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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메카] 미소녀들의 배틀로얄, 시크릿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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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게임대상 수상에 이어 국내 서비스 시작으로 최근 더 주목을 받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이미 스팀을 통해 흥행에 성공해 '글로벌 넘버원' 업적을 달성한 게임이기도 하죠. 게임의 인기 비결 하나를 꼽자면 ‘배틀로얄’ 장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외딴 섬을 무대로 100명의 참가자가 최후의 한 명이 남을 때까지 펼치는 치열한 한 판 승부는 게이머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배틀로얄’ 장르는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정규 룰 외에도 여러 변칙을 더해 다양한 게임에 응용이 되었습니다.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처럼 건설 요소를 도입하거나, 스파이크춘소프트 ‘단간론파’처럼 두뇌 싸움으로 풀어낸 작품도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미소녀를 배틀로얄에 접목한 게임도 있습니다. 미소녀라는 캐릭터에 배틀로얄이라는 룰을 더했으니 아무래도 관심이 갈 수 밖에 없겠죠. 오늘 소개할 미소녀게임이면서 배틀로얄이라는 소재를 택한 ‘시크릿 게임’입니다.


▲ '시크릿 게임 CODE: Revise' 타이틀 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시작은 동인 그룹에서, 미소녀게임 개발사 ‘FLAT’

우선 게임을 소개하기 전에, 개발사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이번 ‘시크릿 게임’의 개발사 ‘FLAT’은 본래 동인 그룹으로 시작한 곳으로, 2008년을 기점으로 게임 개발사를 차리면서 미소녀게임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행보는 ‘월희’와 ‘페이트’로 유명한 타입문과 많이 유사한 편인데요. 실제로 이들도 동인 그룹 시절 제작한 탄막슈팅게임 ‘엑시드(eXceed)’와 미소녀게임 ‘킬러 퀸’ 시리즈 인기를 기반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 중에 ‘킬러 퀸’은 미소녀게임이지만, 밀폐된 건물에 갇힌 사람들이 펼치는 목숨을 건 게임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많은 인기를 끌었죠. 물론, FLAT가 동인 그룹 시절에 만든 게임이라 스토리 진행은 다른 게임에 비하면 단조롭고, 히로인도 2명만 나오는 수준이었습니다.


▲ '킬러 퀸'은 동인 그룹 시절 만든 초기작이었다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그래서 보통 ‘시크릿 게임’을 언급할 때는 ‘킬러 퀸’의 후속작 ‘시크릿 CODE: Revise’을 일컫는 경우가 많죠. 개발사로 자리잡은 후, 만든 후속작답게 게임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무대는 좁은 건물에서 넓은 야외로 바뀌었고, 참가자마다 다른 목표 조건을 부여하여 나름 두뇌 싸움을 벌이도록 유도했습니다. 여기에 제일 중요한 히로인 수도 대폭 늘렸죠. 그 모습, 어떤 면에서는 ‘배틀로얄’과도 여러모로 닮았습니다.


▲ 후속작은 야외로 무대를 옮기면서 '배틀로얄' 분위기를 품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신뢰의 게임이, 한순간 아수라장으로... ‘시크릿 게임’

‘시크릿 게임 CODE: Revise(이하 시크릿 게임)’은 격리된 마을에 끌려온 14명의 남녀가 목숨을 건 생존게임을 펼치는 이야기 입니다. 그들이 끌려온 ‘아오사 마을’은 무인지대로, 사방에는 흑막이 설치한 카메라와 감지 센서가 존재합니다. 또한, 끌려온 사람들이 혹여 탈출하는 걸 막기 위해, 목에는 ‘폭탄 목걸이’를 달아놓았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죠?


▲ '폭탄 목걸이' 그리고 '학생'... 소설 '배틀로얄'이 많이 떠오릅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물론, 엄연히 미소녀가 나오는 게임이라 서로 죽고 죽이는 ‘배틀로얄’에 비해서는 규칙은 조금 더 ‘착한’ 편입니다. 참가자에게 주어진 조건을 제한시간 전에만 달성하면 목걸이를 풀 수 있죠. 조건이 한 사람당 두 가지씩 주어지고, 둘 중 하나만 달성하면 되기 때문에 같은 소재를 다루는 다른 작품에 비하면 참가자들이 살아남을 가능성도 높은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참가자들에게는 '아무도 죽이지 않아도 되는 조건'과 '모두를 적으로 대해야 하는 조건' 두 가지가 주어집니다. 먼저 아무도 죽지 않아도 되는 조건은 모두가 서로 믿을 수만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만한 조건들로 이루어졌습니다. 가령, ‘마지막 날까지 생존하기’, ‘10명 이상의 참가자와 조우’ 등이 있죠. 물론, 분란을 일으킬만한 ‘남에게 위해 3번 가하기’도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감수할만한 수준입니다.


▲ 모두가 힘을 합치는 방법도 있지만...(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일이 항상 쉽게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반면, 모두가 서로 적으로만 대해야 하는 조건은 듣기만해도 살벌합니다. ‘게임을 오랜 시간 함께한 파트너의 사망’, ‘자신 이외에 모든 참가자의 사망’... 그야말로 첫 조건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죠.  

이 때문에 ‘시크릿 게임’에 나오는 참가자들도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믿음 아래 뭉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런 것처럼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신뢰는 약화되고, 나중에는 서로 살아남기 위해 파국으로 치닫는 처절한 과정을 보여주게 됩니다.


▲ 결국 참가자들의 화합은 파국을 맡게 됩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캐릭터 소개 >


▲ 후지타 슈헤이: 이번 작품의 주인공. 어린 시절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바람에 고아원에서 자랐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침착하고 두뇌회전이 빠른 편이다. 소꿉친구 ‘후키이시 코토미’에게는 친절하지만, 그 외 사람에게는 무심한 모습을 보인다.


▲ 후키이시 코토미: 주인공의 소꿉친구. 좋은 집안의 아가씨로, 주인공 ‘후지타 슈헤이’와 오랜 시간 인연을 맺어왔다. 주인공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많이 의지하는 편이다. 게임에 참여하게 된 이후에는 사람들을 돕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오기하라 유이: 약간 덜렁이 기질이 있는 소녀. 게임 시작 초반부에 조건을 알려주는 PDA를 망가뜨리는 바람에 전적으로 다른 플레이어에게 의지해야 하는 처지다. 보여주는 모습과 다르게, 의외로 할 말은 다 하는 타입이다.


▲ 토도 유우나: 과거 게임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소녀. 뛰어난 신체 능력뿐만 아니라, 총기류를 다루는데도 능숙하다. 다른 참가자와 협력해 모두 생존하는 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틀로얄’로 미소녀게임 스토리텔링의 한계를 넘다

보통 미소녀게임에서 캐릭터가 마구잡이로 사망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게, 게임 내에 캐릭터 1명을 더하는데도 많은 제작비가 소모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소규모 미소녀 개발사들은 처음 선보인 히로인 캐릭터 라인업을 끝까지 유지하는 경우가 많죠. 여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히로인이 사망하는 일에 거부감을 느끼는 플레이어도 많기 때문에, 함부로 퇴장시키기도 어렵죠.


▲ 본래 미소녀가 퇴장하는 일은 다른 게임에는 거의 없습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하지만, 이런 흐름은 반대로 스토리를 단조롭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처음에 시작한 인물로 큰 굴곡 없이 이야기를 끝까지 풀어나가면 자칫 지루해지고 몰입하기 어려울 때가 있죠.

그런 점에서 ‘배틀로얄’을 택한 ‘시크릿 게임’은 이런 단조로움을 느낄 새가 없습니다. 마치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처럼,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한없이 가까운 히로인도, 때로는 절친한 친구도 사망하게 됩니다. 심지어 어떤 선택지 중에는 주인공 본인의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 주인공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게임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그렇기에 더 몰입하게 됩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보통 다른 미소녀게임에서는 이런 죽음은 배드엔딩으로 이어지겠지만, 이번 ‘시크릿 게임’에서는 그 서술자를 다른 인물로 바뀌어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게됩니다. 매력적인 미소녀들이 사망한다는 점은 안타깝지만, 그만큼 스토리에서는 긴장감 넘치는 ‘배틀로얄’이 펼쳐지고 있다는 설정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이런 것야말로 다른 미소녀게임과 차별된 흡입력을 선사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 이런 평화가 언제 깨어질지 아슬아슬한 게 배틀로얄의 묘미죠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비교적 무거운 소재지만, 한번쯤 해볼만한 수작

‘시크릿 게임’ 발매 이후, FLAT는 ‘리벨리온즈 시크릿 게임 2nd Stage’라는 이름으로 PSP판을 내는데요. 단순 이식만이 아니라, 기존작과는 다르게 캐릭터에게 부여된 조건을 변경하고 스토리를 다듬어 처음 접해보는 사람은 물론, 이미 기존작을 해본 사람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 기존작을 다듬은 '리벨리온즈 시크릿 게임 2nd Stage' (사진출처: 게임 공식 웹사이트)

이런 인기에 힘입어, 추가 요소를 더한 PC판 ‘리벨리온즈 시크릿 게임 2nd Stage 부스티드 에디션’까지 출시하게 됩니다. 다만, 그 이후로는 평범한 연애 미소녀게임 위주로 개발을 진행하면서, 이전과 같은 몰입감 넘치는 작품은 만나기 힘들어졌죠.

미소녀게임으로서는 드물게 ‘배틀로얄’ 장르로 성공을 거둔 작품 ‘시크릿 게임’. 미소녀게임 팬이라면 꼭 한 번쯤 즐겨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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