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간편한 게임’이 트렌드로 떠오르는 지금, 이를 거부하고 독보적인 길로 큰 인기를 얻은 게임이 있다. 이 작품을 처음잡는 사람은 튜토리얼 단계도 넘기 힘들며, 웬만한 하드 게이머들도 혀를 내두르고 ‘극악의 난이도’라고 평하는 이 게임은 ‘다크 소울’이다. 워낙 게임이 어렵다 보니 도전 과제를 전부 달성한 유저가 전체의 10퍼센트도 안 된다.
그래서 후속작인 ‘다크 소울 2’가 발매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대중성을 위해 조금 쉬워졌을지, 아니면 흥행의 코드로 판단됐던 난이도인 만큼 더 어려워졌을지, 게이머들의 관심은 당연히 '난이도' 였다. ‘다크 소울 2’ 한글 버전 정식 발매를 앞두고 한국을 찾은 프롬소프트웨어 타니무라 유이 디렉터는 “도움을 주는 요소는 많이 넣었지만, ‘다크 소울’ 시리즈의 메인 콘셉트인 ‘성취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난도는 전작과 유사하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타니무라 디렉터가 언급한 전작과 유사한 난이도가 어느정도인지, 또한 ‘성취감’을 강화하는 요소와 유저를 도와주는 시스템은 무엇인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 '다크 소울 2' 타니무라 유이 디렉터
‘다크 소울2’을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
타니무라 유이 디렉터(이하 타니무라): ‘다크 소울’의 주 콘셉트인 성취감을 강화시키는 장치와 게임 세계관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온라인 플레이 시스템에 집중했다. 더불어 능력치를 다양화시키고 무기 사용 방식도 추가해 ‘다크 소울 2’는 전작보다 좀 더 자유로운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온라인 멀티플레이 기능인 ‘계약’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플레이어가 유저에게 불시에 침입을 당했을 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고, 자신이 설정한 도우미를 전투 중 소환하는 ‘청의 수호자’라는 기능도 강화됐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즐기는 중에 여러가지 도움을 받아 좀 더 수월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작에 비해 캐릭터가 죽는 모습이 다양해졌다고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타니무라: 캐릭터가 죽는 상황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몬스터를 거의 다 잡을 뻔 했는데 아쉽게 죽거나, 손도 못 써보고 무기력하게 쓰러지는 등 경우의 수가 매우 많아졌다. 그래서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따라 죽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무기를 양 손에 들고 사용하는 이도류가 추가됐다. 아무래도 난이도가 높다 보니 방패를 착용하지 않으면 몬스터를 상대하기 힘든데, 이는 플레이에 능숙한 게이머를 고려해 더한 것인가?
타니무라: 맞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좀 더 다양한 전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도류 방식을 사용하고 싶다고 피드백을 준 유저들이 많았고, 이를 고려해 수정한 것이다.
‘다크 소울 2’는 전작과 세계관이 동일한데, 게임 스토리나 등장 지역 등에서 연계되는 부분이 있는가?
타니무라: ‘다크 소울’ 직후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 차이를 두고 진행하는 것이라 스토리상 이어지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세계관을 공유하기 때문에 설정 상 공통점은 있으며, 게임 곳곳에서 그런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어떤 부분이 어려워졌고, 또 쉬워졌는가?
타니무라: ‘다크 소울 2’가 전작에 비해 어려워졌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사실 난이도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설마 유저들을 괴롭히려고 게임을 만들겠는가(웃음). 성취감이 가장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유저가 죽더라도 자기가 왜 죽었으며, 이 상황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 지 고민할 거리를 던지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플레이어를 돕기 위한 장치를 많이 마련했다. 예를 들면 화톳불 앞에서 쉬게 될 경우, 전작에서는 무조건 적이 되살아났다. 하지만 ‘다크 소울 2’에서는 화톳불 앞에서 휴식을 해도 적이 부활하지 않는다.
오구라 야스노리 PR부장: 어떻게 열심히 하다보면 진도는 나갈 수 있는 난이도로 만들었다. 마음이 좀 꺾이는게 테마였는데 이번엔 그런 요소가 많이 줄어들도록 노력 했다.
전작의 도전과제 달성율이 굉장히 낮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비율이 올라갈 것 같은가?
타니무라: 트로피 달성률이 굉장히 낮은 건 사실이고, ‘다크 소울 2’ 허들도 여전히 높다(웃음). 아마 이번에도 달성 못하는 유저들은 끝까지 안될 것 같다.
전작에서는 멀티플레이 시 서버 문제가 많이 지적됐다. 이런 부분은 개선됐는지?
타니무라: 제일 많이 신경 쓴 부분이다. 기존에는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진행하다 보면 이전에 마주쳤던 유저와 다시 만나거나, 동료 검색 시 만나게 되는 유저가 제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크 소울 2’ 전용 서버를 설치해서 좀 더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다. 치트키를 사용하는 유저에 대한 제재 방안도 마련했다. 예전에는 전용 서버가 없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전용 서버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능해질 것 같다.
‘다크 소울 2’를 차세대기로 발매할 계획이 있나?
타니무라: 아직까지는 없다. 하지만 한국 쪽에서 요청이 들어온다면 만들 수도 있지 않겠나(웃음).
‘다크 소울 2’를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타니무라: 게임의 볼륨이 전작보다 너무 커져서 힘들었다. 전작의 맹점이 콘텐츠 부족이라 보고 이번에는 많은 요소를 추가했는데, 목표는 1.2배 정도 늘리는 것이었으나 만들고 보니 1.5배 정도 되더라.
사망 시 패널티와 민첩성 스테이터스가 추가된 이유는 무엇인가.
타니무라: 민첩성은 캐릭터 육성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추가한 것이다. 사망 시 패널티는 죽으면 죽을수록 전체 HP가 줄어드는 시스템을 말하는 것 같은데, 이는 유저들이 보다 생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입한 것이다.
상자를 열거나 물건을 집을 때 생기던 무적 판정이 없어졌는데, 특별한 의도가 있는가?
타니무라: 해당 시스템이 난이도를 하락시킨다는 피드백이 있어 수정하게 됐다.
전작의 경우 패드 조작은 괜찮은데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이 다소 직관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크 소울 2’에서는 이런 부분이 개선되었는가?
타니무라: 개인적으로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한 조작이 게임 패드에 비해 일체감을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를 개선하기 위해 ‘다크 소울 2’에서는 유저가 직접 단축키를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오구라 야스노리 PR부장: ‘다크 소울’은 원래 PC발매 계획이 없었는데 유럽에서 요청이 와서 만든 것이었다. 부랴부랴 만들다 보니 콘솔 버전에 비해 부족함이 많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처음부터 PC판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 때문에 전작과 같은 문제들은 해결됐을 것이다.
‘다크 소울 2’는 평균 몇 번정도 죽어야 클리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타니무라: 개발하면서 죽었던 횟수를 세어본 적은 없는데, 100번에서 200번 정도 죽으면 가능할 것 같다. 전작의 서버 통계를 보면 한 시간에 80번정도(상급자인 경우에도) 죽었다는 결과가 나오는데, 어려워도 열심히 노력하면 충분히 엔딩을 볼 수 있다!
‘다크 소울 2’ 개발자들은 작품을 얼마나 플레이하는가?
타니무라: 개발자들도 ‘다크 소울 2’가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아주 어렵게 만들어놓고 점점 난이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레벨디자인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계속 플레이를 하다 보면 점점 익숙해져서 실력이 좋아지는 사람도 있는데, 그 개발자들의 의견은 안 듣는다. 신뢰가 안 되니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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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막내 위치를 벗어난 풋풋한 기자. 육성 시뮬레이션과 생활 콘텐츠를 좋아하는 지극히 여성적인 게이머라고 주장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납득하지 않는 것 같음.glassdrop@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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