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늦은 봄 게이밍 PC 시장에 약간의 정체 현상이 발생했다. 바로 그래픽카드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가상화폐 채굴에 효율적인 그래픽 카드가 게이밍 PC에 탑재되는 그래픽카드와 비슷한 수준을 요구해 단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졌으며, 일부 소비자용 제품이 B2B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일반 사용자가 구매할 수 없는 품귀 현상도 보였다. 약 2달이 지나 안정을 찾던 그래픽카드 시장은 대작 PC게임들의 흥행과 방학 시즌에 힘입어 다시금 판매량이 증가는 추세다.
다나와 리서치를 통해 2017년 1월부터 9월까지 전체 그래픽카드 시장의 판매량을 알아보자. 1~3월은 신제품 출시를 기다리는 소비자들로 인해 소폭 하락하다 4~5월사이 RX 550과 RX 560의 출시와 더불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망의 5월 말. 본격적인 채굴 이슈로 인해 게이밍 그래픽카드 대부분이 품절되어 판매량이 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후 제조사들은 채굴용 그래픽 카드를 내놓는 등 일반 시장과 채굴용 시장을 따로 마련하면서 점차 안정화 되어 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픽카드 업계의 양대산맥 NVIDIA와 AMD의 그래픽 카드의 점유율을 알아보자. 우선 NVIDIA 계열은 가장 최신 제품인 GTX 10XX의 점유율이 88.9%로 가장 높았다. 최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말할 수 있겠지만 GTX 10XX 시리즈의 전작인 GTX 9XX, GTX 8XX 시리즈를 뒤로하고 2014년 처음 출시된 GT 7xx 시리즈가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3.9%로 2위에 올랐다. GT 7xx 시리즈는 최신 게임용으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간단한 멀티미디어용이나 그래픽카드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았다. 또한, 일부 GT 7xx 시리즈는 HDMI 단자 및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등 게이밍PC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하다.
이번에는 총 판매금액으로 순위를 매겨보자.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판매금액이 가장 많은 제품은 GTX 1060, GTX 1050, GTX 1070, GTX 1080 Ti, GTX 1050 Ti 순으로 나타났다. GTX 1060은 고사양 게임들의 권장사양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판매량과 판매수익 모두 가장 앞섰다. 이어서 2위는 10xx 시리즈의 막내 GTX 1050 다. GTX 1050는 많이 판매되었지만 저렴한 제품이기 때문에 총 판매금액은 그리 높지 않았다. 반면 고사양의 그래픽 카드인 GTX 1070, GTX 1080 Ti의 경우 판매량은 적지만 고가의 제품이다 보니 총 판매금액 3, 4위에 랭크 되었다.
현재 그래픽카드 시장의 관심사는 GTX 1070 Ti의 출시다. GTX 1070 Ti는 고가 라인업인 GTX 1080 구입이 어렵고 GTX 1070의 성능이 다소 아쉬울 수 있는 타깃을 겨냥한 제품으로 성능도 GTX 1070과 GTX 1080 Ti 사이로 추측되며, 오버클럭이 가능하다는 루머도 돌고 있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NVIDIA의 그래픽 카드 판매량을 살펴보면 신제품 이슈가 전혀 없을 정도로 상승세다. 특히 GTX 1060의 경우 게임밍PC의 권장 그래픽카드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고성능, 고가 라인업인 GTX 1080, 1080 Ti 또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관찰된다.
마찬가지로 NVIDIA의 동급 제품보다 비교적 저렴한 AMD 계열 그래픽카드의 2017년 1월부터 9월까지의 판매 점유율을 확인해보자. 1위는 올해 4월에 출시한 RX 5xx가 56.2%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2위는 RX 4xx시리즈로 37.1%의 점유율을 보였다. 작년에 출시한 RX 4xx시리즈는 저렴한 가격대로 꾸준히 판매됐으나 신제품 RX 5xx의 기세에 눌려 2위를 차지했다.
AMD 계열 중 판매 금액으로 순위를 매기면 RX 580, RX 570, RX 460, RX 560, RX 480 순으로 나타났다. 5개 제품 중 판매량만을 따지면 RX 460과 RX 560이 단연 1, 2위에 랭크된다. 하지만 판매금액으로 따지면 3, 4위에 머물렀다. 이는 NVIDIA GTX 1070, GTX 1080 Ti 처럼 RX 580, RX 570의 판매량이 RX 460과 RX 560에 비해 적지만 단가가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MD의 최신 그래픽카드의 판매량을 월별로 알아보자. 4월 출시한 RX 560, RX 580이 초반 큰 판매량을 보이다 5~6월에 걸쳐 서서히 RX 560에게 자리를 내주는 모양새다. 전반적으로 7, 8월을 전후해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다 판매량이 증가했으며, 지난 8월 출시한 RX Vega 64는 경쟁상대인 GTX 1070 Ti의 출시 후 어떤 양상을 보일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는 페이스북 페이지 <다나와 리서치 - 커머스 현황 분석>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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