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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뽑기와 과금의 10단 콤보 먹인, 모바일 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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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철권' 공식 홍보영상 (영상출처: 반다이남코 공식 유튜브 채널)
※ [앱셔틀]은 새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바일게임을 바로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철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헤이하치' 같은 유명 캐릭터, 막장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황당한 스토리, 태그 시스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만 꼽으라면 '콤보'다. 정확한 타이밍에 콤보를 적중시켜 상대를 쓰러뜨리는 쾌감이야 말로 '철권'의 백미다.

그렇기에 3월 1일, 반다이남코에서 개발한 모바일 '철권'이 국내에 출시됐을 때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도 바로 콤보였다. PC나 콘솔에 비해 조작이 제한되는 모바일 환경에서 얼마나 원활한 콤보가 가능할지 궁금했던 것이다. 과연 모바일 '철권'은 원작의 핵심, 콤보를 얼마나 잘 구현했을까?


▲ 우선 그래픽과 연출은 합격점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우선 모바일 '철권' 첫 모습은 인상적이다. 모바일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깔끔하고 정밀한 그래픽에, 원작 못지 않은 우수한 시청각적 연출로 통쾌한 타격감을 선사한다. 확실히 치고 박는 재미는 뛰어나다.

다만, 조작에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모바일 '철권' 기술은 원작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용된다. 원작 '철권'은 네 개 버튼과 방향키를 일정한 패턴으로 연속해 누르면 기술이 발동되는 방식이었다. 기술 발동을 위해서는 커맨드를 빠르고 정확하게 누르는 것이 필수였고, 그렇게 발동시킨 기술들을 연달아 꽂아 넣는 통쾌함이 역대 '철권' 시리즈의 묘미였다.

그러나 모바일 '철권'은 전통적인 수동조작법을 포기했다. 모바일 '철권' 조작 방식은 단순하다. 기본 조작은 전후 이동, 방어, 약 공격, 강 공격, 단 네 개뿐이다. 기본 공격만 해도 상단과 하단으로 네 종류씩, 총 여덟 공격이 가능했던 원작에 비하면 상당히 축소된 셈이다. 여기에 점프 및 숙이기도 불가하므로 이동에도 제약이 생겼다.


▲ 수동으로 커맨드를 입력하는 게 아닌, 액티브 스킬 방식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술 입력 시스템은 거의 다른 게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바뀌었다. 모바일 '철권'에는 각 캐릭터마다 고유한 '기술 카드'라는 아이템들이 있으며, 이를 캐릭터에게 장착해 '기술 덱'을 구성해야 한다. 그러면 대전 시 화면 우측 하단에 '기술 카드' 아이콘이 뜨는데, 이를 터치하면 곧바로 기술이 발동된다. 원터치로 간단히 기술을 쓰게 한 것이다.

따라서, 모바일 '철권'에서 원작만큼 원하는 기술을 적절한 타이밍에 쓰기는 매우 힘들다. '기술 카드'는 '기술 덱'에 넣은 순서대로 나오며, 한 번에 최대 세 개까지만 들고 있을 수 있다. 여기에 새 카드를 뽑기 위해서는 손에 있는 카드를 소모해야 한다. 덱에 네 번째로 넣은 기술을 쓰고 싶으면, 시작할 때 손에 들고 있던 기술 중 하나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 화면 우측 하단에 보이는 것이 '기술 카드'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다가 '기술 카드'를 사용한 직후에는 새 카드를 뽑을 때까지 약간의 대기시간이 필요하다. 시기 적절하게 원하는 기술을 쓰기도 힘들뿐더러, 연달아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수에도 제한이 있다. 그 탓에 완벽한 콤보를 넣을 타이밍을 재던 심리전이나 정밀한 조작에서 오는 손맛 등, 원작에서 핵심 묘미로 꼽히던 부분은 상당 부분 희석됐다.

또한 일부 기술은 처음에는 사용할 수 없다. 이처럼 높은 등급의 기술은 스토리 모드 진행이나 뽑기를 통해 조각 10개를 모아 잠금 해제를 해야 사용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후술하겠지만, 특별한 몇몇 기술은 높은 등급의 캐릭터만 사용이 가능하다.


▲ 강력한 스킬을 얻기 위해서는 뽑기를 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캐릭터 성장요소도 원작과 크게 다르다. 모바일 '철권' 캐릭터는 1성부터 4성까지의 희귀도로 구분된다. 여기에 높은 등급 캐릭터는 낮은 등급의 캐릭터에 비해 공격력과 체력이 월등히 높다. 심지어 재료 아이템을 소모해서 캐릭터 레벨을 올릴 수 있는데, 레벨이 높아지면 능력치 상승과 더불어 패시브 기술을 얻는다. 대전격투게임보다는 RPG처럼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처럼 캐릭터 희귀도와 성장 정도에 따라 강함이 좌우되다 보니, 모바일 '철권'은 조작 실력이 아닌 캐릭터 성장 정도에 의해서 승패가 정해지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캐릭터간 성장 격차는 다른 유저와의 비동기 PvP에도 영향을 준다. 너무 강한 캐릭터를 만나면 어지간해서는 질 수밖에 없다. 기본 능력치는 물론이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의 다양성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대전격투게임은 기본적으로 공정한 상황에서 대결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모바일 '철권'은 이처럼 과금 정도에 따라 상대적 박탈감이 강하게 들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 패시브 스킬로 강화된 '샤오유'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모바일 '철권'은 캐릭터 성장뿐 아니라 플레이에도 과금을 요구한다. 전투 중 깎인 체력이 초기화되지 않고 계속 유지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토리 모드에서 조작 연습을 하다 '샤오유'의 체력이 절반이 됐다고 치자. 그러면 스토리 모드에서 다른 스테이지를 하든, 비동기 PvP를 하든 '샤오유'의 체력은 절반인 상태로 시작한다.

캐릭터가 아예 패배해 쓰러질 시에는 훨씬 냉혹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쓰러진 캐릭터는 전투불능이 돼 일정시간 동안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전투불능 캐릭터가 재기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희귀도에 따라 다르지만, 초보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1성과 2성 기준으로 각 15분과 30분이 걸린다. 더 높은 등급은 재기까지 그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 한 번 패배한 캐릭터는 상당한 시간 동안 전투불능이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체력을 잃거나 전투불능 상태가 된 캐릭터를 복구하고 싶으면 '회복 물약'과 '부활 물약'을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이 아이템을 확정적으로 얻기 위해서는 과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금 없이 물약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낮은 확률에 의존해야 한다. 플레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재화 '코인'으로 랜덤 박스를 사면 간혹 물약이 나올 때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확률에 기대는 것으로, 플레이 시 매번 깎이는 체력을 보충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 하다 보면 물약이 심하게 부족해지고, 결국 과금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종합하면, 모바일 '철권'은 여러 모로 심히 안타까운 게임이다. 뛰어난 그래픽과 연출 등 기본적인 퍼포먼스는 매우 우수한 수준이며, 모바일에 맞게 조작을 간단화시키고자 한 시도는 긍정적으로 볼 만하다. 그러나 심각한 단점들이 이러한 장점들을 쉽게 덮어버린다. 원하는 기술을 적시에 쓸 수 없는 불합리한 콤보 시스템, 그리고 실력을 중시하는 대전격투게임답지 않게 고성능 희귀 캐릭터로 상대를 밀어 붙일 수 있는 불공정성은 '철권' 특유의 재미를 지나치게 희석시켰다.


▲ 철권에 뽑기가 웬 말이냐 (사진: 게임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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