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사서라 함은 도서관을 담당하는 문헌정보 전문가다. 장서들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도서관을 찾는 시민과 학생들에게 각종 교육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직업이다. 개인적으로 사서 하면 철없이 떠들다 주의를 받거나 책 연체하고 혼나던 무서운 이미지인데, 생각해 보니 내가 나쁜 놈이었구나 싶다.
어쨌든, 사서라는 직업은 ‘지식이 담긴 책을 관리한다’는 꽤 멋져 보이는 이미지로 인해 게임에도 은근히 자주 등장한다. 도서관에 틀어박힌다는 클리셰 때문인지 여리여리하고 지적인 캐릭터인 경우가 많으며, 도서관에 틀어박혀 주인공을 부려먹는 NPC로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간혹 정말 악독한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들도 있다. 정도가 지나칠 경우 이게 무슨 사서인가 싶을 정도다. 오늘은 실제 도서관에서 절대 만나기 싫은, 게임 속 최악의 사서들을 뽑아 봤다.
TOP 5. 메이플스토리 ‘애런’ – 이래서 정체모를 능력자들은 위험하다니까
메이플스토리 세르니움 왕립 도서관 사서인 애런은 지적인 용모와 하얀 피부로 인해 꽤나 인기가 높은 NPC였다. 마력 날개를 가진 하이레프로 태어났으나 그들의 사상에 동조하지 않아 수없이 날개를 잘라냈다는 슬픈 과거, 고대어 서적 수만 권을 혼자서 다 분류하고 해석하는 능력, 일러스트와 인게임 도트가 매우 수려하게 뽑힌 것까지. 그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멋진 사서의 대표적 예시 같았다.
그러나, 애런은 사실 어마어마한 비밀을 감춘 존재였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한 언급은 피하겠지만, 그가 도서관 사서로서 해온 일들이 딱히 직업적 사명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 정도는 얘기할 수 있겠다. 사실 방치돼 있던 세르니움 도서관에 몇 년 전 갑툭튀 해서 그 많은 정보를 홀로 정리한 적재적소 먼치킨이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의도적인 배치인지라 어느 정도 복선이 있긴 했다. 아무튼 사서로서의 행적만 떼어놓고 본다면 그나마 나은 편이니 5위에 살포시 올려놓도록 하자.
TOP 4.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 ‘앤젤라&롤랑’ – 나를 책으로 만드는 것까진 좋은데…
로보토미 코퍼레이션과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그 뒷이야기를 그리는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는 게임 제목과 같이 도서관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주인공인 앤젤라와 롤랑은 이 도서관의 사서다. 엄밀히 말하자면 앤젤라는 관장 겸 사서, 롤랑은 앤젤라의 시종 겸 사서지만 말이다. 이들의 진정한 정체는 따로 있지만, 어쨌든 도서관을 찾은 이들에게는 사서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무튼, 이 도서관은 평범한 곳이 아니다. 손님을 초대해 그가 원하는 책을 걸고 대결을 벌이며, 대결에서 패배한 손님을 그의 지식을 바탕으로 책으로 만들어 버리는 곳이다. 심지어 플레이어의 컨트롤 덕에 좀처럼 사서가 패배하질 않으니, 결과적으로 보면 책 보러 온 사람을 납치 감금하는 괴뢰단체나 다름없다. 따라서 호리호리해 보이는 이 사서들을 만난다면 겉모습에 속지 말자. 그리고, 혹시라도 내가 책이 되거든 절대 직박구리의 장은 보지 말아줬으면 한다.
TOP 3. 스타크래프트 ‘울레자즈’ – 이건 사서가 아니고 산업스파이여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에서 최강의 프로토스로 묘사되는 울레자즈는 사실 사서였다. 프로토스는 지식을 신경삭을 통해 직접 전달하지만,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엔 수정에 지식정보를 보관한다. 그리고 울레자즈는 그 수정 보관서를 관리하고 보존하는 사서였다. 그것도 나름 뛰어난 사서이자 학자로서 촉망받는 인재였다고 한다.
그러나 울레자즈는 지식의 갈증에 휩싸여, 깊숙한 곳에 보관 중이던 금단의 지식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그 지식을 머리에 넣고 도망가서 별의별 나쁜 짓을 다 한다. 참고로 그가 손댄 것은 외부 반출 금지 도서를 넘어 특급 군사기밀이나 다름 없었다. 이를 잘 관리하진 못할 망정 훔쳐 달아났으니, 사서로서 자질이 없는 것을 넘어 거의 산업스파이 급 빌런이 아닌가 싶다. 생각 같아선 몇 대 때려 주고 싶지만, 너무 강한 터라 쉽지 않다.
TOP 2. 블러드 스테인드 ‘O.D.’ – 책 반납 까먹었다고 날 죽인다고요?
블러드스테인드에 등장하는 올록 파렌하이츠 드라쿨(O.D.)은 도서관 지역에서 마도서들을 빌려주는 사서 NPC다. 주인공에게 다양한 마도서들을 빌려주는데, 딱히 반납하지 않아도 독촉을 하지 않는다. 특히 ‘패자의 서’를 대여할 때는 “이 책은 특히 귀한 책이니 반납을 잊지 마라”고 말하지만, 딱히 기한도 없거니와 ‘월하의 야상곡’ 시절처럼 아래에서 똥침을 먹이면 아이템까지 주는 등 외모에 비해 약간 만만한 이미지다.
그러나, 패왕의 서를 반납하지 않은 채 보스전까지 가면 갑자기 등장해 책을 왜 안 반납하지 않았냐고 다그친다. 그러면서 “용서할 수 없다… 그 죄는 죽음으로도 부족하리라!”라며 히든 보스가 되어 주인공을 공격한다. 아니, 책 좀 늦게 가져다 줬다고 이렇게 사람을 공격해도 되는 겁니까? 연체료를 받거나, 반납을 독촉하거나 방법은 많았을 텐데 굳이 보스가 되어? 세상에 인심 참 사납네! 안 그래요? (아니, 반납 안 한 사람이 나쁘다)
TOP 1. 메트로 시리즈 ‘사서’ – 사서… 아니, 사람 맞아요?
메트로 2033의 도서관에는 사서가 살고 있다. 지하철 방공호에 갇혀 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에 도서관은 뭐고 사서가 웬 말이냐고? 일단 외모만 보면 괴물 그 자체다. 근육질로 뒤덮인 육체에는 복슬복슬한 털이 얇게 나 있고, 찢어진 입에는 뾰족한 이빨이 가득하다. 얼핏 변이된 고릴라 같기도 한 이 생물은 아무리 봐도 그냥 괴물일 뿐이지만, 도서관에 사는 터라 ‘사서(Librarian)’라고 이름붙여졌다.
이들은 게임 내에서 가장 강한 적 중 하나이자, 메트로 엑소더스에서는 거의 최종 보스급으로 나온다. 사람을 말 그대로 찢어 죽이는 흉악한 괴물들이지만, 사서라는 이름답게 나름 지적인 분위기도 풍긴다. 인간의 말을 모방한다던지, 약간의 의사소통을 한다던지, 심지어 몇몇 단편 문학 작품을 외우기까지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들이 세계 멸망 전 평범한 인간이었다가 방사선으로 인해 변이된 존재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뭐, 실제로 살아생전 사서였을 가능성도 있고 우리 눈에 안 띌 때 도서관 책들을 정리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사서는 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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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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