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노게임스의 신작 웹게임 '카투가' 트레일러
웹게임 ‘부족전쟁’ 개발사 이노게임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 마이클 질머가 한국을 방문했다. 이노게임스는 독일에 본사를 둔 웹게임 전문 개발사로 회사 창립의 계기이자 대표 타이틀인 ‘부족전쟁’은 현재 30개 이상의 언어로 전 세계 약 5천만 명의 게이머에게 서비스되고 있다.
‘부족전쟁’을 비롯해 ‘제국건설’, ‘그레폴리스’, ‘포지오브엠파이어스’ 등 다수의 웹게임으로 현재 전 세계 1억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이노게임스는 해외 지사를 한국과 브라질 단 두 곳만 설립했다. 특히, 중국산 웹게임의 영향력이 큰 국내 시장에 먼 유럽의 낯선 웹게임 개발사가 틈을 비집고 들어오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았을 터. 그럼에도 한국 지사를 차렸다. 게다가 국내가 모바일게임의 영향력이 점차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통 웹게임을 런칭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고자 내한 중이던 이노게임스의 마이클 질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노게임스 공동 설립자이자 COO 마이클 질머
- 취미로 시작한 웹게임 개발이 회원 1억 명의 회사로 거듭나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3년 독일의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마이클 질머(이하 마이클)는 친구 핸드릭 클린드워스와 그의 동생 아이크 클린드워스 두 명과 함께 취미활동으로 웹게임을 개발했다. 당시 웹게임(정확히 웹브라우저 게임)이 많지 않던 시기였고, 무엇보다 PC게임이나 콘솔, 온라인게임보다 소요되는 자원이 적다 보니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마이클은 전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임이 ‘부족전쟁’이었고, 이들은 곧장 다른 친구들에게 게임을 소개해줬다. 결과는 놀라웠다. 2년 만에 액티브 유저가 10만 명을 돌파했고, 마이클과 클린드워스 형제는 대학교 서버만으로 감당하기가 버거워지자 아예 창업을 결심했다. 그렇게 취미로 시작한 웹게임 개발로부터 5년 후인 2007년 이 세 명의 대학생은 이노게임스 공동 설립자로서 사업 수완이 뛰어난 핸드릭은 CEO를, 부족전쟁을 설계하고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아이크는 CCO에, 마이클은 COO를 맡게 됐다.
- 잘 나가는 유럽과 북남미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 진출
회사를 설립한 마이클은 독일 즉 유럽을 중심으로 유저 확보에 나섰다. ‘부족전쟁’의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회원 수가 우후죽순 늘어났고, 북남미까지 영향력을 넓혀 현재 1억 명을 넘어서는 회원을 확보했다. 마이클은 이런 현상에 대해 네트워크를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유저들의 성향이 일반 게임보다 접근성이 높은 웹게임을 통해 발휘되면서 장기간에 걸쳐 이용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장수 비결을 설명했다.
이노게임스는 유럽과 북남미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도 관심을 두고 있었다. 회사 설립 1년 후인 2008년 아시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의 웹게임 사용자 규모가 900만 명에 달했고, 이 시기에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웹게임의 거대 글로벌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도 서서히 웹게임에 관한 관심이 꿈틀거리던 시점으로 2009년 ‘칠용전설’이 서비스 1주일 만에 동시 접속자 3만 명을 돌파하며, 기폭제가 되어 웹게임에 대한 시장 관심이 급물살을 탔다.
이노게임스는 이와 비슷한 시기에 ‘부족전쟁’을 국내에 런칭 했으나 한국과 독일 간의 서비스운영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쉽사리 한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던 탓에 올해 초 한국 지사인 이노게임스코리아를 설립했다. 이노게임스코리아는 ‘부족전쟁’과 함께 ‘제국건설’을 정식 런칭하며 국내 웹게임 시장에 발을 들이고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 마이클 질머(좌)와 이노게임스 코리아 이상수 지사장 (우)
- 거품 빠진 한국 웹게임 시장, 차별화된 웹게임으로 경쟁해야
마이클은 한국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한국 게임시장은) 막 웹게임의 봉우리가 피기 시작한 무렵이었고 ‘부족전쟁’을 통해 유저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웹게임 개발이 쉽다 보니 점차 중국산 웹게임이 한국으로 쏟아져 들어왔고 이 때문에 시장 자체에 거품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국내 웹게임 시장이 축소가 아닌 이 같은 거품이 빠졌기 때문에 침체한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현상을 짚었다.
거품이 빠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차별화된 게임성이 효과적이라는 그는 신작 웹게임 ‘카투가’를 언급했다. 삼국지 배경의 웹게임이 만연한 가운데 이노게임스의 최신작인 ‘카투가’는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함대전으로 독특함을 강조했다. 유니티엔진으로 개발한 정통 웹게임으로 우선 유럽에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국내 진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 전 세계 5천만 명이 즐기는 '부족전쟁'
▲ 현재 서비스 중인 중세 배경의 '제국건설'
마이클 질머는 한편으로 모바일게임의 성장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이나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증하는 중이며 특히 유럽 같은 경우 모바일 개발자가 많다고 너스레까지 떨었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모바일게임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곳이라며, 추켜세운 그는 이런 흐름에 맞춰 현재 서비스 중인 웹게임을 모바일버전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미 지난 21일, 대표작 ‘부족전쟁’의 안드로이드 버전 어플을 출시했으며, 오는 6월 개최되는 E3 게임쇼에서는 현재 서비스 중인 ‘제국건설’의 아이폰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모바일과 PC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연동되는 크로스 플랫폼 타이틀 3개를 내놓을 계획이다.
- 한국은 모바일 강국, 웹게임이 살아남을 길은 모바일과 크로스?
2009년부터 한국을 꾸준히 방문 중인 마이클은 첫 방문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가 모바일과 글로벌화임을 강조했다. 과거 해외 모바일 시장은 애플의 아이폰이 주류였지만, 삼성 등이 안드로이드 기반의 다양한 모바일 제품을 내놓고 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증가하는 걸 보면서 그는 한국의 기술 영향력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이 같은 모바일 기기의 발전과 시장 점유율은 게임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게 됐고, 이는 한국이 모바일게임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적잖은 힘이 작용한 것으로 봤다.
앞으로 게임 시장이 디바이스의 변화에 따라 진화할 것이라는 그는 모바일게임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모바일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PC나 콘솔은 사실상 정체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그는 예로 22일 발표된 MS의 차세대 콘솔 게임기 XBOX ONE은 지켜본 사람들로부터 게임에 대한 혁신보다는 홈 엔터테인먼트를 목적으로 하는 다용도의 멀티 디바이스 장치가 됐다는 반응이 많다며 자신 역시 비슷한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서비스 중인 웹게임들을 모바일버전으로 변환 중이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마이클은 이노게임스 게임을 이용 중인 국내 유저들에게 “1억 명 유저 풀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아직 우리 게임을 해보지 못한 유저가 있다면 한번 와서 해 보길 권한다.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 21일 출시된 '부족전쟁' 모바일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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