타고 다양한 극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항공기가 아니다 보니, 이륙과 착륙, 자유낙하 등의 감각을 새롭게 배워야 하지만, 그게 또 재미 요소다.
단순히 행성을 돌아다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시험 과제와 함께 닥쳐오는 모래 폭풍 속에서 비행 교관을 구조하는 임무 등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게임 특성 상 별다른 스토리 진행이나 전투 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듄 세계에 직접 들어가 실제와도 같은 비행기를 몰며 행성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만 해도 굉장한 장점이다. 특히 SF 세계관 속 비행기답게 엄청나게 빠른 가속과 맹렬한 속도, 정밀한 기동성을 자랑하므로 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외계 행성 탐험 느낌으로 체험해 볼 만하다.
TOP 4. 듄 1
듄을 기반으로 한 첫 비디오게임은 1992년 크리오 엔터테인먼트에서 낸 어드벤처게임 '듄'이다. 원래 제목은 그저 '듄'일 뿐이지만, 아래에 소개할 '듄 2'와 구분하기 위해 여기서는 '1'이라는 넘버링을 붙여 부르도록 하겠다. 다만, 같은 유통사의 작품일 뿐 제작사와 게임성 등은 완전히 별개이므로 시리즈는 아님을 명심해야겠다. 게임은 어드벤처와 실시간 전략 요소가 뒤섞인 꽤 실험적인 장르로 선보여졌는데, 그래서인지 개발 도중에 유통사인 버진 인터렉티브에서 해당 게임의 출시를 취소하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이에 개발자들은 거의 몰래 프로토타입 게임을 개발해, 버진 경영진의 마음을 돌려놓았다는 전설적 일화가 있다.
듄 1은 소설 원작을 철저히 따른다. 첫 소설인 듄과 두 번째 소설인 듄: 메시아의 주인공인 폴 아트레이데스를 주인공으로 하는데, 익숙한 이름처럼 느껴지는 것은 바로 최근 영화에서 티모시 샬라메가 맡은 그 역할이기 때문이다. 다만, 영화와의 연관성은 1984년 개봉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영화 '듄'과 더욱 가깝다. 아래에 소개할 듄 2가 너무나도 흥행했기에 빛이 바랜 면이 있지만, 이 게임 역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되겠다.
TOP 3. 듄 스파이스 워
2022년 앞서 해보기로 출시돼 작년 정식 출시를 맞은 듄: 스파이스 워가 3위다. 문명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4X(Explore, Expand, Exploit, Exterminate) 기반 전략게임으로, 아트레이데스, 하르코넨, 밀수꾼, 프레멘 4개 세력 중 하나를 사막 행성 아라키스를 탐험하고 정복하게 된다.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전설적인 검성 ‘던칸 아이다호’나 프레멘 민족 ‘챠니 카인즈’ 같은 인물들이 의원 형태로 등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게임은 현재 스팀에서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데, 리뷰 수도 8,500개로 적은 편은 아니다. 개발사는 앞서 소개한 듄 어웨이크닝의 펀컴이며, 제작진은 노스가드 핵심 개발자들로 이루어졌기에 게임성 면에서는 나름 호평이다. 한국어를 정식 지원하진 않지만 영화의 장면들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으며, 최근까지도 확장팩을 지속적으로 발매하는 등 사후 관리도 잘 되고 있는 게임이기에 나름 추천할 수 있겠다.
TOP 2. 듄 임페리움
작년 11월 스팀에 앞서 해보기로 출시된 듄 임페리움은 디지털 보드게임이다. 디지털 게임 이전에 2020년 테이블 보드게임으로 처음 나왔다가, 높은 평가와 반응에 힘입어 디지털 버전으로도 나오게 된 것. 덱 빌딩을 기반으로 일꾼과 병력을 뽑아 다른 플레이어와 격돌하는 PvP 기반 게임인데, 듄이라는 유명 IP에 기대지 않더라도 게임성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완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드게임 커뮤니티 겸 뉴스 사이트인 보드게임긱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원작의 높은 평가를 바탕으로, 스팀에 출시된 디지털 버전도 평가가 좋다. 2024년 3월 기준, 스팀 유저평가는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며, 리뷰 수도 1,000개를 넘겼다. 특히 혼자 플레이하기에 적합할 정도로 잘 구현된 AI 덕에 게임 할 맛이 난다는 평가가 많다. 원작처럼 확장팩이 출시되고 나면 더욱 즐길거리가 많아져 '갓겜'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예측은 덤이다.
TOP 1. 듄 2
1위는 도저히 다른 게임을 떠올릴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 격차로, 웨스트우드의 1992년작 '듄 2'를 선정했다. 최신작인 듄 어웨이크닝이 설령 출시 후 그 해 GOTY를 싹쓸이한다고 쳐도,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라는 거대한 장르를 확립한 듄 2의 업적은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듄 2 이후 출시된 워크래프트는 초창기만 해도 듄 2의 아류작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후 스타크래프트 MOD에서 처음 선보여졌던 AOS 장르라던지, 디펜스 장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하위 장르들도 듄 2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게임계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 2000년에는 리메이크도 됐고 그에 대한 속편도 나왔다. 물론 2000년이라고 해도 벌써 24년 전 먼 과거이긴 하지만, 지금 즐기기에는 이 쪽이 더 나을 것이다. 참고로 게임 이름이 듄 2인 이유는 당시 유통사였던 버진 인터렉티브에서 '듄'이라는 제목으로 두 개의 게임을 동시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 작품이 4위에서 언급한 듄 1인데, 이 게임은 개발이 취소될 계획이었기에 원래대로였다면 듄 2가 단 하나의 '듄' 게임으로 나왔어야 했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먼저 정식 출시까지 가버림에 따라 '동명이겜'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2를 붙인 것이다. 즉, 듄 1과 듄 2는 원작만 같을 뿐 전혀 관계 없는 게임이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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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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