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코리아의 차기작 ‘아브리아’가 윤곽을 드러냈다. 모바일 MORPG ‘로스트 인 스타즈’ 이후 출시하는 동일 장르의 신작이다. ‘아브리아’의 첫 대면을 위해 오랜만에 강남에 위치한 그리코리아의 사무실을 찾았다. 메리츠빌딩을 사무실로 쓰던 때와 달리 다소 단출해진 모습이었다.
내부 직원 역시 약 40명 규모로, 초기에 비해 3분의 1 이상 줄었다. 일반적인 중견 모바일 개발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지만, 워낙 야심 차게 출발했던 그리코리아인지라 당시 받은 충격은 적지 않을 터였다. 내심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하나 고민했지만, 예상외로 정낙우 아트디렉터는 담담한 태도로 인터뷰에 임했다.
“작년엔 상황이 좀 안 좋긴 했죠. 그래도 지금은 많이 안정됐어요. 오히려 그런 시기를 거쳐오면서 남은 사람들은 좋은 게임을 만들어서 회사를 키워나가자는 일념으로 다시 의기투합해서, 개발팀 자체는 더 단단해졌어요.”
익히 알려졌듯 그리코리아는 사연이 많은 회사다. 일본 기업 그리의 한국 지사로 출발해, 지사를 설립하자마자 150명에 달하는 인력을 채용했다. 이후 ‘로스트 인 스타즈’와 ‘배틀코드 온라인’, ‘만테카 히어로’ 등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며 전문 개발사로서의 입지를 다져가나 싶던 찰나, 본사 상황 악화로 인해 인원감축을 단행해야 했다.
모두가 그리코리아가 철수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어놓던 때, 그리코리아는 본사로부터 ‘개발 권한’ 독립을 선언했다. 급변하는 국내 모바일시장 환경에 맞춰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을 유연하게 만들고, 자체 개발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독립 스튜디오로 거듭난 그리코리아는 지난해 ‘지스타 2013’에 참가했고, 개발력을 집약한 새로운 모바일 MORPG로 찾아오겠다는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작품이 바로 ‘아브리아’다.
새로운 출발 꿈꾸는 그리코리아의 동반자 ‘아브리아’
▲ 함께 인터뷰를 진행한 그리코리아 박민수 홍보팀장(좌)와 정낙우 아트디렉터(우)
독립 개발사로 출범한 후 첫 작품이다. 감회가 어떤가?
그리코리아 정낙우 AD(이하 정 AD):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잘 되기만 해준다면 첫 관문을 무난히 넘겼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작년 지스타에서는 ‘아브리아’가 기획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오래 개발한 것 같다.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개선 중에 있어서인가?
정 AD: 그 부분은 이미 개편이 완료됐다. 서류상으로는 여전히 일본 그리 본사의 자회사지만, 마케팅이나 개발에 관한 권한이 대폭 강화돼서 본사에서도 크게 간섭하지 않는다. 독립적인 개발사나 다름없다.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려다 보니 개발 기간이 예상보다는 조금 길어졌던 것뿐이다. 특별히 개발 과정에 차질을 빚은 사건은 없었다.
그리고 사실 그리 그룹 안에서 모바일로 풀 3D MORPG를 개발할 수 있는 회사는 한국밖에 없다 보니, 본사에서도 전적으로 맡기는 분위기다. 일본에서는 구현되기 힘든 게임이다 보니 관심도는 높지만 섣불리 건드릴 수는 없는 상황이랄까.
그럼 본격적으로 게임 이야기를 해보자. ‘아브리아’는 어떤 작품인가?
정 AD: ‘아브리아’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액션 MORPG다. 그만큼 수준 높은 전투와 조작감에 신경을 많이 썼다. 무조건 좋은 아이템을 장착하면 캐릭터가 강해지는 구조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전략적으로 캐릭터의 스킬을 배치하고 컨트롤을 직접 하는 재미를 느끼도록 만들었다.
▲ 기자가 '아브리아'의 조작법을 궁금해하자, 정 AD는 손수 게임을 플레이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무조건 직접 컨트롤만 지원하나?
정 AD: 아니다. 일반 던전 플레이에서는 자동 전투를 지원한다. 그러나 ‘아브리아’의 핵심 콘텐츠는 실시간 PvP이기 때문에 조작 방식에 좀 더 심혈을 기울였다.
요즘은 실시간 MMORPG도 모바일로 나오는 추세다 보니, 실시간 PvP만 강조하기에는 좀 부족한 감이 있는데.
정 AD: ‘아브리아’는 조작과 전략적인 액션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다양한 콘텐츠와 화려한 전투보다는 캐릭터를 손수 조작하는 재미와 자신의 성향에 따라 스킬을 직접 구성하는 묘미를 강조하고 싶다.
더불어 모바일에서도 다른 유저들과 역할을 나누어 적을 상대하는 협동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게임을 보면 알 수 있듯, 모든 캐릭터는 각기 자신만의 특성을 가진다. 개성이 뚜렷하다 보니 팀을 구성해 PvP를 진행하면 각자 담당해야 하는 역할이 다르다. 예를 들어 마법사는 탱커 뒤에 숨어서 대미지를 주로 넣고, 탱커는 마법사를 공격하려는 적을 막아서야 한다. 이런 플레이는 플레이어가 의도를 갖고 직접 캐릭터를 조작해야 가능한 것이다.
▲ 딜러 역할에 충실한 마법사형 캐릭터 '데스워커'
이 외에 네 가지 직업군이 더 마련되어 있다
▲ 3:3 PvP 플레이 모습
간단한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 '아브리아' 실제 플레이 영상
그렇게 되면 다양한 스타일의 캐릭터를 제공해야 여러 가지 플레이가 가능할 것 같다.
정 AD: 그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 지금은 총 다섯 가지의 캐릭터만 주어지지만, 차후에는 여러 가지 챔피언들이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출시 후 콘텐츠 업데이트 일정은 어떻게 되나?
정 AD: 일단 신규 지역을 추가할 때 공개할 몬스터는 이미 제작이 끝난 상태다. 이어서 진행될 크고 작은 업데이트 일정도 미리 계획해놓고 있다.
그리고 콘텐츠 업데이트 관련해서는 ‘로스트 인 스타즈’에서 경험한 바가 많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도 ‘로스트 인 스타즈’에는 일주일에 두 세 번씩은 이벤트가 진행되고, 업데이트도 정기적으로 하는 중이다. ‘아브리아’에도 비슷한 간격을 두고 콘텐츠가 추가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로스트 인 스타즈’도 MORPG다. ‘아브리아’와 겹치는데, 기존에 확보한 유저 풀을 공유할 생각으로 동일 장르를 선택한 것인가?
정 AD: 그건 아니다. 그리코리아가 가장 잘 만드는 장르가 MORPG이기에 ‘아브리아’를 차기작으로 낙점한 것이다. 기존 ‘로스트 인 스타즈’ 유저가 ‘아브리아’를 플레이하면 레어아이템을 지급하거나 다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홍보는 할 예정이지만, 신규 유저를 많이 확보해 ‘아브리아’만의 단일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는 게 목표다.
최근 비공개 테스트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테스트 일정은 어떻게 되나. 그리고 정식 출시 일자도 궁금하다.
정 AD: 아직 마무리 안 된 부분이 있어서, 테스트 일정은 미정이다. 출시는 6월 중으로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 AD: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출시하는 작품이라, 개발자들 모두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아브리아’ 개발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 많은 경험과 역량을 가진 이들이고, 보다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한 결과이니 많은 유저들이 즐겨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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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막내 위치를 벗어난 풋풋한 기자. 육성 시뮬레이션과 생활 콘텐츠를 좋아하는 지극히 여성적인 게이머라고 주장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납득하지 않는 것 같음.glassdrop@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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