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테마 > 이구동성

[이구동성] 올해 E3가 재미없었던 세 가지 이유

/ 1

메카만평

[관련기사]
Xbox720도, 놀라운 정보도 없었다! MS 컨퍼런스

세계 3대 게임쇼 중 으뜸이라 불리우는 미국의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2012’ 가 7일(현지시간), 3일간의 여정을 끝으로 대망의 막을 내렸습니다. E3는 전세계 업계 관계자와 팬은 물론, 일반인들의 시선까지 집중되는 게임쇼이기 때문에 공개되는 정보 역시 1년 중 최대 규모입니다. 제작년의 경우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3DS와 MS의 키넥트가 대대적으로 공개되었으며, 작년에는 닌텐도의 차세대 콘솔인 Wii U를 비롯하여 PS비타의 공식 명칭과 가격 등이 발표되었죠.

그런데 올해 E3의 화제를 돌이켜보면 통 기억나는 게 없습니다. 유비소프트 등 수많은 게임 업체가 자사의 든든한 신작 라인업을 공개하긴 했지만, 뭔가 부족하고 공허하며 속이 텅 빈 느낌이 들죠. 오죽하면 현장에 직접 방문한 기자단 사이에서 ‘E3는 이제 끝이야’ 라는 블랙 유머까지 떠돌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올해 E3가 특히 재미없었다고 지적받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원인은 대다수의 팬들이 눈이 빠져라 기다렸던 정보, 바로 Xbox360와 PS3의 뒤를 이을 차세대 콘솔에 대한 소식이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국내를 비롯한 전세계 수많은 팬들은 새벽, 밤, 저녁, 아침, 낮 시간대에 각자 할 일을 제쳐가며 MS와 소니의 컨퍼런스에 눈과 귀를 기울였지만, 발표된 것은 예년보다도 못한 신작 라인업 뿐이었죠. 저 역시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밤잠을 설쳐가며 별 내용도 없는 컨퍼런스 중계방송을 보고 있자니, 그들의 머리끄덩이라도 잡아당겨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히고 싶은 충동이 들더군요.

실제로 게임메카 유저분들도 게임메카 부실한 ‘E3 2012’ 라인업에 대한 불만을 상당히 표출했습니다. ID boorito 님은 MS 컨퍼런스 기사가 나가자마자 “어셔 공연이 하이라이트였는데 관객들 반응도 하나같이 `이게 뭐임?` 하는 수준이어서 웃었음. 1시간 반 동안 시간 때우기 한 느낌이었는데 엑박 신형 기다리며 참았건만 이게 뭐야” 라며 분통을 터뜨리셨습니다. ID 굼메 님 역시 “기어워랑 헤일로 빼면 딱히 볼것도 없네.. 툼레이더랑 스플린터셀은 MS 독점도 아닌데 왜 저기 나왔담?” 이라며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사실, 말은 저렇게 했지만 이 사태(?)가 딱히 누구의 잘못은 아닙니다. MS와 소니 역시 누구보다 빨리 차세대 콘솔을 발표하고 싶겠죠. 그러나 수십 차례의 고민 후에 팬들 앞에 차세대 콘솔을 정식으로 발표하기에는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실제로 MS는 ‘이번 E3 에서 신형 콘솔 발표는 없을 것’ 이라며 사전 공지까지 했죠. 문제는 대중이 그걸 안 믿은 것 뿐입니다. 소니의 경우 몇 개의 PS4 관련 루머가 돌자마자 ‘소니 루머는 사실’ 이라며 죄다 의심하지 않고 신형 콘솔 발표를 기정사실화 해 버렸구요. 우리 모두가 김칫국을 너무 과음한 듯 합니다.

linehart-consol-1.jpg
▲ MS와 소니의 콘솔, Xbox360(좌)와 PS3(우)
그 후속 기기는 올해에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신형 콘솔의 부재만이 이번 E3를 실망스럽게 만든 것일까요? 딱히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새로 발표된 신작 게임 라인업 또한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죠. 위에서 언급한 소니와 MS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라인업은… 어셔 공연을 빼면 기억에 남는 건 ‘헤일로 4’ 신규 영상과 ‘비욘드: 투 소울즈’ 공개 정도입니다. 말하자니 속이 아프네요. 작년과 제작년 E3를 ‘자신들만의 쇼’ 로 만들었던 닌텐도 컨퍼런스 역시 솔직히 기대 이하였습니다. 물론 작년 발표된 바 있는 Wii U를 큰 변화 없이 그대로 들고 나왔다는 점도 있지만, 문제는 역시 게임 라인업이었죠.

이 점에 대해서는 게임메카 ID 호랑나배 님이 뼈아픈 한마디를 남겨주셨습니다. “Wii U 기술력은 알겠는데, 이미 1년전에 나와서 엔딩까지 본 게임들을 굳이 저걸로 하고 싶진 않다....” 라고 말이죠. 실제로 이날 공개된 ‘배트맨: 아캄 시티`,‘다크사이더스 2’, `매스 이펙트 3’, ‘탱크탱크탱크’,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트라인 2: 디렉터스 컷’, ‘닌자 가이덴 3’ 등은 닌텐도치고는 상당히 하드코어한 타이틀이지만, 결국 기존에 PS3나 Xbox360, PC로 출시된 바 있는(혹은 곧 출시되는) 게임의 이식작에 불과합니다. 그 외 신작으로는… ‘피크민 3’ 와 ‘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U’ 정도로는 좀 약하네요.

그 외에 콘솔 3사 외에 따로 컨퍼런스를 개최한 EA 역시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이 ‘늘 나오는’ 게임들로만 라인업을 꾸렸으며, 그나마 ‘좀비 U’나 ‘와치 독’, ‘스플린터 셀’, ‘어쌔신크리드3’ 등의 막강 라인업을 선보인 유비소프트 정도만이 본전치기를 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컨퍼런스 없이 출전한 업체들도 딱히 눈에 띄는 신작을 공개한 건 아니었으니… ‘신작 소식이 없다’ 라는 유저들의 불평도 당연합니다.

마지막 원인은 국내 유저들이 느끼는 소외감입니다. 닌텐도의 ‘닌텐도 랜드’ 는 그렇다 쳐도, MS가 2~30분 동안 설명한 키넥트 음성인식과 홈 엔터테인먼트 기능, 스마트 글래스 등의 신기술, 소니의 ‘PS수트’ 의 새이름 ‘PS모바일’ 등은 솔직히 국내 유저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아무리 이게 혁신적이니, 새로운 엔터테인먼트를 선도하니 어쩌니 해도 와닿지 않는걸 어떡하나요. 결국 유저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하품만 푹푹 내쉬었습니다.

물론 ID vkfkrhs 님처럼 “신형 엑스박스는 없었지만 기어워랑 헤일로4 같이 든든한 엑스박스 라인업이 발표된 것 만으로도 만족합니다. 키넥트 음성지원이니 TV 같은 건 국내에 도입되지 않을테니 기대도 안 하지만요” 라며 나름 만족했다는 소박한(?) 분도 계셨습니다. 사실 시야를 조금 넓혀 보면 이번에 공개된 ‘헤비 레인’ 제작사 퀀틱드림의 신작인 ‘비욘드’, 너티 독의 초특급 신작 ‘라스트 오브 어스’ 협동 플레이, 베데스다의 명작 RPG를 원작으로 한 ‘엘더스크롤 온라인’, E3 전에 게임인포머를 통해 공개되긴 했지만 ‘기어즈 오브 워: 저지먼트’ 등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 정보도 분명 있었으니까요.

아무튼 최근 몇 년 새 조금씩 볼거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 같은 E3 입니다만, 내년에는 뭔가 놀라운 소식과 함께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소니와 MS의 차세대 콘솔은 대체 언제쯤 발표될까요?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게임잡지
2006년 8월호
2006년 7월호
2005년 8월호
2004년 10월호
2004년 4월호
게임일정
202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