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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소스 엔진 FPS ! 스팅 온라인

여태까지 FPS 게임의 소재는 줄곧 테러리스트나 외국의 분쟁에 국한되었다. 테러리스트와 그를 잡는 특수부대원의 활약, 혹은 외국 세력간의 싸움이 주된 소재로 쓰였다. 물론 FPS 게임의 배경이 정교하다 해서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그걸 일일이 생각해가면서 총을 쏘는 사람 또한 적다. 적군이 미군이라고 해서 “효순이와 미선이를 죽인 나쁜 놈들!” 해가면서 쏠 리가 없지 않은가.

▲ FPS라는 장르를 만든 존 카멕 가라사대,
"FPS는 포르노와 같다. 스토리가 있건 없건 상관없다"

그러나 ‘스팅 온라인’(YNK게임스. 이하 스팅)은 다르다. '스팅'은 남북한의 대치상황을 게임의 배경으로 쓰고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맵과 캐릭터들은 남북한의 대치상황이라는 배경에서 따온 것들이 많다. 다른 FPS 게임처럼 배경을 몰라도 게임하는데 지장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태까지 시도된 적 없는 ‘남북한의 긴장’ 을 과감히 소재로 쓸 생각을 했다는 것은 높이 사줄 만 하다.

그 유명한 소스 엔진의 사용, 그러나….

'스팅'의 새로운 시도는 남북한 대치상황만이 아니다. ‘스팅’은 국내에서 개발된 FPS로는 최초로 소스 엔진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소스 엔진은 FPS의 명작 ‘하프 라이프 2’와 현재도 서비스 되고있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 소스' 에서 쓰인 엔진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언리얼 3 엔진을 사용한 'A.V.A'(아바)가 버티고 있다. 소스 엔진을 사용한 ‘스팅’이 국내에서 빛을 볼 수 있을까?

소스 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맵에 나와있는 여러 사물들의 파괴가능성이다. 예를 들어 유리창을 쏘면 깨진다던가, 벽에 총을 쏘면 구멍이 파이는 효과들을 말한다. '스팅' 역시 소스 엔진의 장점을 그대로 받아들여, 맵에 나와있는 몇몇 사물들을 파괴할 수 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맵에 등장하는 비둘기와 개는 아군이 지나가면 날거나 짖어 적군에게 정보를 제공하기까지 한다.

▲ 다행히 LP가스통은 쏴도 터지지 않는다.

언리얼3 엔진의 요구사양이 높아 '아바'가 최적화에 애를 먹었던 것을 생각하면, '스팅'은 소스 엔진을 잘 사용하여 컴퓨터 사양을 탓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적화를 너무 잘한 탓인지, 다른 FPS와 그래픽이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04년에 나온 소스 엔진은 꾸준히 개선되어 지금까지도 쓰이고 있는데, 개선된 성능을 살려내지 못해 소스 엔진 개발 초기의 그래픽을 보는 듯 하다. 엔진의 성능을 더 살려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부족한 타격감이 유혈낭자로 커버가 될까?

만약 '서든 어택'이나 '스페셜 포스'를 해봤던 플레이어라면, '스팅'의 조준에 대해 굉장히 실망할 것이다. 크로스헤어(조준점)에 맞춰서 조준을 해도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고, 반동이 커서 한번 쏜 뒤에 다시 쏘기가 쉽지 않다. 사격시의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 이렇게 만들었겠지만, 이 점이 초보자들에게는 난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맞았는지 피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판정

'스팅'에 적응하기 힘든 점은 하나 더 있다. 피격시의 타격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총을 쐈을때, 이것이 과연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알기가 힘들다. 거기에 조준이 잘 되지 않는 점도 가세하여, 상대만 보이면 난사를 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난사를 해도 잘 맞지 않고, 맞아도 그게 맞았는지 긴가민가하다. '서든 어택'이 많은 접속자수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간단한 조준과 적절한 타격표현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스팅'이 보완해야 할 점은 이미 나와있다.

▲잔인하다/그렇지 않다를 떠나 피가 너무나 많이 튄다.

타격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대신, '스팅'은 ‘피바다’를 몸소 구경할 수 있다. 약간의 타격에도 피가 튀고, 튄 피가 맵에 그대로 남아 있게된다. 헤드샷이라도 해서 피가 많이 튄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거기에 소스 엔진의 리얼한 표현까지 더해져 수류탄이라도 맞으면 시체가 튀기도 한다. 하지만 잔인함이 타격감과 동의어는 아니다. 필요 이상의 피는 쾌감보다는 짜증만 일어나게 할 뿐이다.

남북한의 긴장과 갈등. 하지만 그뿐

앞서 말한 남북한 대치상황이라는 배경은 게임상에서도 표현된다. 진영 별로 사용 가능한 총이 따로 있다. 예를 들면 남한/미국만이 M-4, K-2를 구매할 수 있고, AK-47, AK-74U는 북한과 러시아만 구매할 수 있다. 총이라면 다 써보면서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도 좋겠지만, 남북한의 긴장구도를 배경으로 내세운 만큼 사실성을 강조한 것이다.

▲무기의 선택은 사실적이나 무기의 디테일은 그리 사실적이지 못하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북한군(인민군)에 대한 표현일 것이다. “날래날래 가라우!” “불소나기를 갖다 부으라우!” 같은 북한군의 라디오 채팅은 여태까지 FPS에서 생각조차 하지 못한 시도였다. 맵 군데군데에 북한 관련 사물들 - 김일성 부자 초상화, 혁명 포스터 등등 - 이 있는 것을 보면 배경에 나름 신경을 썼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국가보안법에 안걸리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서든 어택'은 간편한 조작감을 무기로 삼았고, '아바'는 그점을 포기한 대신 세련된 그래픽을 승부수로 내세웠다. 그렇다면 ‘스팅’ 은? 소스 엔진과 유혈낭자와 북한군 사투리를 빼면 다른 FPS 게임과 비슷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게임에 비해 타격감도, 조준도, 그래픽도 떨어진다. 특히 소스 엔진을 조금만 더 활용할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게임이 스페셜 포스-서든 어택-아바로 이어지는 국내 FPS게임의 계보를 제대로 이어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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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FPS
제작사
게임소개
`스팅`은 남북한의 대치상황을 게임의 배경으로 쓰고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맵과 캐릭터들은 남북한의 대치상황이라는 배경에서 따온 것들이 많다. 다른 FPS 게임처럼 배경을 몰라도 게임하는데 지장이 없는 것은 사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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