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이하 회색의 잔영)은 몇 번의 출시 연기와 발표로 인해 유저들 사이에서는 나오기 전까지 믿을 수 없는 작품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특히나 몇 번의 발표가 있었어도 공개된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았기에 유저들 사이에서도 실제로 출시되는 것은 맞느냐는 의견이 분분했다. 물론 이 불안은 지난 10월, 한국 닌텐도에서 공개한 2023년 가을 닌텐도 스위치 라인업에 회색의 잔영이 포함되며 크게 가라앉았다.
그렇게 12월 출시가 확정됐지만, 공개된 정보는 그리 크지 않았다. 기껏해야 한 장의 인게임 스크린샷 정도만 있었기에 이번에는 퀄리티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불확실한 추측을 말끔히 정리할 수 있었던 곳은 지난 2일 라인게임즈 본사에서 진행된 창세기전 IP 공동 인터뷰였다.
현장에서는 창세기전 IP 신작을 개발하고 있는 두 개발사 외에도 창세기전 IP를 관리하는 ‘팀 안타리아’가 함께 자리했다. 팀 안타리아는 창세기전 시리즈의 제작, 관리, 지원을 맡기 위해 구성된 라인게임즈 내부 팀이다. 팀 안타리아에 있는 라인게임즈 이경진 디렉터는 “회색의 잔영 개발사 레그 스튜디오,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 개발사 미어캣 스튜디오와 상호 지원 및 협력으로 창세기전 작품들의 통일성과 일관성 유지할 수 있게끔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색의 잔영은 창세기전 2를 리메이크한 어드벤처 SPRG로, 총 42챕터, 1회차 플레이타임만 80시간에 육박하는 분량을 가지고 있다. 정통 SRPG의 게임성과 함께, 이동과 탐색 부분을 직관적으로 변경한 모험 모드 등을 추가해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며, 창세기전 유니버스가 가진 압도적인 스토리를 담기 위해 힘썼다. 정식 출시 후에는 내년 상반기 한글판 DLC 및 콘텐츠 업데이트, 이후 영, 일, 중 로컬라이징 및 타 플랫폼 출시도 목표에 두었다.
마침내 출시를 앞둔 회색의 잔영은 과연 어떤 개발 과정을 거쳤을까? 게임메카가 레그 스튜디오 이세민 디렉터, 라인게임즈 이경진 창세기전 IP 디렉터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하 인터뷰 전문이다.
Q. 창세기전은 굉장히 오래된 IP라 리소스를 다시 찾기 힘든 상황도 있었을 것 같다. 개발을 어떻게 준비했는가
라인게임즈 이경진 디렉터(이하 팀 안타리아): 창세기전 IP를 가지고 있던 소프트맥스가 사라진 후, 창세기전과 관련된 모든 하드 디스크를 차에 싣고 왔다. 이후 리소스를 정리해서 전부 가지고 있었다. 회색의 잔영은 디테일한 리메이크를 목표로 두고 원작을 처음부터 플레이 하며 모든 리소스를 문서화하고 재검토했다. 시리즈 중 잘못 적힌 이름이나 여러 오류도 전부 정리해 수정하고 각색해 레그 스튜디오와 창세기전 모바일을 개발 중인 미어캣 스튜디오에 제공했다.
Q. 모바일로 출시되는 아수라 프로젝트와 비슷한 시기 출시된다. 회색의 잔영의 포지션은 어떻게 되나
이세민 디렉터(이하 이 디렉터): 열심히 만들다보니 우연찮게 시기가 겹쳤다. 창세기전 IP 홍보나 리부팅에 있어서는 긍정적이라 생각한다.팀 안타리아: 계획을 세울 때 나온 게 다섯 작품이다. 동시에 개발하면 매우 느리고 더디다. 발매 시점이 늦어지게 되면 스토리를 잊을 가능성도 있다. 방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서 병행 전략을 세웠고, 함께 작업하게 됐다.
Q. 개발이 지연되는 동안 영상이나 진척도 등이 공개되지 않아 유저의 불안감이 컸다. 중간과정 같은 것을 공유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디렉터: 관리 미숙이라 생각한다. 지난 2021년 LPG 빌드 시연이 끝난 후 홍보도 생각했지만, 환경과 개발력 등을 고민했을 때 게임 본편을 잘 만드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통도 중요한데, 이걸 늦게 알았다. 콘솔 게임 커뮤니티 등지에 기사가 뜨기만 해도 4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리더라. 관심을 가져 주신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Q. 다른 프로젝트의 작업 속도는 빨라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해도 될까
이 디렉터: 회색의 잔영은 원래 유니티 엔진에 닌텐도 3DS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3DS에서 스위치로, 유니티에서 언리얼로 변경됐다. 라인게임즈가 R&D 시간을 주고,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줘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 팀 안타리아와 함께 준비하고, 라인게임즈와 이야기하면서 개발하면 이전보다는 더 빠르지 않을까 한다.
Q. 레그 스튜디오는 창세기전 IP만 개발할 예정인가
이 디렉터: 여러 게임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창세기전 IP를 얼마나 예쁘게 만들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실적이나 경험이 생기면 다른 것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SRPG보다 액션에 특화됐다고 생각한다. 우선 회색의 잔영 성과에 집중할 예정이다.
Q. 원작자 최연규 디렉터가 라인게임즈에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자문 역할을 맡았다고 하던데,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팀 안타리아: 최연규 디렉터는 올해 라인게임즈를 떠났다. 재직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원작 내용을 정리할 때 매우 큰 역할을 맡아 주셨다. 현재는 라인게임즈 산하 개발사에 계시는 걸로 알고 있다. 아직도 도움을 받고 있다.
Q.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만의 콘텐츠로 대략 어떤 것이 준비돼 있나
이 디렉터: 캐릭터 특성, 클래스, 설정에 맞춰 계열을 재배치하거나 새로 만들었다. 원작에 있던 브랜드 상점도 준비돼 있다. 특히 캐릭터와 설정을 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 슈퍼로봇대전의 방식이 뛰어나다 생각해 이를 많이 참고했다. 예를 들어 이올린은 제국군을 대상으로 대미지가 증가하는 복수의 여신이라는 패시브가 있다. 외에도 전체적으로 광역마법이 너무 강하고, 점차 먼치킨물이 되어가기에 게임답게 즐길 수 있게끔 밸런싱에 노력했다. 플레이를 해보면 이런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다회차 요소 콘텐츠는 무엇이며, 회차 플레이를 지원하는지 궁금하다
이 디렉터: 멀티엔딩을 담고 있지는 않다. 1회차 80시간 플레이 타임은 드라마, 시네마틱 등을 채워놓아서다. 회차 플레이를 시작하면 성장 아이템과 돈 등을 이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이 난이도 조율에 힘쓰고 있다. 만약 밸런스를 쉽게 잡는다면 DLC는 도전욕구가 들도록 어렵게 할 예정이다.
Q. 베리드 스타즈와의 컬래버레이션 요소가 궁금하다
이 디렉터: 용과 같이 시리즈나 메탈 기어 시리즈를 하다 보면 전작 데이터에 따라 아이템 연동이 되는 경우가 있다. 같은 콘솔게임이니 “서로서로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제안하게 됐다. 3챕터로 넘어가는 인터미션에서 베리드스타즈의 다섯 캐릭터와 관련된 아이템 5개가 지급된다. 진승호 PD도 좋아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Q. 상업적 목표는 무엇인가
이 디렉터: 사실상 기념사업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신호나 반응이 조금씩 있다. 몇 장이 팔릴지는 잘 모르겠지만 팀에서 작업하는 분위기나 테스트 분위기, 바깥 반응들을 보면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 중이다.
Q. 출시를 앞두고 유저 분들께 마지막 한마디를 하자면
이 디렉터: 창세기전 리메이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NDS 플랫폼 시절 소프트맥스에서부터 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합류하게 돼 디렉터를 맡고 있게 됐으니 세상사는 참 모르겠다. 어쨌든 하게 됐으니 좋아할 만한 것들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를 바란다. 끝까지 잘하겠다.팀 안타리아: 창세기전을 아는 친구들이 모여 만든 게임이다. 이 작품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 안타리아에서 정리한 재밌는 이야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앞으로 잘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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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2023년 12월 22일
- 플랫폼
- 비디오
- 장르
- 롤플레잉
- 제작사
- 라인게임즈
- 게임소개
-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라인게임즈에서 개발하는 닌텐도 스위치용 RPG로, 과거 95년도에 출시된 소프트맥스 ‘창세기전’의 1편과 2편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철저한 원작 고증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스토리와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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