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에 출시된 '카마겟돈', 이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17일 출시된 ‘카마겟돈’은 97년도에 출시된 고전게임을 원제작사인 스테인리스 게임이 ‘킥스타터’로 모금된 금액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새로운 그래픽과 스마트폰에 맞춘 인터페이스로 등장한 이 게임을 보고, 기자는 90년대에도 상당한 폭력성으로 이슈가 된 바 있던 그 모습들을 어떤 식으로 재구성 했을지 궁금해졌다. 마침 ‘킥스타터’ 후원금액이 상당히 많이 모였는지 단 하루의 무료행사가 진행됐기에 망설임 없이 다운로드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게임의 목적이 불분명하다
‘카마겟돈’을 즐겨 본 결과는? 이 게임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게임 자체가 폭력적이기 보다는, 플레이어의 폭력성을 깨우는 그런 게임이었던 것이다. 솔직히 ‘카마겟돈’의 정체성은 레이싱게임이라고 하기엔 뭔가 의심스럽다. 분명히 레이싱게임과 같이 체크포인트를 돌며 시간 안에 결승점에 도착하는 그런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교통사고를 내야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레이싱 외적인 행동을 더욱 장려하고 있다.
▲ 게임의 목적은 저 앞에 즐비한 시체를 보면 알 수 있다
▲ 하지만 길을 찾지 못해 환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고,
▲ 지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로 길은 잃지 않았지만, 게임의 흐름이 끊기는 것은 좋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진행방향을 찾기 힘들다는 것으로, 기존 레이싱게임에서 봐왔던 지도조차 표시되지 않아 불편했다. 그래서인지, 처음 플레이했을 때는 한 맵에서 5분을 맴돌다 화가 나서 종료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맵을 여는 법과 길을 읽는 법을 알아냈지만, 맵을 여는 것은 추가 조작으로 게임 화면 전체를 차지하는 지도를 불러오는 방식이라 게임의 흐름을 끊는다.
사실 도로에 설치된 가드레일에 표시돼있는 화살표가 길을 알려주기 때문에 얌전히 운전만 한다면 길을 따라 운전할 수 있다. 하지만 ‘카마겟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통사고로, 사고를 내야만 점수와 돈을 더 많이 획득해 차량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물론 정직하게 레이싱만 해도 돈을 모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돈을 적게 벌기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느려진다. 그래서 유저는 자연스럽게 교통사고를 내러 돌진하는데, 그런 작업에 한창 몰두하다보면 길을 잃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지도를 열어 길을 다시 확인한 뒤 원래 코스를 찾아가야 하며, 게임의 흐름이 끊길 수 밖에 없다.
▲ 앞으로 갈 생각이 없는 라이벌 차량들, 배경이 하얀 이유는 그래픽이 깨진 것이 아니라 배경이다
▲ 너무 빨리 달렸더니 바다에 빠지게 됐다, 운전만 하기도 힘들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정직하게 레이싱만 해보면? 여전히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차량들의 인공지능이 레이싱보다 공격에 맞춰져 있는지, 사방에서 갑자기 공격해오는 라이벌 때문에 제대로 된 운전을 할 수가 없다. 또한, 오브젝트의 대부분이 고정돼있어, 인도로 뛰어들어 추돌사고를 내려면 90%확률로 차가 멈출 각오를 해야 한다. ‘번아웃’의 경우 오브젝트가 대부분 파괴되도록 설계돼 속도감을 방해하지 않는데, ‘카마겟돈’은 길에 있는 모든 것이 방해물로 보일 뿐이다. 이런 문제들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은 어려운 조작 때문이다.
운전면허가 있어도 조작은 어렵다
‘카마겟돈’의 조작은 디지털, 아날로그, 틸트(기울이기) 등 3가지 방식을 지원한다. 3가지 중 그나마 괜찮은 것은 디지털로, 단순히 게임패드를 만지는 것처럼 버튼만 누르면 되는 방식이라서 간편하다. 하지만 아날로그의 경우 하나의 버튼을 좌우로 조절해 방향을 결정하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어렵고, 틸트 역시 마음대로 조작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이런 식으로 표시되는 차량을 공략하면 되지만, 쉽지는 않았다
▲ 하지만 플레이어는 공격보다 주로 당하는 입장에 선다
▲ 차가 뒤집어지면 복구 메뉴를 따로 열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뭔가 조금만 내가 원하는 대로 조작이 된다면 좋을 텐데, 코너에만 들어서면 정직하게 벽을 들이받고 크게 파손되는 차량만 보게 될 뿐이다. 또한, 신규 차량을 얻기 위해서는 일정 스테이지마다 목표로 지정되는 차량과 접촉사고를 내야 하는데, 차량이 가만히 있지 않거나 나에게 달려오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이마저도 힘들다.
이같은 어려움은 컨트롤 방식 보다는 게임자체가 어렵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 크다. 차량을 회전시키면서 사고를 내거나 드리프트 등 동작을 수행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고, 그런 액션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차량이 많이 미끄러지도록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난이도만 올리고 재미를 감소시키는 악재로 작용한 듯 하다.
무료로 받았다면 다행인 게임
새로 태어난 ‘카마겟돈’, 분명 그래픽적인 발전은 볼 수 있었지만 그건 원작과 비교했을 때에 한정될 뿐, 21C 기술력에 의거한 발전은 아니다. 또한, 원작의 불편한 점까지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냈다면 이는 추억마케팅이라기 보다는 게으름이 아닌가 싶다.
▲ '카마겟돈'을 접한 유저의 마음은 왼쪽 위에 보이는 캐릭터와 같지 않을까?
한마디 더 하자면, 왼쪽 위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수시로 욕을 뱉거나, 별 상황이 아닌데도 괴성을 지르기도 해 괜히 거부감을 일으킨다. 기왕 있는 시스템은 100% 활용하자는 주의지만, 그런 좋지 않은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게임을 할 자신은 없었다.
결론적으로 ‘카마겟돈’은 무료로 받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과거 ‘카마겟돈’을 즐겼던 유저라면 추억을 떠올릴만한 게임이겠지만, 지금에 와서 더 좋은 게임을 놔두고 구입할 것 같지는 않다. 처음 하는 유저라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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