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무브 체험, Wii로는 만족하지 못 하는 분들께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2010.09.16 13:16

PS3 전용 모션 컨트롤러 ‘PS 무브’ 가 오는 9월 15일 국내에 출시되었다. 소니 측은 ‘PS 무브’ 에 대해 일반적인 모션 컨트롤 뿐 아니라 유저의 얼굴 표정, 음성, 동작까지 인식하여 사실감이 극대화 된 게임환경을 구현하고, 빠른 반응속도와 고도의 정밀함이 특징이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기기 성능이 알려지기도 전에 많은 유저들은 ‘PS 무브’ 를 처음 보고 ‘Wii 하고 뭐가 다른거지?’ 라며 고개를 저었다. 한 손, 혹은 양 손에 쥐고 플레이하는 무선 컨트롤러와 화면 조준 방식, 패드를 휘두르고 돌리는 등의 모션은 이미 Wii에서 충분히 경험한 컨트롤이었다. 실제로 신선함을 위주로 볼 때 같은 시기 MS가 발표한 Xbox360 전용 컨트롤러 ‘키넥트’ 와 비교하면 확실히 뒤쳐져 보인다.

▲ 리모컨 방식의 모션 컨트롤러가 Wii 만의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비슷한 컨셉이다 보니 비교가 된다

▲ 따로 휴대하는 컨트롤러 없이 동작만으로 게임을 컨트롤하는 MS의 키넥트
사실 PS 무브와 키넥트가 발표된 E3에서는 '특이한 방식' 의 키넥트 쪽이 더 관심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의 ‘PS 무브’ 는 각종 매체와 리뷰어들로부터 연달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과연 ‘PS 무브’ 의 어떤 점이 그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것일까? 소니의 차세대 모션 컨트롤러 ‘PS 무브’ 를 직접 체험해보았다.

이것은 위모트와 눈차크, 아이토이?

‘PS 무브’ 베이직 팩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위의 제목과 같다. 마치 ‘위모트’와 ‘눈차크’, ‘아이토이’가 외형만 바꾼 채 들어 있는 것 같았다.

▲ 처음 보는 무브, 하지만 그 무브가 친숙하게 느껴지는?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PS 무브’ 의 버튼 구성은 PS3 듀얼 쇼크와 비슷하다. 왼 손에 잡는 ‘PS 무브 네비게이션 컨트롤러’ 에는 아날로그 스틱과 방향 키, L1, L2 버튼과 PS메뉴 버튼이 탑재되어 있고, 추가로 X, O 버튼이 들어 있었다. 얼핏 보면 Wii의 보조 컨트롤러 ‘눈차크’ 와 비슷해 보였지만 버튼 수가 더 많고 무선으로 제작되어 더욱 자유롭고 세밀한 움직임이 가능해 보인다.

한편 오른 손에 잡는 ‘PS 무브 모션 컨트롤러’ 는 X, O, □, △ 버튼과 Select, Start 버튼, PS 메뉴 버튼과 새롭게 추가된 무브 버튼, T 버튼이 있다. 무브 버튼과 T 버튼은 위모트 컨트롤러의 A, B 버튼과 비슷한 기능을 하며, 실제로 조작 감각도 대동소이하다. 단 T 버튼의 경우 Wii의 B 버튼과는 달리 버튼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는 아날로그 형태를 채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중앙에 있는 'Move' 버튼과 뒷쪽의 T버튼 등을 제외하면 듀얼 쇼크와 비슷한 키 배치

‘PS 무브 모션 컨트롤러’ 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라면 역시 상단부에 달려 있는 공 모양의 ‘스피어’ 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여러 색으로 빛나며 각종 상태를 표시해 주는데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 탁구공 같은 느낌을 예상했는데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아주 좋다

▲ 어두운 곳에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진짜로!

예전에 출시되었다가 소리소문 없이 묻혀 버린 ‘아이토이’ 를 연상케 하는 ‘PS 무브 아이’ 는 게이머의 모습을 촬영하는 카메라, 음성을 인식하는 마이크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외관상으로는 Wii 와 가장 차이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PS 무브 아이’ 는 ‘PS 무브 모션 컨트롤러’ 의 위치 등을 시각적, 공간적으로 파악해 더욱 세밀한 조작을 가능하게 해 주는 기기이다.

▲ 무브 컨트롤러와 연동되어 더욱 정밀한 감도를 실현시킨다

3차원 공간을 정확하고 빠르게 인지!

여러 게임을 플레이 해 본 결과, ‘PS 무브’ 는 3차원적 공간을 완벽하게 인지한다. 손목의 각도, 방향, 이동 속도, 컨트롤러의 X, Y, Z축 위치 등이 세밀하게 게임에 적용되어 확실히 Wii 보다 정밀한 조작이 가능했다.

▲ 각종 자세에서의 컨트롤러 위치를 측정하는 보정 시간

▲ 굳이 서서 즐길 필요는 없다. 앉아서도 얼마든지!

실제로 ‘PS 무브’ 전용 게임인 ‘스포츠 챔피언’ 의 탁구 게임을 즐길 때 화면에 표시되는 탁구채가 필자의 손을 따라 그대로 움직였으며, 백핸드나 스매시 등의 동작도 자유로웠다. 고정된 위치에서 양 옆으로만 움직이는 Wii의 탁구 게임과는 달리 ‘PS 무브 모션 컨트롤러’ 와 화면의 거리에 따라 네트 바로 앞으로 갈 수도, 탁구대 뒤쪽으로 물러나서 공을 칠 수도 있다.

또한 탁구채가 공에 닿는 순간에 손목을 꺾어 주면 공에 강력한 스핀이 걸린다. 공이 채에 닿는 찰나의 순간을 읽어내는 것만 봐도 인식 속도와 정확도는 발군이다.

▲ Z축이 확실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바깥쪽에 서서 칠 수도 있고

▲ 반대로 네트 쪽으로 다가가 기습 공격을 할 수도 있다

캐주얼 요소는 줄이고 현실감을 높였다

Wii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린이와 청소년 층, 그리고 라이트 유저들이 쉽게 즐길 수 있게끔 한 덕이 크다. 게임 타이틀도 대체로 간편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게임 위주이기 때문에 3~4살 어린아이에서부터 80세 노인까지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PS 무브’ 는 어떨까? 일단 PS3 자체는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으로 많이 보급되어 있는 상태이기는 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게임 초보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 타이틀은 적은 편이다. ‘PS 무브’ 와 같이 공개된 ‘스포츠 챔피언’ 이나 ‘쿵푸 라이더’ 같은 경우 초보자가 쉽게 즐길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이후 몇 종류의 쉬운 타이틀이 더 나오겠지만 누구나 10초면 배울 수 있는 Wii에 비하면 아무래도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아무래도 접대용이나 어린이용으로 손쉽게 배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 일단 칼로 서로를 베는 경기이니만큼 어린이용은 아닌 듯 싶다

직접 체험해 본 결과 ‘스포츠 챔피언’ 의 ‘비치발리볼’, ‘검투사의 결투’ 는 꽤나 복잡한 조작 방식과 빠른 반사신경을 요구했으며, 나머지 종목도 매우 정밀하고 손목의 각도, 빠르기, 방향까지 신경 써 줘야 했다. Wii 처럼 대충 타이밍만 맞춰 휘두르기만 해서는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복잡한 만큼 매우 사실적으로 구현되었기 때문에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훨씬 마음에 들었다. 특히 ‘검투사의 결투’ 에서 두 개의 ‘PS 무브 모션 컨트롤러’ 를 사용하여 한 손엔 칼, 한 손엔 방패를 들고 플레이하는 감각은 상당히 신선했다.

▲ 적의 공격을 방패로 막고

▲ 빈 틈을 노려.. 빈 틈이 없다?

‘PS 무브’ 를 사용하면 ‘헤비 레인’, ‘바이오하자드5’ 등 기존 인기 PS3 게임을 모션 컨트롤 패치를 통해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모션 컨트롤러’ 의 버튼 배치는 기존 컨트롤러인 듀얼 쇼크에 비해 불편하다. 듀얼 쇼크의 버튼 배치는 ◇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PS 무브 모션 컨트롤러’ 의 버튼은 □ 형태이다. 듀얼 쇼크의 버튼을 오른쪽 45도 각도로 기울인 느낌이다. ‘PS 무브’ 유저의 대부분이 ‘PS2’ 나 ‘PS3’ 에서의 듀얼 쇼크 버튼 배치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꽤나 어색하게 느껴진다. 버튼의 크기도 의외로 작기 때문에 동시에 2~3 버튼을 누르기가 힘이 든다. 이 같은 문제점은 ‘헤비 레인’ 등의 기존 PS3 타이틀을 플레이할 때 상당한 적응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 싸이코패스 살인마 노인네를 휙 하고 밀쳐내자

▲ 아무래도 이런 컨트롤은 살짝 어려울 듯 하다

▲ 듀얼 쇼크와 비교하면 키 배치가 살짝쿵 다른데, 그게 의외로 헷갈린다

‘PS 무브’ 가 채택한 리모컨 방식의 모션 컨트롤러는 이미 대부분의 액기스를 Wii가 먼저 선보인 상태이기 때문에 획기적이라고 할 만한?부분은 적다. 그러나 PS3 콘솔 타이틀은 확실히 Wii의 그것을 압도한다. Wii보다 더욱 세밀해진 모션 컨트롤 조작을 이용해 PS3의 수준 높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PS 무브’ 를 위해서 PS3를 살 필요까지는 없지만, PS3 유저라면 분명 ‘PS 무브’ 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