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리뷰 > 리뷰 > 모바일

[앱셔틀] 나이츠폴, 구슬 대신 인간을 발사하는 핀볼게임

/ 1

▲ '나이츠폴' 소개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 [앱셔틀]은 새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바일게임을 바로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많은 게이머들이 윈도우에 내장된 번들게임으로 즐겼을 ‘핀볼’… 간단한 미니게임으로 생각하기 일쑤지만 사실 생각보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15세기 프랑스에서부터 즐겨왔다고 하니 ‘갤러그’보다 더한 고전게임인 셈이죠. 이처럼 기나긴 핀볼의 역사에서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다양한 장애물이 배치된 게임판에 구슬을 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게임이 이 불문율을 거침없이 깨뜨렸습니다. 지난 13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된 카본아이드의 ‘나이츠폴’이죠.

‘나이츠폴’은 황제 하인리히 2세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고, 4살 밖에 안 되는 하인리히 3세가 즉위하며 혼란스러운 판타지 세계의 제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오크의 대대적인 침공이 시작되지만 황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백성들은 스스로 민병대를 조직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되죠. 플레이어는 은퇴한 근위대장 ‘마르쿠스 에르켈’, 그림자 부대 부대장 ‘아르노 힌데미트’ 등 다양한 인물의 시점에서 군대를 운용해 스테이지를 돌파하게 됩니다.

군대를 지휘한다고 하니 뭔가 전략게임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나이츠폴’은 구슬 대신 병사를 쏘는 핀볼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병사들이 자동으로 발사되기 시작합니다. 발사된 병사들은 통통 튀며 아래로 내려오고, 그 과정에서 부딪힌 적군을 공격하죠. 마치 핀볼처럼 말이에요. 그 와중에 적의 반격을 받거나 가사 방패 등 장애물에 부딪히면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주어진 병사가 모두 죽기 전에 챕터 목표를 완료하면 클리어죠.

병사를 발사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병사를 발사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조작은 상당히 간편합니다. 플레이어는 병사가 원하는 위치에 떨어지도록 발사하는 힘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세게 발사하면 멀리까지 날아가고, 약하게 발사하면 발사대 근처에 떨어지죠. 여기에 발사버튼을 꾹 누르면 빠르게 돌진하는 ‘돌격병’이 발사돼 화력을 집중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병사의 대미지를 높이는 ‘강화’, 아군 병사를 폭발시켜 광범위 피해를 입히는 ‘폭발’, 무작위 적을 공격하는 ‘낙뢰’ 등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죠.

버튼을 꾹 누르면 강력한 돌격병이 나온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버튼을 꾹 누르면 강력한 돌격병이 나온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게임이 힘들면 캐시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게임이 힘들면 캐시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여느 핀볼게임처럼 다양한 장치가 재미를 더합니다. 몰려오는 보스를 빠르게 처치하기 위해 돌격병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챕터가 있는가 하면, 레버를 돌려서 문을 여는 것이 목표라 눈금 단위까지 신경해야 하는 챕터도 있습니다. 단단한 방벽 뒤에 숨은 적을 처치하기 위해 병사를 다른 지형에 튕기는 컨트롤을 구사하는 경우도 있죠. 각 챕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여러 장치를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각 챕터마다 최종 점수를 두고 랭킹까지 있으니 호승심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합니다. 적은 병사를 써야 고득점을 얻을 수 있죠. 이처럼 ‘나이츠폴’은 핀볼 특유의 게임성을 잘 구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장치를 활용하는 것이 핵심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다양한 장치를 활용하는 것이 핵심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스토리 모드 외의 콘텐츠에서는 두 가지 게임성 중 하나에 특화된 모습을 즐길 수 있습니다. 먼저 ‘디펜스 챌린지’는 수많은 적을 빠르게 처치하는데 초점을 맞췄죠. 밀려드는 적의 웨이브에 맞서 얼마나 오래 버텨야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데, 그러려면 최대한 빠르게 적을 처치해야 합니다. ‘디펜스 챌린지’에 참여하려면 다양한 장군을 모아 부대를 편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이들의 레벨이 올라 새로운 스킬을 배우기도 하고요. 강화나 승급 같은 육성 시스템은 없지만, 점점 더 강해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리그제로 진행되는 것도 경쟁욕을 불태우기에 충분하죠.

육성요소가 결합된 '디펜스 챌린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육성요소가 결합된 '디펜스 챌린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다른 하나는 퍼즐의 재미를 강조한 ‘스코어 챌린지’입니다. ‘스코어 챌린지’는 맵 중앙에 있는 3개의 포로 수용 시설을 공격해 포로를 구출하고, 이들을 맵 하단의 탈출구로 빼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고득점을 얻을수록 보상도 커지죠. 그런데 포로 수용 시설로 들어가는 길이 매우 좁습니다. 따라서 ‘디펜스 챌린지’와는 달리 정교한 조작 측면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 게임 모드입니다. ‘디펜스 챌린지’가 수많은 적을 상대하는 ‘무쌍’이라면, ‘스코어 챌린지’는 신중한 일격을 요구하는 ‘다크소울’이라고 할까요?

이처럼 ‘나이츠폴’은 핀볼 특유의 게임성을 살리는 노력은 충실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는 다소 몰입감을 해치는 아쉬운 요소입니다. 홈페이지에 자세한 설정이 나와있고 웹툰까지 연재할 정도로 스토리텔링에 공을 들였는데요. 정작 게임 내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거든요. 마치 구슬 자루를 바닥에 쏟는 것처럼, 단편적인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전개되니 하나의 큰 줄기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가령 민병대 시점에서 오크와 싸우며 간신히 사지에서 도망쳤는데, 갑자기 제국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궁금한 건 민병대의 이야기인데도 말이죠. 게다가 어떤 스테이지에는 뜬금없이 오크가 되어 인간을 공격하기도 하죠. 이처럼 이야기가 단편적이라 전체 줄거리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연히 세계관이나 스토리에 대해 흥미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마치 ‘캔디 크러시 사가’처럼 별 내용 없는 퍼즐게임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만약 ‘나이츠폴’이 독특한 핀볼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나이츠폴’이 구축한 특유의 판타지 세계를 게이머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면, 스토리를 조금 더 정비할 필요가 있겠네요.

오크의 마음을 이해하라는 배려일까?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오크의 마음을 이해하라는 배려일까?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김헌상 기자 기사 제보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