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 기획기사

요즘 노트북, 데스크톱에 비교하면 성능이 어느 정도야?

external_image


최근 노트북 관련 콘텐츠에서 ‘데스크톱 못지않은’이나 ‘데스크톱 뺨치는’ 등의 표현을 자주 볼 수 있다. 노트북의 체감 성능이 데스크톱 급으로 좋아졌거나, 아니면 노트북 제조사와 기자들의 '뻥'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본래 노트북 프로세서의 성능은 동급 데스크톱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이는 노트북 프로세서 열설계전력의 한계 및 데스크톱과의 쿨링 솔루션 차이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결과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너도나도 '노트북 성능이 좋아졌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으니, 이거야 원, 사실인지 아닌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있나. 그래서 현시점에서 노트북의 성능이 데스크톱 대비 어느 정도인지 CPU, GPU의 성능으로 나눠 확인해 봤다.



AMD 르누아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내다

external_image


노트북용 프로세서의 성능이 크게 향상된 시점은 AMD 라이젠 4000번대 네이밍을 지닌 3세대 APU ‘르누아르‘의 출시 직후라 볼 수 있다. 본래 라이젠 기반 AMD APU인 ‘레이븐 릿지’, ‘피카소’는 내장그래픽의 성능은 저가형 그래픽카드에 필적할 정도로 상당히 뛰어났지만, CPU 성능은 이에 비례하지 못했다. 최상위 제품군도 최대 4코어 8스레드였고, 싱글 코어 성능도 한계가 있었다.


external_image

▲ 피카소 시절 최상위 프로세서였던 라이젠 7 3750H. 그래픽은 뛰어났지만 4코어 8스레드의 한계가 있었다. 이런 제품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미약했다.


그런데, 르누아르가 출시된 뒤 모든 것이 변했다. 르누아르는 기존 젠+ 아키텍처에서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젠2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이어 제조 공정도 12nm에서 7nm로 미세화됐다. 덕분에 르누아르는 기존 4코어 8스레드의 한계에서 벗어나 APU로도 6~8코어 이상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external_image

▲ 르누아르 프로세서 출시 이후, 우리는 가성비형 노트북에서도 6코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똑같은 젠2 아키텍쳐 프로세서이지만, 데스크톱용 마티스에 비해서 L3 캐시메모리가 대폭 감소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내장그래픽을 넣다 보니 캐시 메모리 용량을 희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장착해 게임을 즐긴다면 데스크톱용 ‘마티스’보다는 성능이 떨어진다. 그렇지만 노트북이라면 사실 이게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노트북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르누아르를 맞상대하게 된 인텔도 기존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IPC를 크게 상승시킨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타이거레이크’를 선보여 대응하게 됐다. 노트북용 타이거레이크는 최대 4코어 8스레드 제품만 나와있지만, IPC가 상승해 체감 성능이 빨라졌다. 거기에 고성능 내장 그래픽인 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스가 탑재돼 옵션 타협 후 패키지 게임도 가능할 정도다. 덕분에 초경량 노트북으로도 그럭저럭 게임을 괜찮게 구동하는 희한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external_image

▲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도 성능이 많이 향상됐다


인텔의 반격 이후 AMD는 새롭게 데스크톱 게이밍의 최강자로 등극한 라이젠 5000 시리즈 ‘버미어’의 APU 버전인 ‘세잔’을 준비했다. 이미 르누아르도 데스크톱에 필적할 정도로 성능이 좋았는데, 세잔은 르누아르보다 훨씬 더 빨랐다. IPC의 향상과 더불어 캐시 메모리도 르누아르보다 늘어났다. 덕분에 고성능 그래픽카드와 조합해도 좋은 성능을 발휘한다. 그래서 요즘 RTX 3080 등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플래그십 게이밍 노트북 제품군이 세잔을 탑재한 채로 등장하고 있다.


external_image



요즘 노트북 vs 데스크톱 CPU 성능은 어떨까?

현 시점의 노트북, 데스크톱의 CPU 성능을 간단하게 비교해 보자. AMD의 경우 모바일 프로세서는 라이젠 5000 시리즈인 루시엔(르누아르 리프레시)과 세잔이 비교 대상이다. 데스크톱 프로세서는 라이젠 5000 시리즈인 버미어를 기준으로 한다. 비교를 진행한 CPU 제품군은 다음과 같다. 

*벤치마크 데이터 참조 사이트 (https://www.notebookcheck.net/, https://www.guru3d.com/, Valid.x86.fr)


external_image


external_image


AMD의 데스크톱 8코어 16스레드 프로세서인 버미어 5800X와, 노트북용 8코어 16스레드 세잔 프로세서를 비교할 경우, 싱글 코어 성능은 약 10~15% 차이로 데스크톱용 5800X가 우세하고, 멀티 코어 성능은 약 7~25% 차이로 5800X가 우세하다. 데스크톱용 프로세서가 성능이 더 좋긴 하지만, 전력소모가 2배 이상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모바일용 세잔 프로세서들의 성능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라이젠 버미어는 이전 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거의 10~20% 가량 성능이 강력해졌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즉, 모바일용 세잔 프로세서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전 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와 맞먹는 수준의 연산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것. (위 자료는 여러 벤치마크 결과의 평균값이며, 실제로는 각 노트북의 쿨링 능력, 노트북 제조사의 세팅, 노트북 사용자의 환경 등에 따라 결과값이 다소 다를 수 있다)


이어 인텔 프로세서는 모바일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타이거레이크와 데스크톱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로켓레이크 프로세서로 비교한다.


external_image


external_image


인텔의 경우는 모바일용 타이거레이크가 4코어 8스레드만 나와 있기 때문에, 멀티 코어 비교는 다소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래도 싱글 코어는 데스크톱 프로세서와 모바일 프로세서의 차이가 약 5~10% 차이로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모바일 프로세서가 순수한 연산 성능만으로는 데스크톱에 견줘도 밀리지 않는 시대가 됐다.



내장 그래픽의 성능은 어떨까?

위에서 노트북 CPU 성능이 크게 발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내장그래픽은 어떨까? 내장그래픽도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다. 노트북 CPU에 탑재한 내장그래픽은 과거에는 '그래픽 감속기'라는 오명을 얻을 정도로 성능이 형편없었다. 대표적인 저사양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도 구동하기 힘들 정도였는데,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현재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은 ‘AMD Radeon Graphics’로 통칭하는데, 이름은 같아도 CPU 모델에 따라 세부 스펙이 조금씩 다르다. 라이젠 7 5800U은 그래픽 코어 2000MHz, 그래픽 코어 수 8개다. 라이젠 7 5700U는 그래픽 코어 1900MHz, 그래픽 코어 수 8개며 라이젠 5 5600U는 그래픽 코어 1800MHz, 그래픽 코어 수 7개로 조금씩 차등을 둔다.


external_image

▲ 세잔, 루시엔은 AMD 라데온 그래픽스를 탑재하고 있다.


이어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타이거레이크)의 내장 그래픽은 하이엔드 제품군에 탑재되는 인텔 Iris Xe 그래픽을 주목해야 한다. 이 또한 CPU 성능에 맞춰 그래픽 클럭 및 그래픽 코어 수가 변경된다. 코어 i7-1185G7은 그래픽 최대 클럭 1.35GHz, Execution Unit은 96개다. 코어 i7-1165G7은 그래픽 최대 클럭 1.30GHz, Execution Unit은 96개며 코어 i5-1135G7은 그래픽 최대 클럭 1.30GHz, Execution Unit은 80개로 차등을 뒀다.


external_image

▲ 타이거레이크에는 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스가 탑재된다.


이 내장 그래픽들의 성능은 어떨까? AMD와 인텔의 저전력 모바일 프로세서 중에서 최상급 제품인 라이젠 7 5800U, 코어 i7-1185G7의 3DMark 파이어 스트라이크 점수로 간단하게 알아봤다. 


external_image


라이젠 7 5800U는 지포스 GTX 750과 비슷한 정도며, 코어 i7-1185G7은 지포스 GTX 950에 근접했다. 인텔의 경우에는 발열로 인한 스로틀링 이슈가 있긴 하지만, 일단 이전 세대와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으로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올라간 것은 맞다. 이제 노트북 내장 그래픽으로 리그오브레전드 풀옵션(FHD 해상도 기준)을 돌려도 60프레임 이상 고정이 가능한 세상이 됐다.



지포스 RTX 30 노트북 GPU는 어떨까

암호화폐 열풍 때문에 그래픽카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게이밍 데스크톱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게이밍 노트북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게이밍 노트북에서는 RTX 3060, RTX 3070을 탑재한 제품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것을 데스크톱용과 비교하면 어떨까?


레퍼런스 사양으로만 놓고 보면 RTX 3070 노트북 GPU는 쿠다 코어 5,120개, 부스트 클럭 1290~1620MHz다. GPU 전원은 80~125W로 결정된다. RTX 3060 노트북 GPU는 쿠다 코어 3,840개, 부스트 클럭 1283~1703MHz,, GPU 전원은 60~115W다. 


데스크톱 RTX 3070은 쿠다 코어 5,888개, 부스트 클럭 1.73GHz다. 데스크톱 RTX 3060은 쿠다 코어 3,584개, 부스트 클럭 1.78GHz다. 쿠다 코어만 놓고 보면 RTX 3070은 데스크톱이, RTX 3060은 노트북이 더 많다. 단 부스트 클럭은 둘 다 데스크톱 버전이 더 높다. 


external_image


비교해 보면 모바일 RTX 3070은 데스크톱 대비 78.8% 가량, 모바일 RTX 3060은 데스크톱 대비 최대 90% 가량의 성능이라 볼 수 있다. 이 정도면 많이 쫓아온 셈이다. 단, 위 결과를 해석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최근 노트북에 탑재되는 RTX 30 시리즈는 GPU 전원 스펙에 따라 같은 RTX 3070, RTX 3060이라도 성능이 동일하지 않고 노트북마다 큰 차이가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노트북 제조사에서 GPU 전원 스펙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아서 소비자들이 성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참고로 위 벤치마크 결과는 노트북용 그래픽카드 중에서 전원 스펙이 높은 축에 속하는 것의 결과이며, 전원 스펙이 낮은 제품은 성능이 더 낮을 수 있다. 



'노트북은 성능이 낮다'는 말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있다

external_image


요즘 들어 부쩍 "요즘 노트북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요", "데스크톱과 비교하면 노트북 성능이 어느 정도인가요?" 라는 질문을 주변에서 자주 받는다. 라이젠 르누아르 노트북들이 나온 뒤로 노트북의 성능과 가성비가 크게 올랐고, 코로나19로 노트북 수요도 늘면서 노트북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더 향상되고 있음을 느낀다.


아무튼, 위 질문에 답을 하자면, 요즘 노트북은 데스크톱에 견줘도 될 만한 성능이라는 것. 이제 노트북은 '느리고 답답하지만 휴대성 때문에 구매하는 물건'이 아니다. 물론 당대의 동급 데스크톱 부품과 비교하면 조금씩 부족하긴 하지만, 1~2세대 전의 데스크톱과 대등한 정도의 연산 성능까지는 올라왔으니까, 앞으로는 '노트북은 느리다'는 말은 안 통하겠다.


일상적인 작업은 이미 저렴한 50~70만원대 노트북으로도 차고 넘치는 수준이 되었고, 예전 같으면 꿈도 못 꾸는 100만 원 전후의 게이밍 노트북들도 많이 보급되고 있으니, 이 기회에 노트북 하나 장만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게다가 데스크톱은 요즘 그래픽카드 가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노트북의 가성비가 더 빛을 보는 시기 아니겠나.



기획 송기윤 / iamsong@danawa.com

글 김도형 / 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만평동산
2018~2020
2015~2017
2011~2014
2006~2010
게임일정
202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