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PC 시장은 ‘게이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e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게이밍 기어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전시회에서도 마찬가지. 게이밍에 특화된 제품을 앞자리에 내세우고 있다.
노트북도 게이밍 노트북이 주목받고 있다. 게이머 눈높이에 맞춰 사양을 높이고 부가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고사양 게임도 수월하게 돌린다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한 마디로 데스크톱PC 못지않은 성능을 지닌 노트북이라는 것. 물론 제조사의 설명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쉽게 공감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공신력 있는 전문가를 찾아 검증을 받기로 했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게임만 하는 프로게이머 말이다.
실력도 수준급, LW
게이밍 노트북의 검증을 위해 LW를 찾았다. LW는 오버워치를 전문으로 하는 e스포츠 선수단이다. 오버워치 베타 버전이 나왔던 지난해 3월 창단했으며 그 후 오버워치 파워리그, IEM 시즌 11 등 큼직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LW를 이끄는 지영훈 감독은 “전략과 전술이 뛰어난 팀을 지향한다”며 “세계 최강의 팀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강조했다.
현재 LW는 블루와 레드 팀으로 나뉘며 LW블루는 메코(Meko, 김태홍), 힐러 루나(Luna, 장경호), 플라워(FlOw3R, 황연오), 겜블러(Gambler, 허진우), 야누스(Janus, 송준화), 새별비(Saebyeolbe, 박종렬) 선수로 구성했다. 이들에 대한 소식은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만하면 추천, 삼성전자 오디세이 NT800
LW에 의뢰한 제품은 삼성전자 오디세이(Odyssey) NT800G5M-X77S(이하 NT800)다. 삼성전자가 처음 선보인 게이밍 노트북으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7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제품은 겜블러 선수가 직접 테스트했다. 참고로 그는 노트북으로 게임을 돌리는 게 처음이다.
우선 디스플레이에 대해 물었다. 그는 풀HD 해상도를 지원하는 15.6인치 디스플레이가 기존에 사용하던 모니터보다 작긴 하지만 그리 불편할 정도는 아니라고 답했다. 특히 화질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했다. NT800은 디스플레이에 최적의 컬러와 명암비에 맞추는 비디오 HDR 기능을 추가했다. 주변 환경에 상관없이 뚜렷하고 생동감 넘치는 화면을 볼 수 있는 것. 저반사와 눈부심 방지 기능도 담아 눈의 피로를 줄이는 것 또한 특징이다.
주사율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평소 144Hz 주사율을 지원하는 모니터만 사용하기 때문에 NT800의 60Hz 주사율은 부족함을 느꼈다. 물론 이는 작은 차이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부각되는 부분. 그는 60Hz 주사율에 길들어 있는 일반인이라면 차이를 느끼지는 못할 수준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성능은 무난하다는 평이다. 화면 전환이 빠른 곳에서는 약간의 끊김이 느껴지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큰 불편함 없이 즐길만하다는 것. NT800은 인텔 7세대 코어i7-7700HQ CPU를 넣었다. 기존 6세대보다 최대 19% 빠른 성능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특징. GPU는 GDDR5 4GB 메모리를 지닌 엔비디아 지포스 GTX1050을 택했다. 높은 메모리 용량으로 성능을 높인 것이 장점이다. 시스템 메모리는 DDR4 8GB, 저장장치는 1TB HDD가 들어간다.
사양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손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뒤판에 있는 헥사 플로우 통풍구를 열면 바로 NVMe M.2 슬롯이 나온다. 이 또한 게이머를 위한 배려다.
키보드는 장점으로 꼽았다. FPS 게임의 특성상 마우스는 별도로 달아야 하지만 키보드는 NT800에 있는 걸 그대로 써도 괜찮다는 평이다. NT800은 인체공학적인 설계를 적용한 곡선형 크레이터 키캡(Crater Keycap)을 넣어 오래 사용해도 불편함이 덜하다. 단 WASD에 별도의 조명을 켜는 백릿(Backlit) 기능은 겜블러 선수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게임을 하면서 키보드를 볼 일이 없기 때문에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고. 또한 마우스 패드가 옆으로 쏠려 있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게이머를 위한 기능으로 대시보드와 캡처를 추가했다. Fn과 F10을 누르면 주요 부품의 사용율과 프레임을 띄우는 대시보드가 나타난다. Fn과 F11을 누르면 현재 화면을 바로 녹화한다. 물론 화면 녹화 기능은 엔비디아 쉐도우플레이가 있기 때문에 사용자 취향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겜블러 선수를 사로잡은 것 중 하나는 발열 해소다. 게임을 오래 해도 키보드에 올린 손에서는 발열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NT800의 통풍구를 일반 노트북보다 3배 이상 키우고 그 안에 두 개의 쿨러를 배치했다. 덕분에 많은 양의 공기가 쉽게 드나들어 오랜 시간 게임을 해도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해소한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마음에 들었다.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무광 재질이 좋다는 것. 게이밍 노트답게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심볼과 헥사 플로우 통풍구도 인상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용의 눈과 비늘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운영체제는 윈도우10을 지원하며 USB 2.0, 3.0, HDMI, 멀티 리더를 달았다. 크기는 378*260*24~28.2mm며 무게는 2.5kg이다.
겜블러 선수는 “직접 게임을 돌려보니 설계부터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것을 느낄 수 있다”며 “게임과 일상 작업을 병행하기에 충분하다”고 평했다. 가격이 비싼 감이 있지만 노트북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가격은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120만 7,000원이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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