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수) 국내 공개서비스를 시작하는 '플래닛사이드 2'
소니 온라인 엔터테인먼트(SOE)가 개발하고 다음이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는 MMOFPS ‘플래닛사이드 2’가 오는 18일(수) 공개서비스를 시작한다.
전작인 ‘플래닛사이드’는 최초의 MMOFPS로 불리는 ‘트라이브스’와 함께 해당 장르를 개척한 게임으로, 향후 ‘헤일로’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 후속작인 ‘플래닛사이드 2’는 지난 2011년 처음 공개되었을 때부터 국내외 FPS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고, 2012년 말부터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1년 반째 F2P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플래닛사이드 2’의 장점이자 단점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MMOFPS 장르라는 것이다. 수백 수천 명의 유저가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세력전을 벌인다는 콘셉에 반한 유저들은 국내 서비스 결정 전부터 해외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겨온 한편, 기존의 FPS와는 다른 개념에 적응하지 못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여기에 배경까지 호불호가 극명히 갈린다는 SF 세계관이다. 높은 게임성과 진입장벽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양날의 검’ 같은 게임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까다로운 게임을 국내에 런칭하기 위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 까다로운 국내 유저들을 설득할 만한 장치는 충분히 마련되었을까? SF라는 코드는 잘 통할까? 다양한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에서 ‘플래닛사이드 2’를 담당하고 있는 김현호 마케터와 이정순 PM을 만났다.
▲ 다음커뮤니케이션 '플래닛사이드 2'를 담당하는 김현호 마케터(좌)와 이정순 PM(우)
‘플래닛사이드 2’를 처음 봤을 때 인상은 어땠나?
이정순 PM: 솔직히 말해 처음엔 ‘한국에서 통할까?’ 싶었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서든어택’ 등의 FPS와 너무 다른 스타일이었고, 심지어 배경은 SF였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많은 우려를 했다. 그러다 결국 ‘서든어택’을 이긴다기보다는 또 하나의 FPS 장르를 개척하자는 결론으로 출시를 결정하게 되었다. 한동안 FPS 신작이 나오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국내에서 SF 장르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 특히 게임 분야에서는 성공하는 경우가 극히 적은데?
이정순 PM: 저희도 처음 이 게임을 봤을 때는 전형적인 SF인 줄 알았다. 행성이 나오고, 각종 로봇과 미래형 병기가 등장하니까. 그러나 막상 게임 안에 들어가 보니, 본격 SF라고 할 만한 요소는 많지 않았다. 병기 시스템도 미래라기보다는 근미래에 가깝고, 로봇보다는 오히려 인간이 더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흥행에 성공한 SF 영화도 많이 나왔기에 큰 거부감은 들지 않을 것 같다.
김현호 마케터: SF의 느낌이 있긴 하지만, 게임 패턴이나 스타일 자체는 기존 FPS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특히 탄도학이나 락온 등은 현대전에서도 통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질감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
현재 다음은 다양한 게임 영상을 공개하면서 ‘플래닛사이드 2’의 가벼운 SF성을 강조하고 있다. 플레이 영상을 보면 기갑이나 항공은 약간 메카닉 느낌이 나지만, 전체적인 모습은 현대전과도 매우 흡사하다. 최근 인터넷 유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천조국의 군사장비’ 정도의 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무기나 탈 것 시스템을 보면 '배틀필드'나 '콜 오브 듀티' 같은 현대전의 느낌이 많이 난다
해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반이 지난 게임인데, 현재 해외에서의 성적은 어떤가?
이정순 PM: 솔직히 SOE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게임은 아니다. 그러나 SOE의 상위권 게임 그룹에 속해 있다. 서비스 초반에 비하면 인기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현재도 꾸준히 즐겨주는 유저가 상당히 많아 SOE에서도 장기간의 업데이트 계획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게임이 잘 안 되면 업데이트 빈도도 줄어들 텐데, 일단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다.
김현호 마케터: 이전까지 국내에서 접속해 즐기는 유저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국내에서 1, 2차 테스트를 진행하고 나니 한국 지역에서 접속하는 유저가 평소보다 3~4배 정도 늘었다고 한다. 오픈 때까지 못 기다리고 북미 서버로 향한 신규 유저들이다.
‘플래닛사이드 2’ 국내 서비스를 발표한 지 8개월이 지났다. 가장 중점을 기울인 부분이 어디인가?
이정순 PM: 가장 총력을 기울인 부분은 한글화였다. 일단 ‘플래닛사이드 2’는 게임 내 용어 자체가 기존 온라인게임과 많이 다르다. 예를 들면 길드를 ‘아웃핏’으로, 전장 투입을 ‘인플로이’로 부르는 등이다. 이러한 용어의 맛을 살리면서 한글화를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 부분에서는 북미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는 한국 유저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1, 2차 테스트에서 선보인 한글화 결과물에 대한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 물론 신규 유저들은 다소 생소한 단어를 어려워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금방 익숙해지시더라.
다음으로는 초보 유저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기 위해서 애썼다. 일단 게임 관련 자료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위키를 만들었고, 소개 및 튜토리얼 영상을 통해 쉬운 적응을 도왔다. 현재는 북미에서 선보여진 영상 가이드에 한글 음성을 덧입히는 작업 중이며, 웹에서 특성 트리를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장치도 준비 중이다.
과거 ‘와일드플래닛’이나 ‘코즈믹 브레이크’, ‘헉슬리’ 등 국내에서 서비스된 MMO 슈팅 게임들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국내 정서와 MMOFPS 장르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플래닛사이드 2’가 기존 작품들과 비교해 차별화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김현호 마케터: 사실 국내에 소개된 MMOFPS 게임은 MMORPG에 FPS를 섞어 놓은 느낌이 강했다. 주 콘텐츠는 PvE였고, 전투는 곁다리인 형태였다. 장르 상 MMOFPS나 MMOTPS에 묶여 있을 뿐이지, MMORPG쪽에 더 가까운 ‘슈팅 MMORPG’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플래닛사이드 2’ 는 FPS의 주 모드인 PvP를 기반으로, 그 규모를 MMO로 발전시킨 게임이다. 기존 게임과 확실히 다르다는 점은 접속하면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작 ‘플래닛사이드’ 보다 즐기기가 쉬워졌기에, 어느 정도의 대중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MMORPG가 아닌 FPS의 게임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플래닛사이드 2'
‘플래닛사이드’ 시리즈는 국내 일반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 아닌데, 현재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가?
김현호 마케터: 초반에는 다소 어려운 게임성 때문에 목표를 적게 잡았는데, 테스트 결과가 이를 상회했다. 게임 정착 지표(재접속률)도 나쁘지 않아서, 공개서비스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 ‘플래닛사이드 2’의 목표는 ‘서든어택’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재미를 찾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호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였기에, 내부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다.
테스트 기간 중 수집한 유저들의 의견은 어떤 것들이 있었고, 어떻게 반영되었나?
이정순 PM: 게임 시스템이나 한국만의 콘텐츠를 추가해달라는 의견은 거의 없었다. 제일 많았던 의견은 튜토리얼 개선 요청이었다. 길고 방대한 튜토리얼 시스템 때문에 초반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유저가 많아, 이를 많이 보완하는 중이다. 그전까지는 게임 내에서 직접 게임을 가르쳐주는 ‘조교’ 시스템을 운영할 예정이다. 게임 내 상주하고 있는 조교가 초보 유저들과 스쿼드를 맺고 플레이 가이드를 하는 방식인데, 이는 1차 테스트에서도 반응이 좋았던 부분이다.
게임 콘텐츠와 관련된 부분은 북미 기준을 따라갔지만, 간혹 중요한 요청사항이 발생하면 SOE 본사와 이야기해서 보완하곤 했다. 다만 시차가 17시간이나 나다 보니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주고받기가 어려워 직원들이 종종 밤을 새웠다. 가장 당황했던 것은 샌디에고에 산불이 나서 SOE가 문을 닫아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을 때였다. 한국으로 말하면 남산에 산불이 나서 다음 본사가 문을 닫는 셈이라 조금 당황했다. 하지만 SOE 쪽에서도 한국(군대 문화 등)에 관심이 많아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 서버만의 특화 콘텐츠는 없는가?
이정순 PM: 공개서비스 때 1~2개 정도의 한국적 아이템을 선보일 듯하다. 이후에도 한국적인 문양이나 무기류가 추가될 수는 있다. 그러나 미션을 추가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고유의 퀘스트가 추가되는 등의 업데이트는 어렵다.
스마트폰을 통한 게임 지원 콘텐츠나 DB 공유 등의 계획은?
이정순 PM: 아무래도 실시간으로 적진을 점령하는 게임이다 보니, 점령 상황이나 아웃핏(길드) 활동 등을 웹과 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은 북미에서도 현재 제공 중인 서비스로, 공개서비스 이후에 국내 유저들에게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모바일에서도 실시간 점령 현황을 알 수 있도록 앱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F2P 및 프리미엄 멤버쉽 서비스가 존재하는데, 국내 부분유료화 계획은?
이정순 PM: 일단 프리미엄 멤버쉽은 PC방 혜택 등으로 대체 제공될 것이다. 보다 빠르게 접속하게 해 준다든가, 게임 포인트 획득량을 늘려준다든가 하는 혜택을 준비 중이다. 일반 유저들은 캐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 부분은 북미 기준으로 조금 저렴하게 책정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플래닛사이드 2’의 목표를 말해달라
이정순 PM: 우리의 목표는 한국 시장에서도 MMOFPS가 통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플래닛사이드 2’가 MMOFPS라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해 기존 FPS와 공존하기를 바란다. 참, 개인적으로는 현재 다음에서 준비 중인 온라인게임 2종(위닝펏, 검은사막)보다 ‘플래닛사이드 2’가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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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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