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간 관계에선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있다. 내 욕은 하더라도 부모님 욕은 하면 안 되고, 장난삼아 놀리더라도 건드려선 안 되는 부분은 피해야 한다. 이를 넘는 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관계가 멀어지고, 심하면 싸움까지 일어날 수 있다. 영화 ‘기생충’이나 명작 만화 ‘애기공룡 둘리’에서도 선을 넘지 않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계속 언급되는 것처럼, 선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사회생활의 핵심이라고 해도 되겠다.
그런데, 가끔 게임에서 선을 넘어 훅 들어오는 이들이 있다. 다른 플레이어가 아니라, 게임 내 캐릭터나 NPC들이다. 이들은 실제 눈 앞에 있으면 한 대 때려 주고 싶은 대사를 예고 없이 내뱉는데, 차라리 그냥 욕을 먹는 게 나을 지경이다. 오늘은 선 넘는 게임 속 대사들을 모아 봤다.
TOP 5. 포가튼 사가 “당신의 여자친구의 이름은?”
손노리의 RPG 포가튼 사가는 게임을 시작하면 갑자기 설문조사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주인공의 성향, 직업, 능력치 등을 결정하고 초기 동료 3인도 고를 수 있다. 그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질문은 주인공과 여주인공(중반에 합류)의 이름을 결정하는 부분이다. 일단 주인공 이름을 묻는 첫 질문은 ‘당신의 이름은?’이다. 뭐 여기까진 괜찮다. 그런데, 여주인공 이름을 묻는 두 번째 질문은 바로 이거다.
“당신의 여자친구의 이름은?”
아니, 여자친구의 이름을 물으려면 일단 여자친구가 있는지부터 묻는 게 예의 아니냐 이놈들아! 참고로 기자는 포가튼 사가가 막 나왔을 무렵,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게임을 실행했다가 이 질문에서 몹시 당황했다. 뭐라고 쓰려고 하자 옆에 앉았던 친구가 “야! 너 여자친구 없잖아!” 라며 딴지를 거는 바람에 ‘없음’이라고 썼는데, 나중에 ‘없음’이라는 이름을 가진 히로인이 합류했다. 그야말로 비극적인 일이다.
TOP 4. 동물의 숲 “에.. 흐엣취이이이이이!!!” (입 안 가리고 정면에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는 수많은 동물 시민 NPC가 등장한다. 이들과 대화를 하고 마을의 일원이 되는 것이 바로 동숲의 핵심 재미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모든 NPC가 친절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플레이어를 ATM이나 하인으로 안다거나, 가시 돋친 말을 하는 아이들은 섬에서 쫒아내고 싶어진다. 물론 나는 슈퍼 을이기 때문에 웬만한 독설은 웃으며 흘려듣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그런데, 다른 건 다 참아도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가 있다. 바로 코앞에서 재채기를 하는 놈들이다. 그것도 노 마스크로!!! 에~에~에취이!!! 하면서 상대방의 얼굴에 침을 다 튀기는데, 손으로 입을 막진 못 할 망정 고개도 돌리지 않고 그대로 재채기를 한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 이런 친구들은 도저히 못 봐주겠다. 잠자리채로 계속 때려서 섬에서 쫒아내 버리자!
TOP 3. 마비노기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무기 날아감)
강화나 수리라는 것은 원래 실패 위험을 안고 있다. 그리고 게임에 따라 실패 시 무기나 방어구가 깨져버리는 일도 흔하게 발생한다. 마음 아픈 일이지만, 플레이어 자신의 선택이었으므로 속으로 삭히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고급 무기가 깨져서 슬퍼하는 와중에 옆에서 깐죽대면 한 대 얻어맞기 십상이다. 그런데, 구경꾼도 아니고 해당 무기를 깨먹은 대장장이가 헤헤 웃는다면? 그것도 이와 같은 대사를 외치면서?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저 명대사를 내뱉는 캐릭터는 다름아닌 마비노기의 대장장이 NPC 퍼거스다. 아무리 성공 확률을 먼저 공개한 후 작업했다고 쳐도, 자신의 손에서 고철이 되어버린 무기를 보면 조금이나마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 인지상정이거늘. 퍼거스는 손이 미끄러졌다며 나몰라 신공을 펼친다. 심지어 ‘럭키가이/럭키걸’ 타이틀을 달고 수리에 실패할 경우 “네가 내 운을 다 빨아먹어서 실패했어!”라며 책임전가까지 한다. 마비노기 유저들이라면 퍼거스 얼굴에 수리 실패를 날리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TOP 2. 에브리타운 “애인 있어요? 왠지 없을 것 같아서”
농장 꾸미기 게임 에브리타운의 마스코트는 히로인인 레나다. 주인공과 소꿉친구 사이이며, 에브리타운 총무인 톰의 짝사랑 상대지만 전혀 눈치채고 있지 못할 정도로 천연형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처럼 상냥하고 밝은 성격의 그녀가 플레이어에게 상처를 줄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설마 하는 일이 일어났다. 상점을 둘러보다 보면 그녀가 갑자기 플레이어에게 애인이 있냐는 질문을 던지는데, 그 대사가 바로 이렇다.
“애인 있어요?! 그냥.. 왠지 없을 것 같아서..”
어… 음… 갑자기 훅 들어온 팩트폭행에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해지는 기분이 든다. 왠지 없을 것처럼 생겼는지 거울을 한 번 보지만 딱히 부정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사실 이 같은 대사는 레나가 주인공(남)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기에 던져 본 말이지만, 그래도 다른 방법으로 돌려서 물어볼 수도 있잖아! 왜 주인공과 레나의 꽁냥꽁냥에 애꿎은 플레이어가 내상을 입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TOP 1. 전국 블레이드(텐가이) “하~하하하하! 대머리! 대머리!”
국내에선 ‘텐가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비행슈팅게임 전국 블레이드. 국내판 이름이기도 한 고승 텐가이와 망나니 무녀 코요리, 소녀 닌자 유니스, 검술사 쇼마루, 꼭두각시 무사 하가네 등이 등장해 싸우는 게임으로, 흡입력 있는 스토리라인도 갖추고 있다. 게임 중간과 엔딩 등에서 캐릭터들이 펼치는 대화를 듣고 있자면 한층 게임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
그러나, 그 와중에 예상치 못한 상처를 입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겠다. 건버드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전국 블레이드 새턴 이식판에 추가 참전한 마리온 때문이다. 그녀는 텐가이와의 대화에서 무례하게도 그를 대머리라 부른다. 이에 텐가이가 화내자 “내가 사는 나라에서 대머리라는 말은 칭찬하는 말이다”라고 둘러대지만, 이내 “하~하하하하하! 그런 건 거짓말인 게 분명하잖아! 대머리 대머리!” 라며 두 번 엿을 먹인다. 분명 모욕은 텐가이가 당했는데, 왠지 현실에 있는 일부 플레이어들이 화가 나는 이유는 무얼까? 마리온이 선을 세게 넘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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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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