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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워 사가 트로이'는 판탈워일까 역탈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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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탈 워 사가 트로이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10년 동안 이어진 트로이 전쟁은 ‘트로이 목마’라는 기발한 수로 인해 그리스의 승리로 끝났다. ‘트로이 목마’는 인간인 오디세우스의 발상이었지만, 이 계책이 성공하기까지 그리스를 응원하는 신들의 도움이 끊이지 않았다. 비단 ‘트로이 목마’뿐 아니라 10년 동안 그리스와 트로이 두 편으로 나뉜 신들은 인간계에서 벌어진 전쟁에 지속적으로 간섭했다. 단적인 예로 인간계 최강이라 불리는 전사 아킬레우스의 죽음에는 태양신이자 궁술을 주관하는 아폴론이 간여했다.

하지만 13일 출시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토탈 워 사가: 트로이에 등장하는 신들은 참견쟁이가 아니다. 신에게 기도를 올려 사람들의 의욕을 고무시키거나, 심신의 안정을 취하도록 해 일의 능률을 더하는 수준이다. 아킬레우스, 헥토르, 아가멤논, 파리스 등 익숙한 이름의 영웅이 등장하지만, 서사시 속 ‘트로이 전쟁’이 아닌 ‘실제로 있었을 법한’ 트로이 전쟁을 묘사했다.

▲ 토탈 워 사가 트로이 공식 소개 영상 (영상출처: 토탈 워 공식 유튜브 채널)

제우스한테 기도하면 '우르르쾅쾅' 벼락은 기본?

토탈 워 시리즈는 실제 역사에 기반한 게임(일명 역탈워)과 워해머로 대표되는 판타지 기반 게임(일명 판탈워)로 나뉜다. 토탈 워 사가: 트로이의 소재인 ‘트로이 전쟁’은 역사와 판타지 경계에 위치한 신화이기에 첫 공개 직후 방향성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 중에서도 토탈 워: 워해머와 그리스-로마 신화를 소재로 한 명작 RTS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를 기억하는 이들은 ‘판탈워’로 나오길 기대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와 달리 토탈 워 사가: 트로이는 ‘역탈워’다. 신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조연에 가깝다. 플레이어가 올림포스 주신 제우스에게 기도해 응답을 받는다고 해도 번개로 적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 없다. 사티로스, 미노타우로스, 사이렌 등 신화 속 괴수들도 조금 독특한 풍습을 지닌 인간으로 묘사된다.

▲ 대영웅 아킬레우스. 게임에선 조금 센 인간(?) 수준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래도 아군 영토 안에서 마주치면 무섭긴 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먼저 신들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토탈 워 사가: 트로이에 등장하는 신들은 현재 총 7분(?)이다. 신들은 ‘은총’ 수치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이득을 주는 각종 패시브를 부여한다. 기도, 헤카톰베 의식, 신전 건설, 퀘스트 등으로 은총을 올릴 수 있는데, 무엇이든 자원을 요구한다. 신들은 특히 식량과 금을 좋아하는데, 이 중에서 금은 수급이 까다로운 매우 귀중한 자원이다.

공물로 배를 불린 신들은 턴 당 모집할 수 있는 병사 수를 조금 늘려준다거나, 타 세력과 우호도 및 도시 성장도 상승, 퀴클롭스, 미노타우로스 등 유닛 해금 등 혜택을 부여한다. 바치는 공물에 비해 인색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지만, 불신자가 돼 인간만의 힘으로 전쟁을 주도하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전쟁이 오래 이어질 때 전쟁의 신 아레스의 가호를 받아 턴 당 모집병력을 늘릴 수 있다면 상대방보다 병력 보충 면에서 우위에 서게 돼 전황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 아테나에게 가호를 받으면 방어할 때 피로도가 줄고 모집할 수 있는 영웅 등급이 상승하며, 아프로디테를 숭배하면 자신의 영지를 한층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 미세한 차이가 나비효과를 불러오는 것이다.

▲ 신께 기도해 해금할 수 있는 특수병종 미노타우로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음으로 신화 유닛을 살펴보자. 미노타우로스는 소 가죽을 뒤집어 쓴 거한이고, 켄타우로스는 당시로서는 드문 기마병이다. 신화에서처럼 초인적 힘을 발휘하는 ‘괴물’이 아니라 조금 특별한 재능을 지닌 인간일 뿐이다. 일당백의 활약을 펼쳐 전황을 뒤집지는 못하지만, 플레이어가 구사할 수 있는 전술의 폭을 넓혀준다. 가령 보병과 전차병 밖에 없는 적을 상대로 켄타우로스의 우월한 기동력을 활용하거나, 중장 유닛이 부족한 군대에게는 미노타우로스만한 든든한 벽도 없다.

아킬레우스, 아가멤논, 헥토르, 아이네이아스 등 영웅들도 단독으로 전장을 휘저을 수 없다. 레벨업에 따른 강화 정도, 그리고 장비 수준과 탈 것 유무에 따라 더 많은 적을 처치할 수 있긴 하다. 그러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은 군대의 규모, 무장 수준, 사기 등이다. 

▲ 영웅들은 강하긴 하지만, 초인적이지는 않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자신의 취향에 따라 영웅을 육성하는 것도 재미 중 하나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처럼 신화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역사적 사실’로 재구성한 트로이 전쟁에 대해 호불호가 많이 갈릴 듯 하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보병과 전차가 주를 이루는 청동기 시대 전투 방식, 역사가들의 해석을 참고한 그리스-로마 신화 신들과 괴물 묘사, 에게 해 주변부에 대한 세세한 묘사 등이 마음에 쏙 들 것이다. 하지만 신들과 그 대리인이 펼치는 장대한 서사시를 기대한 이라면 토탈 워 사가: 트로이에 매력을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

작아진 스케일은 세밀함으로 보충

브리튼섬이 무대였던 토탈 워 사가: 브리타니아와 마찬가지로 토탈 워 사가: 트로이의 무대는 에게 해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 한정돼 있다. 중국 대륙이 무대였던 토탈 워: 삼국이나 유럽과 북아프리카, 소아시아를 아우르는 토탈 워: 로마에 비하면 매우 소탈한 규모지만, 세밀함 면에서는 전작들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먼저 관리해야 하는 자원이 5종류나 된다. 병력 생산과 유지, 신에 대한 공물 비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식량’부터 목재, 석재, 청동, 금 등이 존재한다. 특히 고급 유닛은 생산과 유지에 청동을 많이 소모하는데, 때문에 고급 유닛으로만 군대를 구성할 경우 자원에 가해지는 부담이 막대하다. 이 부분에서 상당히 고증에 신경을 썼음을 느꼈는데, 청동기 시대라고 하더라도 의식용 또는 일부 고위 병력을 제외하고는 청동이 아닌 돌을 무기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 관리해야 하는 자원이 무려 5종!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에게 해 부분이 매우 세세하게 묘사돼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각 세력을 대표하는 영웅들의 특성도 한층 더 보강됐다. 토탈 워: 삼국에서도 유비, 손권, 조조 등 군주마다 다른 패시브가 붙어 있었지만, 토탈 워 사가: 트로이에서는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해야 하는 특성들이 아킬레우스, 아이네이아스, 아가멤논 등 영웅에 부여됐다. 기자가 선택한 영웅 아이네이아스는 ‘신성한 징조’라는 의식(이 역시 자원을 신께 바쳐야 한다)을 통해 신들에게 추가 퀘스트를 받을 수 있다. 모든 퀘스트를 수행할 필요 없이, 자신을 총애했으면 하는 신이 내린 퀘스트만 골라 클리어해도 된다. 또 ‘스티지아의 목소리’라는 특성을 활용하면 원하는 부가 효과를 시간 한정으로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영웅들의 고유 특성도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에, 같은 영웅이더라도 전혀 다른 스타일로 즐길 수 있다.

전작 토탈 워: 삼국은 토탈 워 시리즈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을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이에 토탈 워 사가: 트로이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신화가 아닌, 역사적 해석이 가미된 트로이 전쟁이기에 많은 이들을 만족시키기엔 조금 어려울 듯 하다. 하지만 ‘역탈워’ 시리즈의 오랜 팬이거나,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분명 토탈 워 사가: 트로이만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로마 시조 로물루스의 조상님인 아이네이아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영웅 특성들은 플레이어의 선택을 요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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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워 사가: 트로이 2020년 8월 13일
플랫폼
PC
장르
전략시뮬
제작사
크리에이티브어셈블리
게임소개
'토탈 워 사가: 트로이'는 작년 9월 발표된 사가 시리즈 최신작으로, 기원전 13~12C 고대 그리스와 트로이 간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청동기 말기라는 역사적 고증을 반영해 금 뿐 아니라 청동 등 다양한 물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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