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맥스틸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마우스와 마우스패드, 헤드셋, 사운드바 등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으로 지난해부터는 키보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맥스틸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맥스틸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신동준 팀장을 만나 맥스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맥스틸, 오직 소비자
맥스틸은 유리 패드를 만들던 컴웨이가 로지텍 부산•경남 총판이었던 동원전산과 함께 힘을 합쳐 만든 브랜드다. 유통 과정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고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지닌 제품을 만들자는데 뜻을 모았다. 그때가 2006년. 맥스틸은 게이밍 기어부터 시작했다.
이름은 무한한 도전을 의미한다. 한곳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로고도 뫼비우스의 띠(Möbius strip)를 형상화했다.
처음에는 대외 활동보다 제품 개발에 비중을 뒀다. 그러다가 지난해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맥스틸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커뮤니티 활동을 강화하는 등 대외 활동을 늘렸다. 지난해에는 오버워치 클랜을 운영하고 얼마 전에는 리그오브레전드 분야에서 활약하는 e스포츠 선수단 BBQ 올리버스와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카카오플러스 친구도 개설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넓혔다. 일부 모델에는 ‘정성패드’ ‘치유받은 녀석들’ 등 재치 있는 이름도 붙였다. 신 팀장은 마케팅 전략에 대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방법을 고민했다”고 설명한다.
맥스틸은 소비자 피드백도 중시한다. 소비자 피드백이야말로 회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는 게 신 팀장의 설명이다. 그래서 신제품이 나오면 필드테스트, 리뷰, 이벤트 등을 통해 한 달 내 400~500개의 제품을 푼다. 그 정도는 해야 소비자의 피드백을 제대로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때 얻은 피드백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의 방향을 파악한다. 한 번 출시한 제품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수정하고 보완한다.
더러는 수익성 측면에서 반영하기 어려운 요구도 있다. 하지만 맥스틸은 수익성보다 소비자 요구를 우선으로 두고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로 텐키리스 키보드 트론 G400K나 G400K SDJ에디션 같은 경우 수익성을 생각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모델이다. 하지만 원하는 소비자가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것. 물론 텐키리스 키보드치고는 잘 나가는 편이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신 팀장은 “그래도 맥스틸의 기술력과 소비자 친화적인 방침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며 웃음을 지었다.
현재 소비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내부 개편을 진행 중이다. 사실 인력과 시스템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A/S에 불만을 품은 소비자도 나올 정도. 지금은 인력을 보완하고 빠른 시간 안에 시스템을 안정화해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 지사도 냈다. 소비자의 편의성을 위해 A/S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영업 인력도 상주할 예정. 참고로 맥스틸은 CS 부분도 마케팅팀에 편입했다. 소비자 친화적인 맥스틸의 경영 이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맥스틸의 무기, 가성비•솔직함•디테일
맥스틸은 근 1년 사이에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다나와리서치의 키보드 제조사 순위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20위권 밖에 있었지만 올해는 3위까지 뛰었다. 신 팀장은 그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 출시 2~3주 만에 다나와 인기 순위 1위에 오른 트론 G100K
첫째는 가성비다. 가성비가 좋다는 건 무조건 저렴하다는 뜻이 아니다. 비싸더라도 그에 합당한, 또는 그 값어치 이상의 성능과 품질을 제공하는 제품을 말한다. 맥스틸은 디자인과 개발, 유통, 마케팅 등 모든 과정을 직접 하기 때문에 유통 단계를 줄일 수 있고 덕분에 품질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기계식 키보드가 대표적이다. 흡음재, 케이블 등 질 좋은 부품을 사용해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최대한 끌어내렸다. 덕분에 트론 G100K 같은 모델은 출시 2~3주 만에 다나와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맥스틸의 노력이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것.
두 번째 강점은 솔직함이다. 물론 이전에는 솔직하지 못한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지난해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한 이후 작은 문제도 먼저 알리고 솔직하게 대응한다. 트론 G400K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미세한 스크래치가 생겼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를 먼저 알리고 이름도 ‘상처받은 녀석들’이라고 지었다. 대신 가격을 더 낮췄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믿음이 커가는 것을 느꼈다는 게 신 팀장의 소회. 한때 ‘믿거맥(믿고 거르는 맥스틸)’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올해는 거의 듣지 못했다고.
▲ 많이 만들면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았다. 누적 판매량 50만 대를 넘어선 트론 G10
세 번째로 꼽은 건 완성도다. 제품을 제작할수록 기술력과 노하우가 쌓였고 이를 통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게이밍 마우스 트론 G10의 경우 누적 판매량이 50만 개를 넘어섰다. 덕분에 완성도는 높이고 불량률을 줄이는 노하우를 많이 쌓았다. 신 팀장은 “디테일과 완성도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으리라 자부한다”며 “이런 부분은 직접 사용해 본 소비자가 더 잘 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건 다 만든다
맥스틸은 현재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 등 게이밍 기어를 비롯해 이어폰, 사운드바 등의 주변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그중에서 올해는 키보드에 주력할 예정이다. 물론 가성비는 기본.
▲ 트론 G610K는 커버를 이용해 새로운 키보드를 사용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최근 선보인 트론 G610K는 가성비에 아이디어까지 더했다. 신 팀장은 “’1만 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키보드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커버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음영 수정, 자석, 재질 등을 개선하며 가디언 커버를 완성했다. 현재 가디언 커버는 국제 특허 출원까지 한 상태.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 하반기에는 G610K 상위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축 교체, 레인보우 LED, 텐키리스, 알루미늄 커버 등 다양한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지금 610K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가디언 커버 기능은 그대로 유지한다.
▲ 염료 승화 키캡을 적용한 트론 G400K SDJ 에디션
소량 한정으로 생산하는 스페셜 에디션도 준비하고 있다. 염료 승화 키캡을 적용했던 G400K SDJ에디션처럼 고가 라인업이지만 가성비 측면에서 확실한 혜택을 제공하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물론 키보드뿐 아니라 마우스도 준비 중이다. 참고로 SDJ에디션에서 ‘SDJ’는 신동준 팀장의 이니셜이다. 아이디어 낸 사람의 이름을 따서 모델명을 만든 것. 맥스틸은 앞으로도 아이디어를 낸 직원이나 소비자의 이니셜을 따서 모델명을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이 역시 고객 친화적인 행보를 엿볼 수 있는 대목.
▲ 디자인과 편의성에 중점을 둔 오피니치 라인업
최근에는 오피스용 주변기기에도 손대고 있다. 책상 위의 모든 것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 팀장은 “게이밍 기어는 소음이나 공간 활용, 편의성 등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고 여성 친화적이지 않다”며 “디자인과 편의성에 중점을 둔 오피니치(Offiniche) 라인업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맥스틸은 현재 출시한 USB 허브와 케이블을 비롯해 추후 오피스용 스피커와 거치대, 모니터 받침대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소비자가 원하는 분야는 언제든지 진출할 계획.
마지막으로 신 팀장은 “색안경을 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부탁의 말을 전했다. 가격이 싸다고 해서 값싼 부품으로 대충 만든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수익성보다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면서 제값 이상의 가치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맥스틸의 철학을 강조했다.
* DPG 게시판을 통해 받은 사용자 질문에 대한 답변은 별도 게시판에 정리했습니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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