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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픈월드는 기대를 한참 초월했다, 엘든 링 초반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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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든 링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BNEK)

올해 2월은 다잉 라이트 2를 토탈 워 워해머 3,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등 기라성 같은 게임들이 유성우처럼 쏟아지는 한 달이다. 하지만, 그 중 제일 많은 기대를 받는 것은 2월을 넘어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엘든 링이다. 조지 R.R. 마틴이 만든 세계관에 오픈월드, 다크 소울의 분위기와 박진감 넘치는 전투의 결합이라니.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게임이 출시되기 전, 완성된 빌드로 4시간 가량 즐겨본 엘든 링 초반부는 기대했던 그대로. 아니, 그 이상이었다. 오픈월드와 소울 시리즈 특유의 전투가 멋들어지게 맞물리면서, 다크 소울에서 유저들이 종종 느꼈던 지나친 불합리함이 사라진 느낌이다. 물론, 끔찍한 난이도는 그대로 유지됐지만 말이다.

▲ '엘든 링'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프롬소프트웨어 공식 유튜브)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완성도의 오픈월드

앞서 언급했듯, 엘든 링의 두 가지 핵심 요소는 오픈월드와 전투다. 게임의 주요 시스템과 조작법은 과거 체험기에서도 언급됐듯이 다크 소울 3와 거의 동일하다. 주무기, 보조무기, 강공, 약공 주문, 체력을 채워주는 물병, 체크포인트인 잃어버린 축복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엘든 링을 다른 소울 시리즈와 근본적으로 다르게 만든 것이 있다면 방대한 오픈월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오픈월드의 완성도는 생각보다 훨씬 뛰어나다.

게임을 시작하고 조작법을 익힌 뒤 보스로 둔갑한 평범한 병사를 죽이고 나면, 마치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연상케 하는 넓은 필드와 세계수가 쭉 뻗어 있는 배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어딜 봐도 어두침침하고 음산하고 탁 막힌 느낌을 풍기던 기존 소울 시리즈와 달리, 웅장한 스케일과 탁 트인 시야, 비교작 밝은 분위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심지어 올빼미나 독수리, 염소, 멧돼지, 버섯, 물이끼 같은 식생까지 갖춰져 있다. 물론 그 중간중간엔 독을 내뿜는 부레, 발에 칼날이 달린 독수리와 박쥐, 거대한 늑대 같은 위험 몬스터도 있지만, 멀리서 보면 그저 신비롭고 평화로운 필드다.


▲ 기본적으로 필드 자체가 아름답고 볼거리도 많다 (사진제공: BNEK)

이 필드는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탐험이 가능하다. 여기저기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웅크리기를 이용해 부시에 숨거나 적 뒤를 노려 암습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탐험 난이도가 높진 않다. 점프 기능은 진짜 딱 갈 수 있게 생긴 곳만 갈 수 있는 수준이지만, 말을 활용하면 기동력이 훨씬 좋아지기 때문에 맵에서 어지간한 곳은 다 가볼 수 있게 된다. 말의 이단 점프 기능 덕분에 낙사의 위험도 줄어들어 정말 마음껏 움직일 수 있다.

필드 위에는 숨겨진 던전도 있고, 필드 보스도 있다. 던전 중에도 약간의 퍼즐과 숨겨진 아이템만 존재하는 던전이 있고, 보스가 있는 던전도 있다. 필드 보스를 잡으면 경험치이자 재화에 해당하는 룬과 함께 무기에 속성이나 전투 기술을 부여해주는 ‘전회’ 아이템을 준다. 필드 보스 종류도 꽤나 다양한 것이 말을 탄 채로 싸울 수 있는 보스도 있고, 메인 보스처럼 체크 포인트를 곁에 두고 도전에 도전을 겸해야 하는 보스도 있다. 콘텐츠가 꽤나 다채롭고 말을 타면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탐험의 대한 욕구는 끊임없이 샘솟는다. 메인 콘텐츠는 잊고 필드만 돌아다녀도 충분히 재밌을 정도다.

▲ 시간과 장소에 따라 같은 적이라도 하고 있는 행동이 모두 다르다 (사진제공: BNEK)

▲ 뒤에서 적을 공격하면 한 방에 해치울 수 있으며 (사진제공: BNEK)

▲ 말을 타고 지붕 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도 있다 (사진제공: BNEK)

더 강력해진 보스와, 깊어진 전투

전투도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필드에서 말을 타고 진행할 수 있는 마상전투며, 반드시 말에서 내려서 진행해야 하는 보스전이다. 일단 메인이라 할 수 있는 보스전부터 언급하자면, 기존 소울 시리즈보다 더욱 깊이 있게 변했다. 적이 연타 공격을 구사하거나 엇박으로 공격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경우에 따라 여러 번 패링을 성공시켜야만 겨우 반격이 가능하기도 하다. 개발진은 부정했지만, 보스에게 패링을 성공시키는 것도 굉장히 힘들어졌다. 이처럼 패링의 활용도가 낮아지면서 적에게 단숨에 큰 피해를 입히는 것도 쉽지 않아졌고, 일반 공격의 대미지도 크게 약화돼 전투 전반이 장기화됐다.

길어진 보스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 제작진이 넣은 시스템이 가드 카운터다, 가드 후 강공격으로 발동되는 가드 카운터는 이번 작품에 추가된 점프 공격과 함께 적의 강인도를 깎는데 효과적이다. 강인도를 깎으면 패링과 마찬가지로 큰 대미지를 입힐 수 있다. 더불어 이번 작품은 다크 소울 시스템과 달리 가드 시에도 스태미나가 크게 깎이지 않으며, 중갑 방패를 들면 패링을 사용할 수 없는 대신 보스라도 몇몇 공격은 완벽하게 가드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회피나 패링보단 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투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찌 보면 패링은 더욱 고수의 영역으로 남겨두고, 그 반대급부로 전투를 풀어나갈 방법을 다채롭게 제시했다 볼 수 있다.

▲ 적들의 공격은 더욱 매서워졌고 (사진제공: BNEK)

▲ 보스는 연타 혹은 엇박으로 공격을 넣는 치밀함을 보인다 (사진제공: BNEK)

▲ 우리를 구원해줄 건 구르기도 패링도 아닌 점프 공격? (사진제공: BNEK)

물론 공격 중에는 가드가 불가능한 하단이나 상단 공격도 있고, 적의 강공격은 막아도 온전히 대미지가 들어오기 때문에 회피해야 한다. 다만 큰 공격 이후엔 반드시 빈틈이 생기므로 그 순간에 적의 강인도를 깎아내는 공격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히는 완벽히 가드가 가능한 소소한 공격은 방패로 막고, 밑으로 깔리는 공격은 점프 공격으로 피하고, 강공격은 회피를 사용하는 등 보다 다채로운 방법으로 전투를 진행해야 한다. 보스의 패턴이 한층 복잡해진 만큼 전반적인 전투 난이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초심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적을 공략할 수 있는 영리한 전투 구성이라 평가하고 싶다.

필드에서 말을 타면, 기존의 다크 소울 시리즈와 달리 스타일리쉬한 전투가 시작된다. 콤보가 없어지고 좌우로 일반 공격과 강공격을 휘두르는 식으로 단조로워지지만, 영마가 전후좌우 대시가 가능한 덕분에 보다 스피디한 움직임을 구사할 수 있다. 보병들은 적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도륙하거나, 적진 가운데를 돌파해 진영을 무너뜨리는 것도 가능하다. 키가 큰 거인족을 상대할 때는 다리 사이로 요리조리 회피할 수 있으며, 점프 공격 시 잠시 활성화되는 무적 프레임을 사용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적을 상대할 수 있다. 필드 보스를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필드 진행 난이도를 낮춤과 동시에 기존 소울 시리즈에는 없는 시원시원한 액션을 함께 즐길 수 있게 됐다.

▲ 솔직히 보스들의 패턴은 예상이 불가능할 정도로 다양하다 (사진제공: BNEK)

▲ 마상 전투는 굉장한 속도감과 스타일리쉬한 전투를 자랑한다 (사진제공: BNEK)

▲ 말에서 떨어진 적을 한 번에 제압 (사진제공: BNEK)

오픈필드와 던전 전투의 높은 시너지

사실 정말 놀라운 부분은 오픈월드와 전투의 양면이 각각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으면서 함께 했을 때 시너지까지 발휘한다는 점이다. 둘 사이의 밸런스와 서로가 서로의 단점을 적절히 보완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필드 모험을 통해 보스 난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경우에 따라서 다크 소울을 상회하는 이 게임의 높은 보스 및 던전 난이도는, 필드에 놓인 다소 쉬운 난이도의 적들을 축출해 얻은 자원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거나 좋은 장비를 갖춤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전반적인 난이도를 어렵게 유지해 소울 특유의 근간은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오픈월드를 탐험하며 성장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 필드 몬스터들은 경험치를 올려줄 좋은 자원이다 (사진제공: BNEK)


▲ 이런 떠돌이 영혼을 만나서 쫓아가는 것도 모험의 일종이다 (사진제공: BNEK)

심지어는 필드를 돌아다니다 숨겨진 루트를 발견하면, 몇몇 주요 보스를 스킵하는 것도 가능하다. 첫 번째 메인 보스격이자 굉장한 난이도를 자랑하는 보스 끔찍한 흉조 멀기트를 굳이 죽이지 않고도 첫 던전인 스톰빌 성에 침입할 수 있는 식이다. 분명 선형식 구조로 진행되는 게임임에도, 오픈월드의 특징을 활용해 여러 분기점과 루트를 구현한 셈이다.

이 밖에도 오픈월드에서 메인 스토리로 이어지는 선형적인 구조도 상당히 유려하다. 가장 대표적인 지점이 대형 몬스터인 골렘을 처음 만날 수 있는 폭풍의 언덕이다. 처음에 이 지역을 접했을 땐 쏟아지는 활과 돌진하는 골렘에 압박을 느끼고 피해가거나 돌아가려 할 수 있다. 하지만 폭풍의 언덕 뒤쪽에서 어슬렁거리는 골렘 무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이 친구들을 잡아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며, 마상 전투의 속도감과 효율성도 이 관문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이후에는 말을 타고 보다 자신감 있게 필드에서 전투를 펼칠 수 있으며, 관점을 조금만 넒게 본다면 초반에는 싸울 수 없어 피해 갔던 필드 보스 '트리 가드'를 찾아가 다시 도전하는 것까지 도달할 수 있다. 강제적으로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플레이어가 과제를 찾아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 놓은 레벨 디자인이 인상 깊었다.

▲ 처음엔 도저히 못잡을 것 같이 생긴 적도 (사진제공: BNEK)

▲ 레벨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다보면 잡을 수 있다... 언젠가는... (사진제공: BNEK)

2022년 GOTY가 벌써 나왔다?

이 게임에서 아주 약간의 아쉬움을 찾으라면, 그래픽과 모션 및 적들의 AI 정도가 있겠다. 소울 시리즈는 원래도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엘든 링은 최신 콘솔로 나온 게임이라기엔 세밀하지 못한 텍스쳐 표현이 자주 눈에 띈다. 적 캐릭터 모션도 가끔 피규어가 방향 전환을 하듯 가만히 서서 도는 등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보인다. AI의 경우는 전투 시에는 문제가 없으나, 바로 옆에 있는 플레이어를 인식하지 못할 만큼 시야가 좁았다. 이번에 새로 생긴 잠입 플레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함으로 보이나, 다른 게임에 비해선 확실히 부자연스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든 링의 완성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위에서 말했듯 많은 게이머들이 예상했던 것 이상의 재미와 구성을 띄고 있다. 2022년 GOTY 게임이 벌써 정해졌다고 감히 예측해본다.

▲ 2022 GOTY가 벌써 등장했다 (사진제공: BN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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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든 링 2022년 2월 25일
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RPG, 롤플레잉
제작사
프롬소프트웨어
게임소개
'엘든 링'은 '다크소울', '블러드본', '세키로' 등으로 유명한 프롬소프트웨어가 개발한 게임이다. '왕좌의 게임' 원작인 '얼음과 불의 노래' 작가 조지 R.R. 마틴이 세계관 제작에 참여했으며, 프롬소프트웨...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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