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음악가 양방언이 '아스타' 기자간담회에서 미니 콘서트를 열었다
판타지를 읊는 음유시인 양방언이 다시 한번 국내 게이머들 앞에 섰다. 아시아 판타지 ‘아스타’의 감성과 재미, 그리고 모험의 노래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다.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양방언은 이미 국내 게임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오래전, ‘아이온’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면서 ‘영원의탑’, ‘보이지 않는 슬픔’ 등을 통해 게이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며, 그들의 머릿속에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오롯이 새겨 놓았다. 당시 ‘아이온’의 주제곡을 들으며 하늘을 비상했던 게이머라면, 당시 느꼈던 감동과 전율을 지금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창공을 나르는 모험과 도전을 이야기했던 그가 이번에는 ‘아스타’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과도 코드가 일치하는 ‘아시아’의 감수성을 전달하려 한다. NHN 한게임에서 서비스하는 아시아 판타지 MMORPG ‘아스타’로 다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아시아에 대한 테마와 감성을 온전히 쏟아 내겠다는 이야기다.
NHN 한게임이 주최한 ‘아스타’ 미니콘서트에서 양방언은 직접 테마곡인 ‘신의문’(GATE OF GOD)과 아수 종족의 테마곡인 ‘아사성’을 연주했다.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두드리는 그의 뒤로 회화적 미가 어우러진 ‘아스타’의 원화가 함께 펼쳐져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듯했다.
▲ 양방언이 직접 연주하는 '아스타'의 테마곡 아수성
▲ '아스타' 음악 제작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미니 콘서트가 종료된 후 양방언 피아니스트틀 직접 만나 보았다
행사가 종료된 후 만난 양방언은 ‘아스타’ 제작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스스로 ‘아시아인’이라 부르는 정체성에서부터 묘한 일치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년 전, 작업을 의뢰받았을 때 어떤 필연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할만한 일’이다는 느낌이 아니라 ‘이것은 내가 참여를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감정이랄까요. ‘아스타’와 제가 굉장히 잘 맞을 것 같다는 믿음이 왔습니다.”
그가 ‘아스타’에 어떠한 ‘필연’을 느끼는 이유는 양방언이라는 사람 자체가 ‘아스타’가 지향하는 것처럼 아시아적인 판타지와 상통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버지는 제주도, 어머니는 신의주 출신인 한국 사람으로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국적과 출신에 대한 고민으로 채워왔다. 나는 어디서 온 사람일까? 이 질문은 그가 코흘리개 어린아이였던 시점에서 지금까지도 그의 가슴 속에서 흘러나오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게 나이가 들고 서양에서 그들의 음악을 배워 나가며 깨달은 답은 ‘나는 아시아 사람이다’라는 것이다. 특히,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모두 한자(漢子)라는 언어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방언은 국경을 넘어서 아시아를 모두 공유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는 그와 비슷한 환경에서 태어나지 않은 출신은 이해할 수 없는 아시아적인 감성일지 모른다.
아시아를 넘나드는 그의 경계없는 음악 활동은 기법적인 측면에서도 나타난다. 평론가들은 그를일컬어 악기의 사용이나 음악적인 기법에서 ‘국경’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고도 표현한다. 그는 게임의 판타지성을 상상력 자체라고 생각하며, 이번 ‘아스타’에서도 굳이 아시아적인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특정 악기를 사용하겠다는 제한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전했다. 악기나 기법보다 중요한 것은 ‘아스타’의 세계관을 나타내기 위한 표현력이다.
▲ '아스타'의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원화
그는 ‘아스타’의 구성력과 깊이있는 세계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체적인 세계관과 그래픽 디자인, 캐릭터. 스토리가 잘 구성돼 있어 음악 작업에도 큰 도움이 됐을 정도라고.
양방언은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영화, TV 방송과 달리 게임 음악은 작업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고 한다. 단순히 감성과 느낌만으로 순식간에 써내려가기도 하지만, 작업 이전에 시스템적인 특징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할 때도 있다.
▲ 게임 음악 작업은 시스템적인 부분을 신경써야 한다고
“반복(루프)적인 장면은 미리 알았으면 해요. 저는 제작진에 미리 루프가 있는지 물어봐요. 게임에서는 전투나 격전같이 반복적인 작업을 해야 할 때가 있죠. 이때 음악이 작업을 순조롭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신경을 써요. 음악가이기 때문에 게임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하나 하나가 무시되지 않고 작품으로 태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까지 작업 진행 상황은 약 80% 정도. 한게임 ‘아스타’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그중 2곡인 ‘신의문’과 ‘아수성’을 감상할 수 있다.
전체적인 테마곡으로 사용되는 ‘신의문’은 언제 어디서, 또 곡의 어떤 부분이 들리더라도 하나의 테마곡이 계속해서 반복하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하는 다양성을 목표로 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빠르게 흘러가고, 어느 순간에는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고, 누군가는 태어나고 사라지는 시대의 흐름을 노래하는 것이다. 그는 한 마디로 아시아 세계, 목표와 도전이 넘실대는 격전과 시간을 담은 연주곡이라고 표현했다.
아수 종족의 테마곡인 ‘아사성’은 이와 달리 하나의 담론을 가진 큰 테마곡이다. 아수 종족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동양미를 듬뿍 담았다고.
작년 10월 초, 일본에서 오프닝을 마무리하는 세션이 열렸다. 40 명의 현악 주자들이 함께 녹음하고 한게임의 관계자가 참여한 자리였다. 양방언 감독은 이날을 교감의 순간으로 기억했다. 양방언식의 표현을 빌리자면 ‘음악이 태어나는 순간’이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서로가 통하는 순간, 그리고 음악이 가장 잘 나타나는 순간. 당시 현장에 있던 스텝들은 모두 교감의 현장을 경험했다.
▲ 음악가 양방언이 '아스타'의 주제곡을 직접 연주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저에게 특별한 작품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직 100% 완성은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좋은 느낌이 들어요. 보통 작업을 할 때 그 작품이 나와 맞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요. 저는 음악은 키워나간다고 이야기하는데 지금 이 키워나가는 단계에 너무 ‘재미’가 있어요. 이렇게 태어난 작품은 항상 좋은 결과를 낸다고 믿습니다.”
양방언 12일 경기도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신년 음악회 ‘더 퍼스트 에볼루션 2013’을 연다. 이날 그는 '아스타'의 주제곡들과 함께 그간 발표한 히트곡을 청중들에게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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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번도 발을 헛딛지 않는 낙오하지도 않고 오류를 범하지도 않는 그런 사람은 좋아할 수가 없다thespec@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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