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헌터 프론티어’(이하 몬헌)의 대국민 사과문에서 예고되었던 것처럼, 2월 12일부터 ‘몬헌’의 모든 컨텐츠가 무료 개방되었다. 유료 계정으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게임의 무료 개방은 ‘몬헌’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대국민 사과문 발표와 한국에만 적용되는 추가 요소 등의 삽입으로 유저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헌데 무료 개방과 관련된 공지사항을 보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면 무료화로 진행될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유료 계정으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일지도 모르지만)이러한 무료 개방화 실시는 확실히 파격적이다.
▲엄밀히 말해서 이번 컨텐츠 무료 개방은 오픈베타라고 보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보면 향후 상용화 실시에 대한 잠재적인 요소가 있다. |
새로운 조작법으로 즐기는 헌팅라이프!
그간 ‘몬헌’에서 신규 유저 유입에 대해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것이 바로 국내에서는 생소한 ‘몬헌’만의 조작법이었다.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MMORPG나 FPS게임들은 마우스만으로도 게임플레이가 가능하거나, WASD 키로 이동이 가능한 형태의 게임들이 주를 이루었고, 국내 유저들도 이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에 비해 ‘몬헌’의 기본 키 세팅은 키패드 방향조작에 WASD키로 공격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게임의 조작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또한 마우스를 통해 이동조작이 가능했지만, 보통의 MMORPG에서 나오는 이동지점 클릭이 아닌, 클릭을 지속하는 동안 앞으로 달려나가고 마우스를 움직여 방향을 조작하는 이색적인 방식이었다.
▲기존 조작방식 |
이렇게 기존의 국내 게임과 다른 방식의 조작은, 이전 베타테스트 기간과 상용화 단계에서 발생했던 유저 급감의 원인이기도 했다.
이번 ‘몬헌’의 조작법 변경에서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조작방법 추가로, WASD컨트롤 기반의 MMORPG나 FPS같은 장르의 게임과 같이 WASD로 캐릭터를 이동하고 마우스를 움직여서 시야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새로 추가된 조작방식 |
또한 기존 키 세팅에서 공격조작이었던 WASD키가 캐릭터 이동으로 바뀜에 따라, 마우스 버튼과 휠이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조이패드 조작에서 아날로그 스틱의 상하좌우의 입력에 따라 각각 다른 모션으로 공격하는 ‘몬헌’의 조작방식을 마우스로 이식한 셈이다. 좌, 우측 공격 입력은 마우스의 왼쪽 버튼과 오른쪽 버튼, 상하 공격 입력은 휠의 상하 스크롤로 적용되었다.
이 외에도 기존 인터페이스에서 insert키를 눌러야 열렸던 채팅창 활성화가 엔터키로 바뀌면서 보통의 국산 온라인 게임처럼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기존의 조작방식이 편한 유저들은 마니아, 중급자용 조작을 선택해서 적용하면 된다. 또한 PSP용 몬스터헌터의 조작에 익숙한 유저들을 위한 포터블용 조작방식도 존재한다.(조이패드 필요) |
▲게임의 분위기 연출에도 일부 변경점이 보인다. 오오 한글이다 오오... |
▲상자 근처에 다가가면 자동으로 열린다. |
새로운 조작방식. 문제점은 없는가?
마우스 조작으로 시점변경과 공격이 가능한 것은 기존 게임에서 많이 보여진 인터페이스라 기존의 독특한 인터페이스에 비해 초심자도 쉽게 적응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휠을 굴려서 때리는 공격방식은 개인적으로 키를 눌러 공격하는 타격감에 비해 좀 부족한 느낌이었다. 자고로 액션게임의 생명은 손맛이라 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패드를 사용할 때 공격조작의 기본 설정이 아날로그이기 때문에 필자의 이러한 사견은 설득력이 없을 수도 있지만, 엄지손가락을 상하좌우로 치열하게 놀리는 것과 좌우클릭, 가운데 손가락만을 사용해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그래도 사람의 손이 하나 더 생기거나 ‘몬헌’ 전용 마우스가 나오지 않는 이상은 휠을 활용한 공격방식의 도입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휠을 굴릴 때의 타격감 부족을 제외하면 나쁘진 않다. |
또한 마우스 조작을 통한 시점 변경도 기존 국내 게임에서 보여진 조작방식과 흡사하지만, 시점의 좌우각도 변경은 별 문제가 없는데 비해 상하각도의 변경에 대해서는 쪽에서는 불편함이 느껴졌다. 이는 ‘몬헌’의 상하시점 변경이 4단계로 나눠져 있기 때문인데,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에 비해 시점변경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사람의 손목의 좌우 움직임은 직선운동이 아니라 곡선운동이기 때문에 좌우로 시점각도 변경을 요란하게 하다 보면 손목의 움직임이 상하로도 움직이게 된다. 때문에 사냥 중 예기치 않게 땅을 바라보게 되거나 하늘을 멍하니 그냥 가만히 보게 되는 경우도 생겼다.
▲어딜 쳐다보는 거야! |
위에서 말했던 원활하지 못한 상하각도 변경은 이러한 손목의 곡선운동을 염두에 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작 필요할 때는 조절이 힘들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의도치 않게 변경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4단계로 나눠진 상하각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기존 FPS 게임들에서 보여진 자유로운 시점각도 조절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 통성명이나 좀 합시다!
조작법 이외에도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요소는 몬스터들의 이름이 표시된다는 점이다. 해당 몬스터에 이름이 표시되는 점은 보통의 MMORPG와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하며, 눈에 잘 띄는 글자 색으로 인해 화면에 보이는 몬스터의 존재를 빠르게 인식하는 것이 가능하다.
▲소형 몬스터는 하늘색, 보스급 몬스터는 오렌지색으로 표시된다. |
하지만 사냥에 있어서 어느 정도 리얼리티를 지향하는 ‘몬헌’ 특유의 분위기를 저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더군다나 현재 몬스터 이름 표시의 ON/OFF 기능을 옵션에서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존 ‘몬헌’의 분위기에 익숙한 유저들은 이에 대해서 불만족스러운 의견을 많이 표출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는 폰트를 좀 바꿔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
노가다여 이제는 안녕~
그리고 이번 컨텐츠 무료 개방을 선언하면서 홈페이지의 아이템샵에는 캐쉬로 구매 가능한 물품들이 대거 추가되었다. 추가된 물품들은 획득확률 10%미만의 귀한(그러면서 여기저기 많이 쓰이는) 소재들과 강력주, 강체주 같이 갤러리 대회로만 입수 가능한 장식주들로, 입수하는데에 운과 반복작업이 필요한 물건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기회에 좀 사람답게 살자. |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해 본 유저들은 알 것이다. 보스 몬스터의 난이도도 그렇지만 아이템제작이나 강화에 필요한 희귀소재 습득 때문에 어지간한 MMORPG 저리 가라 할 정도의 반복작업을 요하는 것이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특징이다. 때문에 이번 캐쉬아이템의 추가는 바쁜 일상으로 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힘든 유저들과 반복작업에 지친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다.
▲형이 역린이 필요해서 좀 자르고 어떤 날은 또 가시가 필요해. 그래서 잘라. 그렇게 형한테 꼬리 잘린 리오레이아가 4열 종대 앉아 번호로 연병장 두 바퀴다. 형이 지금 좀 피곤하니까 오늘은 그냥 질러라. 좋은 기회잖냐. |
얼핏 보기에, 희귀 재료들의 캐쉬구매는 반복작업으로 습득하는 것에 비해 성취도가 떨어져 게임에 흥미를 금방 잃게 될 수도 있어 보이지만, 캐쉬로 구매 가능한 재료들의 가격이 약간 높은 수준이기도 해서 100% 캐쉬아이템에 의존한 게임플레이는 생각보다 찾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선한 강력주 하나에 칠천원~ 고급용골 3개 떨이 구천오백원~ |
외양간을 떠난 소들,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이번 컨텐츠 무료 개방에서 도입된 새로운 조작법, 몬스터의 이름 표기 등은 일본 현지에서 실시되지 않은 국내 유저들을 고려한 요소의 도입이다. 또한 컨텐츠 무료 개방으로 ‘몬헌’의 변경점을 제한없이 체험해볼 수 있게 하여 유저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 지적했던, 어찌 보면 하는 사람에 따라 그 의견이 다를 수도 있지만 아직도 불편함이 느껴지는 있는 몇 가지 요소들이 있다. 물론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전부 다 만족시켜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생소한 조작법 때문에 국내에서 외면 받았던 경험이 있는 ‘몬헌’의 이번 컨텐츠 무료 개방은 향후 행보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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