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지순례의 Ryunan입니다. 봄을 넘어 슬슬 덥다고까지 느낄 수 있는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조금 빠른 사람들은 벌써부터 반팔을 입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모습입니다. 저희도 조금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성지순례를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대전입니다.
지난 2020년, 대전 유성온천역 근방에 위치한 더벙커게임존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죠. 그 유성온천역에서 북쪽으로 조금 올라오면 충남대학교와 카이스트가 나오는데요, 그 근처에는 대전 지역 유저들에게 사랑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또 하나의 게임센터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 찾아갈 ‘싸이뮤직 게임월드’입니다.
싸이뮤직 게임월드 전경과 간판입니다. 건물 지하에 위치해 있기에 밖에서 전경을 볼 순 없지만, 대신 건물 계단 위에 큼직하게 ‘싸이뮤직 지하 게임월드’ 라는 간판이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왼쪽 아래 녹색 바탕에 빨간 글씨로 크게 ‘오락실’ 이라고도 써 있으니 이 곳이 게임센터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겠지요.
건물 뒷편에는 싸이뮤직 게임월드로 내려가는 뒷문이 있는데, 이 쪽에도 작게 간판이 붙어있긴 합니다만 그리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바로 옆에 가정집이 붙어있어 주차금지, 금연 등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있습니다.
싸이뮤직 게임월드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각종 게임 포스터들이 붙어 있습니다. 최신작 기준으로만 붙이는 게 아니라 매장 내에서 가동하고 있는 게임이라면 구작 포스터라도 계속 부착해놓고 있는 것 같네요. 가령 제일 먼저 보이는 사운드 볼텍스라든가 유비트, 그리고 팝픈뮤직 포스터는 꽤 예전 작품 포스터입니다.
보통 게임센터 하면 체감형 게임과 스틱형 비디오게임, 리듬게임, 경품게임, 코인노래방 등이 다양하게 뒤섞여 있는 편인데, 싸이뮤직 게임월드는 리듬게임에 특화돼 있는 게임센터입니다. 지금은 폐업한 서울 모펀 게임센터처럼 장르의 집중을 택한 것이죠. 그래서 계단으로 내려가는 입구에도 위와 같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학 번화가라 코인노래방을 찾아 게임센터를 찾는 사람들이 꽤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매장 출입문에 붙어있는 세가의 양대 리듬게임 ‘마이마이’ 와 ‘츄니즘’ 최신작 포스터. 실제 아케이드 사이즈 포스터는 아니고 A3 용지 크기에 맞춰 컬러 출력한 듯 합니다. 그 아래엔 ‘평오오 선언’ 이라는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뜻인고 하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자면, 평오오는 '평일 오전 오락'의 줄임말입니다. 다들 출근하거나 등교하느라 바쁜 시간대에 게임센터를 찾아 여유롭게 즐기는 게임이라는 뜻으로, 하나의 밈으로 자리잡은 약어이기도 하죠. 꽤 코어한 약어까지 붙어있는 걸 보면 이 게임센터의 특징을 대충 짐작할 만 합니다.
싸이뮤직 게임센터 주 출입구로 들어오면 보이는 매장 전경. 꽤 넓은 실내에 다양한 종류의 리듬게임 기기들이 들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기들이 통로 중간에도 설치되어 있어 한 사진에 전부 담기진 않네요. 한 번 돌아보면서 뭐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들어오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게임은 펌프 잇 업입니다. 2023년 기준 최신작인 XX버전이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는 상태로 가동되고 있는데, 잘 보면 본체가 지금으로부터 20년도 더 전인 1999년 초창기 때 발매된 초기 SD기체입니다. 지금은 찾아보는것조차 쉽지 않은 이 기체를 모니터 개조와 함께 발판을 신형으로 변경하여 현역으로 가동하고 있는 것이 굉장히 놀랍습니다. 아마 전국에서도 남아있는 곳 찾기 쉽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레어한 올드 기체임에도 기기 상태는 상당히 우수한 편. 플레이 요금 역시 500원으로 타 게임센터의 절반 가격이라는 것도 큰 강점이네요.
대전광역시에 가동 중인 기타도라(기타프릭스, 드럼매니아) 세션 시리즈는 딱 두 곳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지난 번 성지순례를 통해 소개했던 유성온천역 근처의 더벙커 게임센터, 나머지 한 곳이 바로 이 싸이뮤직 게임월드입니다. 각 기기마다 방송 송출이 가능해 실시간 유튜브 방송 및 영상 저장이 가능하다는 큰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봇치 더 락’ 의 일부 장면을 출력하여 두 대의 기기 사이에 붙여놓았네요. 밴드 연주를 메인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니만큼 게임의 성격과 잘 맞아떨어지기도 하고 해당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더 좋아할 지도 모릅니다. 실제 봇치 더 락으로 인해 기타도라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
기타도라 시리즈 바로 맞은편에는 사운드 볼텍스 한 대, 그리고 리플렉 비트와 신 태고의 달인이 각각 한 대씩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부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는 상태로 정상 가동 중입니다. 그리고 이 사운드 볼텍스 기기에만 사진과 같이 가벼운 버튼으로 기기 세팅이 따로 맞춰져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사운드 볼텍스 기기와 달리 혼자만 따로 떨어져 있는데, 일종의 버튼 감도 등을 테스트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기기가 아닐까 예상합니다.
기타도라 시리즈 바로 오른편에는 작은 파티션과 함께 EZ2AC 시리즈의 가장 최신작이자 마지막 작품인 ‘파이널EX’ 가 한 대 가동되고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EZ2AC 또한 방송 장비가 연결되어 있어 방송 송출이 가능한 상태. 또한 최근 대부분 개조되어 돌아가는 LCD모니터가 아닌 옛 4 대 3 브라운관 모니터인데, 보존 상태가 꽤 양호한 편입니다.
매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리듬게임 중 가장 점유율이 높은 게임은 단연 사운드 볼텍스입니다. 좀 전의 테스트 기체를 제외하고서도 여섯 대의 기체가 더 돌아가고 있어 총 7대(기존 기체 5대 + 신형 발키리 모델 2대)를 보유 중입니다. 아예 사운드 볼텍스만 모여 있는 공간이 따로 있는데, 특히 발키리 모델 기체의 경우 전부 방송 장비가 개별적으로 따로 달려있는 모습에서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느껴지는군요. 물론 일반 기체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위한 방송 장비도 한 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비트매니아IIDX는 총 세 대가 가동 중이며 이 중 가장 오른쪽에 있는 기체는 신형 모델인 ‘라이트닝 모델’ 입니다. 버전은 전부 최신작인 30.RESIDENT로 왼쪽의 구형 기체, 그리고 신형 라이트닝 모델 기체에는 방송 장비가 각각 하나씩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라이트닝 모델 기체와 일반 기체 사이에 작게 비디오게임 한 대가 꺼진 상태로 놓여 있네요. 저 기기는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안쪽에는 어떤 게임들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할까요? 최신작 발매로 인해 이제 일본과 플레이 환경이 거의 같아졌다고 할 수 있는 세가 ‘츄니즘’ 신작인 ‘츄니즘 썬’ 두 대. 코나미의 피아노 게임 ‘노스텔지어’가 한 대 있습니다. 츄니즘의 경우 오른쪽 기기에 방송 장비가 달려 있네요. 플레이 요금은 타 게임센터와 동일하며 방송 장비가 없는 왼쪽 기체의 경우 개인 동영상 촬영을 위한 핸드폰 거치대가 기기 상단에 설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츄니즘과 노스텔지어 바로 맞은편에는 팝픈뮤직, 그리고 유비트의 최신작인 ‘유비트 애비뉴’ 가 총 두 대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 기체에도 방송 장비가 각각 하나씩(유비트의 경우 오른쪽 기체)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모든 기체마다 다 최소 한 대 이상은 방송을 송출할 수 있게끔 장비가 갖춰져 있다는 사실이 놀랍군요. 그동안 수많은 게임센터 성지순례를 다녀봤지만 이 정도로 방송에 진심인 매장은 처음입니다.
팝픈뮤직은 총 두 대가 가동 중이긴 합니다만, 방문 당시엔 한 대의 기기가 꺼져 있습니다. 이 기계가 ‘2호기’ 라고 하는데, 당시엔 유지 보수로 인해 가동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매장에서 가동하는 기기들은 특정 이슈가 생기거나 혹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단순 ‘고장’ 이라고만 써 놓지 않고 어떤 이슈로 기기가 가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유를 자세히 적어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매장에서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고,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세가의 리듬게임 ‘마이마이 시리즈’ 두 대가 보입니다. 전부 방송 장비가 연결되어 있어 방송 송출이 가능합니다. 가운데 PC를 중심으로 양쪽에 선풍기가 각 한 대씩, 그리고 상단에 카메라까지 설치되어 있어 쾌적한 플레이는 물론 플레이 하는 모습이 나오는 방송 촬영까지 가능한 것이 큰 장점입니다. 최대 네 명까지 동시에 매칭 플레이도 할 수 있어요. 현재 가장 인기많은 게임이라는 것을 반증하듯 이 기기에 사람이 제일 많았습니다.
싸이뮤직 게임월드의 모든 리듬게임 기기 앞에는 자신의 게임 카드를 올려놓고 순서를 기다릴 수 있는 ‘대기 카드 번호판’이 놓여 있습니다. 누군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면 이 번호판의 해당 숫자 위에 자신의 카드를 올려놓은 뒤 자신의 순서가 오길 기다리면 됩니다.
한편, 기기 대여 시스템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기 대여 중에는 대여 기기의 대기열 번호판 앞에 사진과 같이 ‘대여에요’라는 안아줘요 캐릭터 코팅 인쇄물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특정 기기를 플레이하려고 갔는데 해당 인쇄물이 있다면 현재 그 기기는 표기되어 있는 시간까지 대여중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여 신청 및 현황은 싸이뮤직 게임월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트매니아IIDX 바로 맞은편에는 음료 자판기가 두 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탄산음료나 이온음료를 비롯하여 리듬게임 플레이어들이 종종 마시는 몬스터 같은 에너지음료도 종류별로 비치되어 있으니 시원한 음료가 필요할 땐 해당 자판기를 이용하면 되겠습니다. 동전교환기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긴 합니다만, 게임센터 이용자 이외의 외부 사람들은 절대 환전을 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카운터 앞에는 거대한 화이트보드 하나가 놓여 있는데요, 매장의 운영 현황을 알리는 일종의 게시판이라고 보면 됩니다. 대여현황 확인 및 대여 안내, 그 밖의 문의사항에 대한 안내 글씨가 적혀있어 매장 운영에 대한 궁금증 등은 이 화이트보드를 확인하면 됩니다. 또한 트위터 계정도 운영하고 있으니 그 쪽을 통하면 더 빠른 문의 및 피드백도 가능합니다. 유저들끼리의 친목을 위한 오픈채팅방도 있다고 하니 근처에 거주하는 자주 가는 게임 유저라면 한 번 들어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화이트보드 아래엔 손소독제, 휴지, 핫팩, 물티슈 등의 편의 물품도 비치되어 있어 게임 중 필요할 땐 얼마든지 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게임 카드라든가 터치형 게임을 할 때 필요한 장갑 등의 물품도 판매하고 있다고 하니, 필요할 땐 호출벨을 눌러 사장 및 직원을 부르면 됩니다.
매장 소식이 적혀있는 화이트보드와 별개로 방명록 화이트보드가 있어요. 매장을 방문한 수많은 사람들의 방문 흔적이 있는데, 여러 사람들이 방문하여 남겨놓은 방명록을 통해 이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게임센터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큰지를 조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걸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지요. 필자도 이 방명록의 귀퉁이에 작게나마 게임메카의 흔적을 남겨놓았습니다.
한국 비마니 시리즈의 최강자를 가리는 BMK(비마니 마스터 코리아)라는 대회가 있었는데요, 당시 처음으로 진행된 게임센터별 팀 배틀에서 싸이뮤직 게임월드 팀이 2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당시 받은 판넬이 매장 카운터에 당당히 진열되어 있어요. 전국 규모 대회에서 2위, 사운드 볼텍스 부문에서 4강에 진출했다는 훈장과도 같은 표식이라 굉장히 빛이 나는군요.
매장 내 화장실은 남녀 공용이긴 하지만, 굉장히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게임센터들이 화장실 관리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곳의 화장실은 굉장히 인상적일 정도로 관리가 잘 되어있습니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동전 교환기 바로 아래 깔려있는 미니 카펫. 인터넷 밈으로 널리 알려진 ‘껍질 미리깐 달걀’의 문구를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대전 충남대의 싸이뮤직 게임월드를 둘러봤습니다. 어떻게 하면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최대한 쾌적한 환경에서 즐겁게 게임을 하고 갈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느껴졌는데요, 실제로 위 사진처럼 충전기나 대기 공간, 냉방 장치가 그 어떤 곳보다 풍부하게 마련되어 있는 등 방문객 친화적인 분위기를 위해 세심하게 신경을 쓴 게임센터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 역시 글을 쓰는 사람 이전에 이런 게임센터에 와서 아케이드 게임을 즐기는 유저로서 상당히 기분 좋은 방문이었는데요, 이런 분위기의 게임센터가 거주하는 곳 근처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러움과 함께 우리 동네로 왔으면 좋겠다는 욕심마저 생길 정도였습니다. 이 모습 변하지 않고 항상 이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대전 최고의 게임센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싸이뮤직 게임월드 근처 맛집 1. 자정에도 줄 서는 대전 최고 국밥집, 태평소국밥
대전에만 있는 유명한 국밥집이 있습니다. 바로 ‘태평소국밥’ 이라고 하는 곳입니다. 싸이뮤직 게임월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지점은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인데요, 자정에 찾아와도 줄을 서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지역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 곳의 소국밥은 쇠고기의 살코기를 잘게 찢어 고명으로 듬뿍 올린 뒤 무과 파 등을 넣고 푹 끓인 진국입니다. 한 그릇 먹으면 '아, 왜 줄을 서서 먹는지 납득!'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한우 육사시미도 취향에 맞는다면 사이드메뉴로 손색 없습니다.
대표메뉴: 소국밥 8,500원, 육사시미(100g) 1만 1,000원
싸이뮤직 게임월드 근처 맛집 2. 한상 가득 푸짐한 돈까스! 별리달리
충남대 번화가에는 수많은 밥집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유독 몰리는 곳이 있습니다. 근처에서 돈까스를 먹겠다고 하면 다들 추천하는 곳, 바로 ‘별리달리’ 라고 하는 돈까스 전문점입니다. 소금이나 소스에 찍어먹는 두툼한 일식돈까스는 물론, 소스를 듬뿍 뿌린 경양식 스타일의 돈까스까지 있는 곳이죠. 돈까스와 함께 나오는 사이드 메뉴도 넉넉한데다 밥은 셀프로 무료 추가가 가능합니다. 심지어 식사를 마친 뒤엔 입구에 설치된 솜사탕 기계에서 즉석 솜사탕까지 후식으로 즐길 수 있으니 디저트까지 확실합니다. 학생들을 위한 저렴한 할인 메뉴도 있으니 꼭 체크해보시길!
대표메뉴: 너를위해 300시간 기다린 특등심돈까스 9,500원, 너무커서 놀란돈까스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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