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주요 부품중 유일하게 외부에 노출되는 PC케이스는 유행에 민감해 당시 PC시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다. 요즘은 전면 ODD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화려한 색상의 LED가 차지했으며, 메쉬 혹은 강화유리로 마감한 제품이 인기다.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좌측면은 강화유리로 마감하고 하드웨어는 자신만의 컬러 혹은 브랜드 제품으로 꾸미는 추세다.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PC케이스는 이제 게이밍 기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대세 디자인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ABKO의 NCORE와 SUITMASTER 시리즈는 다나와 PC케이스 인기상품 BEST 10에 6개 제품이나 랭크되어있다.(2019.08.04기준) ABKO의 중국 현지 공장을 직접 방문해 케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인기 비결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플라스틱 사출 공정
정위에천 부사장의 인솔하에 공장에서 가장 먼저 소개받은 곳은 PC케이스의 앞면 플라스틱 사출 공정이다. 앞면에는 전원부와 USB포트, 이어폰 단자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PC케이스의 얼굴이다 보니 제조사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사출된 플라스틱이 앞면이 컨베이어 벨트로 집입하게 되면 작업자가 돌출되거나 지저분한 플라스틱 마감을 제거한다.
마감이 끝난 제품은 다음 공정으로 이동하기 위해 마련된 틀에 적재한다. 다음 공정은 플라스틱 앞면에 강화 유리 혹은 메쉬 재질로 마감하고 전원부와 포트를 삽입하는 과정이다.
사출을 위한 금형의 모습. 금형은 작은 오차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제작비용이 천문학적이다. 이곳은 중국 내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금형 틀과 사출 장비를 갖고 있다고한다. 금형의 규모로만 봐도 어느 정도 그 말에 신뢰가 간다.
금속 가공 공정
▲ PC케이스의 뒷면이 될 알루미늄판이 쌓여있다
PC케이스의 뒷면을 제작하는 공정이다. 얇은 판 형태의 알루미늄을 프레스 장비를 사용해 원하는 모양으로 제작된다. 이 부분은 100% 자동화 공정으로 진행된다.
뒷면을 제외한 PC케이스의 상하좌우 면을 제작하는 공정이다. 각각의 면을 따로 프레스 기계를 통해 작업한다. 현재 보이는 프레스 장비 또한 중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자동화 설비다.
이 부분은 100% 자동화되지 않았고 절반은 직접 인력으로 작업한다. 작업이 위험해 보여 자동화가 불가피해 보였는데, 자동화 설비를 늘리는 추세지만 고용 문제로 인해 일부분은 인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레스 작업이 완료된 PC케이스 각 면은 다음 공정을 위해 정리 중이다.
마지막 프레스 장비는 얇고 긴 원형 알루미늄을 사용해 작업 중이다.
이부분은 PC케이스 내부의 SSD 슬롯이나 파워서플라이 위치 등을 잡은 가이드를 제작하는 작업이다. 아무래도 크기가 작고 작업이 수월해 1명의 작업자가 장비를 운용 중이다.
방청 및 도색 공정
프레스로 정돈된 각 면들은 이곳으로 모여져 방청 및 도색 작업이 진행된다.
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공정이 이루어지며, 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화학적 공정 때문에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공정은 한정되어있다.
검은색 도료를 입히는 도색 작업은 직접 확인이 가능했다. 가장 보편적인 검은색을 입히고 있다.
방청 작업 이후 쿨링까지 마무리된 제품이 컨베이어를 통해 이동 중이다.
QC를 통해 도색 불량이나 마감 불량인 제품을 검수한다.
도료까지 입힌 PC케이스는 이제 완제품 조립 공정으로 넘어간다.
PC케이스 앞면 조립
맨 처음 소개했던 플라스틱 사출 공정의 후속 작업이다. 전원부 및 포트 삽입이나 전면 LED 탑재 등을 진행한다.
현재 제작 중인 제품은 앞면에 강화유리가 장착되는 제품이다. 강화유리의 앞면에 붙는 비닐까지 QC를 거쳐 마무리되는 세심함이 눈길을 끈다.
한쪽에 강화유리만 전문적으로 작업하는 인력이 마련되어있다. 이들은 강화유리의 기본 검수를 진행하고 결합 부위의 고무패킹 장착 등의 작업을 한다.
PC케이스 완제품 조립 공정
앞서 설명한 각 부품을 모아 완제품을 조립하는 공정이다. 컨베이어 벨트에 작업자들이 각각 하나의 업무를 맡아 진행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자세히 보니 ABKO 제품 외 타사 브랜드의 제품도 조립 중이지만 ABKO의 컨베이어 벨트는 조금 더 특별한 형태로 운용된다.
타사 케이스의 경우 일반적인 컨베이어 벨트가 움직이면서 부품을 하나하나 작업한다. 별다른 특별한 점이 없어 보이지만, 본인의 작업을 마무리하지 않아도 컨베이어 벨트는 돌고 있기 때문에 불량률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ABKO 케이스 제조 공정은 각 컨베이어 벨트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본인의 작업을 완료한 뒤 버튼을 누르는 형태로 운영되어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며, 불량률도 낮아진다.
도색 작업까지 마친 케이스가 조립되고 있다. 자신의 공정을 마쳤다면 컨베이어벨트 앞에 위치한 빨간색 버튼을 눌러 다음 작업자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꼼꼼한 작업이 가능해 불량률은 낮아지겠지만, 공정 하나하나마다 시간이 더 필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 생산 라인은 시간 단축 보다는 불량률을 낮추는데 더 목적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PC케이스의 상하좌우가 모두 조립되면 앞면 전원부의 QC 작업이 진행된다. 각 공정 마무리에는 QC 인력이 배치되어있어 한번더 불량율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어서 강화유리 장착이 이루어진다. 강화유리의 QC 과정은 뒤에 다시 설명하겠다.
강화유리 작업 및 QC가 마무리되면 포장이 진행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비닐, 스펀지, 종이박스 조합이다.
완성된 앱코 SUITMASTER 321X 듀얼리티. 이렇게 박스 포장된 제품 하나하나 파손주의 스티커를 붙인 뒤 국내로 들여온다.
QC 관리는 어떻게?
강화유리 QC 테스트는 약 1m의 높이에서 쇠 구슬을 낙하 시켜 이상 유무를 테스트한다. 참관 시 총 3번의 낙하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흡집조차 나지 않았다.
강화유리는 파편의 형태도 안전과 연관되어 있기에 굉장히 중요하다. 유리 바깥쪽에 쇠 구슬을 떨어뜨리니 위와 같은 파편이 만들어졌다. 파편의 QC는 5cm x 5cm의 면적에 파편이 30개 이상 나타나야 합격이다.
샘플룸 탐방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공장이다 보니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제품 및 출시될 신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앱코의 케이스의 인기비결, 여기서 찾았다!
ABKO의 PC케이스 제조공장은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공장이다. 비단 공장 규모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까다로운 ASUS 납품 인증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ASUS 납품 인증은 말 그대로 ASUS에 납품 가능한 공장인데, 환경보호 기준과 유해물질 관리 기준이 까다로워 중국 내 2곳뿐이다.
▲ 케이스 공장 전경, 한자를 직역하면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소양, 안전' 이다
▲ 탐방단을 인솔한 정위에천 부사장 (오른쪽에서 두 번째)
현재 ABKO의 케이스는 연 6만 대 생산 중이며, 중국 공장에 다양한 프레스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별 원하는 디자인으로 제작 가능하다고 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케이스를 선보일 ABKO와 중국 현지 공장의 신제품을 기대해보며, 방문기를 마친다.
글, 사진/ 홍석표 hongdev@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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