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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왕] 디아블로 재미를 VR에서, 국산 액션 RPG '프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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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미왕]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전문가 ‘멀미왕’이 아직은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VR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쉽고 친절하게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이제껏 수백여 VR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이에 대한 영상 리뷰를 진행 중인 ‘멀미왕’에 대한 소개는 인터뷰(바로가기)에서 확인하세요!

이제껏 시장에 나온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게임 가운데 호평을 받은 ‘크로노스’, ‘페랄라이츠’, ‘엣지오브노웨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유저와 캐릭터를 분리시키는 3인칭 시점을 채택하여 자리에 편히 앉아 게임 패드로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다는 겁니다. 일회성 체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득하게 붙들고 있을만한 콘텐츠인 셈이죠.

3인칭 시점은 캐릭터를 한 발 떨어져 바라보기에 VR 특유의 어지럼증이 훨씬 덜합니다. 화면 앞에 서서 모션 컨트롤러를 휘두르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피로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요. 여기에 전지적 시점으로 모든 공간을 둘러볼 수 있기 때문에 가상환경에 들어가 있다는 1인칭 시점의 장점도 어느 정도 공유합니다.

그간 수준 높은 1인칭 VR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출시되는데 비해 3인칭 어드벤처나 RPG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지난해 이후 영 신작 소식이 뜸해 아쉬움을 느낄 찰나 국산 게임 ‘프레타(Preta: Vendetta Rising)’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마치 블리자드 대표작 ‘디아블로’를 VR로 옮겨온 듯한 액션 RPG죠. 지난 6일 스팀 앞서 해보기(Early Access)로 출시됐습니다.


▲ VR로 즐기는 3인칭 액션 RPG '프레타: 벤데타 라이징' 게임플레이 (영상제공: 멀미왕)

제목 ‘프레타’는 지옥 세계에 살고 있는 귀신 ‘아귀’를 뜻하는 단어랍니다. 실제 게임 내용도 사람들이 ‘프레타’로 변이하는 역병이 만연한 아키리온 대륙을 무대로 삼았죠. 여러분은 숙련된 용병이 되어 피에 굶주린 ‘프레타’를 처치하고 역병의 근원이 무엇인지 파헤쳐야만 해요.

모험에 참여하는 인원은 전사 ‘마커스’, 어쌔신 ‘알리시아’, 그리고 법사 ‘레히나’입니다. 셋 중 한 명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고 원한다면 언제든 변경할 수도 있죠. 조작 방식은 게임패드 X,Y,B 버튼을 활용해 기술을 사용하게 되며 자동 타겟팅이 없어 순전히 손의 감각으로 공수 타이밍을 재야합니다.

VR이니만큼 UI는 전체적으로 담백합니다.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술 재사용 대기시간이 따로 표시되진 않죠. 처음에는 전투도 생각보다 어렵고 적응이 안되니 불편하고 짜증이 나는데, 서서히 치고 빠지면서 기술을 넣는 전법이 손에 익으니 재미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궁합이 맞는 클래스를 선택하니 첫인상이 바뀔 만큼 몰입하게 되었고요.

프레타
▲ 전투는 다소 난도가 높아요. 적절히 치고 빠지며 괴물을 처치합니다 (사진출처: 일리언게임즈)

특히 화려한 갑옷과 강력한 능력을 부여하는 변신 기술 ‘각성’을 통해 강력한 공격을 퍼붓자 속까지 시원해 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이도가 다소 높아 끝까지 컨트롤에 집중해야 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퀘스트와 아이템 강화도 전투를 뒷받침하는 요소입니다. 오랜 시간 즐기게 되는 RPG 특성상 소위 ‘캐릭터 키우는 맛’이 있어야죠. 마을에서 각종 무기를 비롯해 귀걸이, 반기, 목걸이, 벨트를 강화 시킬 수도 있으며, 특정 기술의 테크트리도 관리해줍니다. 레이드도 마련되어 다른 유저와 함께 살벌한 보스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레이드로 얻는 보상으로 무기를 구매도 할 수 있고요.

이외에도 각종 이벤트와 임무가 꾸준히 등장해 게임 볼륨이 상당하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알고 보니 ‘프레타’는 당초 모바일로 수년간 개발되던 게임이더군요. 보통 타 플랫폼에서 포팅된 VR 게임이 완성도도 높고 평도 좋은데, 앞서 해보기 단계임에도 완성도 높은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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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력한 변신 시스템 '각성' 덕분에 반복된 전투가 지루하지 않습니다 (사진출처: 일리언게임즈)

그래픽은 화려한 시각 효과가 난무해 눈이 즐겁습니다. 조금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된다면 영화를 보듯 느껴질 것 같네요. 코 앞에서 화려한 초식들이 펼쳐지면 그만큼 게임이 실감나겠죠. 그것이야말로 VR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고요.

다만 아무래도 VR 기기는 일반적인 모니터만큼 화질이 뛰어나지 않기에 가독성이 조금 떨어집니다. RPG이니만큼 읽을 거리가 많은 편인데 더욱 선명하게 즐길 수 있어야겠죠. 유저가 자신의 사양에 맞춰 화질을 높이거나 글자를 키울 수 있는 옵션이 지원되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튜토리얼이 부실하다는 겁니다. ‘프레타’ 첫인상은 주석조차 없는 두꺼운 책마냥 불친절하고 막막한 느낌입니다. 아이템 강화나 기술 테크트리에 대한 약간의 조언조차 없어요. 전투 요령이나 어떤 물품이 필요한지도 스스로 부딪치며 학습해가야 합니다. 마치 게임 속 캐릭터들이 처한 상황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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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튜토리얼이 너무 부실합니다. 개발 단계인 점을 참작해야겠죠 (사진출처: 일리온게임즈)

직관적이고 익히기 쉬운 기존 VR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진 유저들에게 ‘프레타’는 다소 낯선 존재가 될 것입니다. 평가가 엇갈릴 수 있겠고요. 물이 100도씨까지 달아올라야 비로소 끓는 것처럼 ‘프레타’도 충분히 익숙해져야만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게임입니다. 애초에 기획 의도부터가 코어 게이머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말이죠.

향후 ‘프레타’가 흥행할지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VR 콘텐츠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것은 틀림 없어 보입니다. 현재 VR에서 정통 RPG 스타일은 이 게임이 유일한데다 온라인으로의 확장 가능성까지도 보여주니까요. 아직 정식 출시가 아니니 꾸준한 업데이트로 시간이 갈수록 매력이 깊어지는 게임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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