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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TCG 삼국 이터니티… '야한 전략'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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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프로모션 카드인 '하후월희' 최종 진화 모습 (사진 제공: 포케라보)

2012년 다음 모바게가 게이머들의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는 트레이딩카드게임(이하 TCG)인 ‘바하무트’를 성공적으로 국내 론칭하자, 업계에는 TCG도 국내에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 이후, 액토즈소프트가 ‘밀리언 아서’를 히트시키면서는, 이에 대한 게이머들의 명확한 니즈가 있음이 확실시됐다. 

 

이처럼 TCG 기반이 형성되자, 국내 개발사들은 새롭게 게임 개발을 시작하고, 이미 TCG를 어마어마하게 보유하고 있는 일본 게임사들은 앞다투어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덕택에 다양한 매력과 콘셉트의 게임을 즐기게 됐는데, 문제는 갑자기 또 많은 수가 쏟아지는 느낌이 든다. 어떤 경우에는 이 게임이 그 게임같고, 그 게임도 이 게임 같다.

 

24일 구글 플레이에 출시된 일본 포케라보의 인기 TCG ‘삼국 이터니티’의 첫인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사골처럼 많이 우려지는 ‘삼국지’ IP를 사용한데다가, 일본 특유의 피처폰같은 UI 디자인을 여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국 이터니티’가 눈에 띄는 이유는 섹시함?

 

톡, 까놓고 말해서 TCG ‘삼국 이터니티’는 야하다. 게임 내용이 야하다기 보다, 일러스트가 상당히수위가 높다. 물론, 야함의 기준이란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장담하건대 업무용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절대 '삼국 이터니티'의 이미지를 깔 수 없을 정도다. 당신의 이미지가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다.

 

‘삼국 이터니티’의 일러스트는 딱히 품격이 넘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그저 적당히 야하고 적당히 저렴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다. 웰메이드한 게임이라기보다 섹시함과 유쾌함을 적절히 섞은 B급 영화에 가깝다. 양팔로 가슴을 모으거나 팬티가 보일 듯 말 듯 다리를 세우고 앉아 있는 여장수들은 삼국지라는 이름만 가지고 있을 뿐, 차라리 그라비아 아이돌 화보와 유사했고, 속옷이 노출되기도 하는 레어급 카드는 꼭 팬티 색상이 흰색이라거나 하는 공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다못해 TCG에서 바스트모핑을 감상할 수 있으니 말 다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다고 불쾌감이 들 정도는 아니라는 점. 이미 우리 눈이 TV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옷만 갖추어 입었을 뿐 벗은 것과 다름없는 연예인의 선정적인 이미지들에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새롭고, 재미있다. 무엇보다 대놓고 상업성을 드러내는 솔직함이 마음에 들었다.

 

이쯤 되면 ‘삼국 이터니티’가 추구하는 콘셉트는 명확했다. 속된 말로 ‘오덕후’(오타쿠)를 위한 게임이다. 이른바 ‘오덕후’의 언어로 이야기하자면 '삼국 이터니티'는 ‘모에’한 콘셉트의 ‘망가’ 로 가득 찬 게임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물론, 여기서 ‘망가’란 우리나라 말로 ‘만화’ 뜻하는 일본어 단어 망가(漫画·Manga)가 아니라, 전형적인 서브 컬처로 취급받는 일본의 성인 망가를 이야기한다. 



▲ 한국 사업 총괄 스미요시 디렉터

(사진 제공: 포케라보)


결국 헐벗은 ‘미소녀’ 상품을 소비하는 일부 매니아들이 바로 '삼국 이터니티'를 하기 위해 지갑을 열 것이고, 포케라보의 타겟 유저도 바로 그들일 것이라는 짐작됐다.


게임메카는 포케라보에서 한국 지역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스미요시 료우스케 디렉터와 연락하여, 이런 궁금증을 전달했다. 하지만 도착한 것은 예상외 답변이었다. 


스미요시 디렉터는 ‘삼국 이터니티’를 일부 계층의 게이머만을 타겟으로 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명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콘셉트를 내걸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카드게임을 좋아하는 20대~30대의 젊은 카드 배틀 게이머와 ‘삼국지’ IP를 좋아하는 남성 유저를 모두 안고 갈 수 있다는 의견을 확실히 밝혔다. 물론 이를 위한 전략도 있었다. 순진할 정도로 단순하지만.




손안의 게임 시대, 남성들은 이제 자신의 취향에 솔직해진다

 

PC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자신이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이 모니터 화면으로 모조리 노출된다. 야한 게임을 즐기면 당연히 주위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은 그야말로 자기 손안의 영역. 쉽게 말해 야한 게임이나, 취향이 마니악한 게임을 더욱 대범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스미요시 디렉터는 “이제 손 안에서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며, “'삼국 이터니티'처럼 대범한 게임이 많은 남성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스미요시 디렉터는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삼국 이터니티’가 한두 명만을 만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에게 관능적인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전제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저마다 자신만의 취향이 존재한다. 누군가의 눈에는 외설스러운 카드일 지라도, 다른 이의 눈에는 가슴을 두 방망이 치게 하는 2D 연인이 될지 모른다. 스미요시 디렉터는 “섹시하다, 아니다를 판별하는 기준이 너무나 제각각이기 때문에 카드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남성층에도 다양한 취향이 있고, 좋아하는 판타지도 다르다"며, "‘삼국 이터니티’가 추구하는 것이 모든 유저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이들의 취향을 모두 안고 갈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카드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어떤 기준으로 카드를 구성하고 만들어 내는 지 궁금했다. 카드배틀게임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포케라보는 내부에 카드 일러스트 삽화만을 발주하는 전문 플래너가 있다. 카드 플래너는 개인의 취향을 세분화하고, 이를 삼국지 장수에 대입하여 새로운 섹시 캐릭터를 창조해 낸다. 유비라도 단순히 유비를 그려달라고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의 유비를 그려 달라는 요구 항목을 작가에게 전달한다.



▲ 어딘지 모르게 섹시해진 주유 (사진 제공: 포케라보)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삼국지' IP 카드는 기본으로 가져가고, 삼국지와는 전혀 동떨어진 새로운 콘셉트의 카드도 선보인다. 이미 1년 이상 서비스된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아도 유카타를 입고 있는 무장, 수영복을 입고 있는 무장도 존재한다. 국내 프로모션 카드로 제작된 웹툰 작가 박용제의 스페셜 카드인 ‘하후월희’의 모습을 보아도 새초롬한 모습이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이들의 취지가 어떤 것인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100이면 100, 모두의 취향을 다 따를 수는 없는 법. 부족한 카드는 이벤트와 캠페인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 스미요시 디렉터는 "카드가 질리거나 더 좋은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플레이어와 거래를 하면서 게임을 전략적으로 즐길 수 있다"며, "운영 쪽에서 매일 업데이트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벤트나 캠페인이 활발하여서 즐기는 재미도 크다"고 말했다.



▲ 일본에서 이미 출시된 카드 여장수 '장비' (사진 출처: 삼국 이터니티 공식 페이스북)


 

▲ 일본에서 이미 출시된 카드 (사진 출처: 삼국 이터니티 공식 페이스북) 


섹시 카드가 많다, 그러나 전부는 아니야


하지만 여전히 흰색 속옷이 훤히 보이는 카드는 불편한 존재다. 물론 이것이 대부분이 카드가 아닌, 최상위급 카드의 경우만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될 것이다. 게다가 ‘삼국 이터니티’가 만일 인기몰이에 성공한다면, 외설 논란 등은 더욱더 피하기 어려운 이슈로 남는다. 스미요시 디렉터 역시 이와 관련하여 많은 고민을 한 듯 보였다. 그러나 이내 “한국에도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같은 것이 많이 진출한 상황이라, 유저들이 만화나 게임에서 다양한 일러스트를 보았고 익숙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좋은 안목과 최근의 트랜드를 이해한다면 익숙하게 받아들일 것”라고 덧붙였다.

 

‘삼국 이터니티’가 섹시 콘셉트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스미요시 디렉터는 섹시 콘셉트가 ‘삼국 이터니티’의 전부는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계속 섹시한 게임으로 화제에 오르고 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게임의 한 요소일 뿐, ‘삼국 이터니티’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와 캠페인, 배틀을 기획해 나가면서 유저와 직접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 적장을 처치하는 이벤트, 카드뽑기 등 '삼국 이터니티'의

화면은 상당히 강렬한 느낌이다


섹시 콘셉트는 대부분의 일본산 카드배틀게임이 ‘회심’과 ‘야심’이 담긴 마지막 ‘마케팅 카드’다. 예를 들어 ‘바하무트’가 경쟁작 ‘밀리언 아서’의 론칭 시점에서 섹시 뱀파이어 패키지를 업데이트했던 것처럼 말이다. 밀려드는 경쟁에 포케라보는 시작부터 초강수 카드를 들었다.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라이브 서비스 이후 콘텐츠이기도 했던 보이스 무장 카드도 집어넣었다. 또한, 밤 10시가 넘는 야근이 무섭지 않을 정도로 물밀 듯이 이벤트를 개최하고, 새로운 정보를 넣겠다는 다짐이 가득 차 있다. ‘삼국 이터니티’가 단순히 카드가 섹시한 게임에서 벗어나 더 많은 장점을 보여 줄지는 플레이어가 증명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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