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좁아서 인테리어는 꿈도 못 꾼다는 이들에게, 그리고 인테리어 비용이 비싸서 엄두를 못 내고 있다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인테리어 꿀팁을 소개한다. 이름하야 ‘공간절약 셀프 인테리어’다. 좁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세련되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고, 셀프 인테리어이기 때문에 비용도 절약된다. 셀프라고 지레 겁먹지는 말자. 우선 우리 주변에 널린 ‘벽’부터 활용해보자.
원룸이라면 수납을 위한 가구나 TV 장식대, 식탁, 냉장고 등 기본적인 가전가구만 배치해도 공간이 꽉 찬다. 더 이상 가구를 놓을 수도, 다시 배치할 수도 없는 상황. 투룸도 마찬가지. 신혼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20평대 이하의 투룸 역시 필수적인 가전가구들만 채워도 공간의 여유가 없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벽이다. 모든 가구와 가전이 냉장고, 에어컨처럼 거대하진 않기 때문에 남는 벽을 활용하면 훌륭한 인테리어 변신이 가능하다. 벽을 활용하면 불필요한 가구를 축소할 수도 있고, 기존의 인테리어에 새로운 포인트를 추가할 수도 있다. 소파 위, TV 위, 침대 옆, 책상 위, 방과 방 사이 등 찾아보면 무궁무진한 벽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일단 모니터, TV부터 벽에 걸자
우선 거실에서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 TV와 TV 장식대다. TV 장식대를 과감히 생략하고 TV를 벽에다 걸면 거실 공간이 훨씬 넓어지고 깔끔해진 인테리어를 실감할 수 있다. 모니터도 마찬가지다. 큰 규격의 모니터를 가지고 있다면 책상이나 테이블에 두기보다 벽에 설치하면 공간 효율성이 높아진다.
큰 비용이 들 것이라고 지레 겁먹는 경우가 많은데, 온라인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벽걸이 브라켓을 구할 수 있다. 비용을 조금 더 들인다면 상대적으로 편리하고 실용적인 벽걸이 암을 설치할 수도 있다. 모니터와 TV를 벽에 거는 것, 가장 쉽고 빠르게 실천할 수 있는 셀프 인테리어 중 하나다.
▶ 모니터를 걸 때
우선 저렴한 비용으로 모니터 벽걸이를 설치하고 싶다면 VESA 규격의 브라켓을 추천한다. 이때 VESA는 모니터 뒷면에 브라켓을 연결하는 나사구멍의 간격을 말한다. 모니터와 브라켓의 VESA 규격이 일치해야 설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브라켓을 구매할 때는 VESA 규격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VESA 규격은 구멍의 가로, 세로 간격을 ㎜ x ㎜로 표기한다. 국제표준규격으로는 75㎜ ×75㎜나 100㎜ × 100㎜가 일반적이다.
브라켓은 모니터나 TV를 벽이나 천장 등에 고정시키기 위해 기기와 벽면을 연결시키는 철재 부속품을 말한다. 모니터와 TV 기종에 따라 설치할 수 있는 사이즈가 다르고, 벽면 재질에 따라 브라켓을 설치할 수 없을 수 있으니 설치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엔산마운트 Xergo EM25114 벽걸이형 모니터 암
비용이 더 들지만 편의성이 높은 벽걸이 암을 설치할 수도 있다. 벽에 딱 밀착시켜 모니터 각도를 조절할 수 없는 브라켓과 달리 벽걸이 암은 각도와 거리 등을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기기를 지지하는 팔 모양이라고 해서 벽걸이 암(arm)으로 불린다.
벽걸이 암은 원룸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활용도가 높다. 원하는 방향으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할 때 더욱 편리하다. 벽걸이 암으로 설치한 모니터 한 대 만으로 각도에 따라 PC 모니터로, TV로, 스크린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면에 TV를 설치할 수 없는 공간에 벽걸이 암을 설치하면 각도를 틀어 원하는 장소에서 시청할 수 있다.
▶ TV를 걸 때
▲'건다'보다 '붙인다'가 더 어울리는 LG전자 시그니처 OLED65W7K
세계를 놀라게한 LG전자의 신제품 월페이퍼 TV를 제외하면, 보통 TV는 모니터보다 크기가 크고 무겁다. 브라켓이나 TV 거치대마다 조금씩 규격이 다르고 버티는 스펙이 다르기 때문에 TV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스펙, 모델인지 확인해야 한다. 요즘 대세가 되고 있는 대형 TV는 절대 모니터용 소형 브라켓이나 암을 쓰면 안 되며, TV 전용 브라켓이나 거치대를 써야 한다.
TV의 VESA 규격을 확인한 후 브라켓을 구매해야 하고, 사이즈가 큰 TV라면 무게가 있기 때문에 벽걸이 암보다는 브라켓이나 TV 전용 거치대를 추천한다.
▶ 주의사항
브라켓이나 암을 구매하기 전에 적용 규격을 확인해야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제품에 따라 2관절, 3관절 등 가능한 각도조절도 다르다. 조금 더 자유롭고 넓은 각도조절을 원한다면 3관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그 밖에도 벽과 TV 모니터의 거리가 어느정도 확보되는지, 지탱할 수 있는 하중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해야 안전하게 걸어둘 수 있다. 또, TV 벽걸이의 경우 무거운 TV와 씨름해야 하는 제법 난이도 높은 공사다. 따라서 초보자라면 혼자 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한다.
선반, 그 심플한 멋과 매력 속으로
어느날 문득 식탁 위 벽면이 허전하고, 책상 위 벽면이 허전하게 느껴진 경험이 있는가? 화장대 위 벽이 허전하고, 화장실과 방 사이 좁은 벽면이 허전하다면? 비어있는 벽을 반드시 무언가로 채워야 할 필요는 없지만, 현재 활용하고 있는 수납공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다면 무심히 낭비되고 있는 벽면을 활용해야 한다. 벽면에 선반을 설치하면 작은 소품이나 물건들을 수납하고 정리하는 데 효과적이고 인테리어 효과까지 볼 수 있다.
▶ 타공판 선반
인테리어 효과를 누리면서 세련된 선반을 설치하고 싶다면 타공판을 추천한다. 타공판은 타공판 면적 내에서 선반의 위치나 길이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타공판의 컬러와 재질감이 다양하기 때문에 선반의 컬러와 통일시키거나 믹스매치 하면 인테리어 효과를 볼 수 있다.
타공판의 크기도 조절이 가능하다. 책상 위에 설치하는 선반이라면 타공판의 크기를 책상의 가로변에 맞추거나 가로변보다 조금 더 짧게 설치하면 깔끔하게 연출된다. 타공판 선반의 특성 상 지나치게 무겁거나 부피가 큰 물건을 올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자주 쓰이지만 크기가 작거나 잃어버리기 쉬운 물건들, 걸어두어야 하는 물건 등을 올려두는 것이 좋다.
스타일리시한 옷걸이나 악세서리 거치대 등을 원한다면 침실이나 드레스룸에 타공판 선반을 설치해보자. 공간을 차지하는 가구를 들이지 않아도 기능적으로 훌륭한 인테리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 압축봉 선반
압축봉 선반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선반을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러 개의 압축봉을 이용해 지지대를 설치한 다음 그 위에 상자나 물건들을 수납한다. 압축봉을 이용하기 때문에 너무 무겁거나 깨지기 쉬운 물건, 틈새로 빠질만큼 얇은 물건을 올려두지 않는 것이 좋다. 압축봉이 지탱할 수 있는 무게를 감안해서 수납하자.
압축봉 선반을 활용하기 좋은 곳이 바로 기둥과 기둥 사이의 벽면이다. 가로로 설치될 압축봉을 지지할 수 있는 벽면(기둥면)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설치하는 벽면의 가로변이 긴 것보다는 짧은 것이 보다 안정적이다. 벽면 사이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면 화장실 문 위 벽면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큰 타월이나 수건, 가운 등을 올려두면 편리하다.
주방에서는 압축봉을 세로로 설치해 선반을 만들 수 있다. 싱크대 위나 그 밖에 주방에서 버려지는 공간이 있다면 압축봉을 세로로 설치한 다음 선반을 2단 혹은 3단으로 설치해 양념통이나 그릇 등을 수납하면 주방이 깔끔하게 정리된다.
3.빌트인 / 아이디어 수납장
▶ 빌트인 수납장
빌트인은 벽면을 활용한 대표적인 수납장이다. 원룸이라면 한 쪽 벽면을 빌트인 수납장으로 설치하면 자질구레한 물건들이 눈에 보이지 않도록 수납할 수 있어서 깔끔하고 심플한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다. 버려지는 공간 없이 모든 공간에 수납할 수 있어서 효율도 높다.
투룸이라면 침실 외에 작은 방을 서재나 드레스룸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벽면을 최대한 활용하면 방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서랍장, 옷장, 책상, 책장 등 가구를 따로 배치하기보다 바닥부터 천장까지의 모든 벽면을 활용할 수 있는 빌트인 수납장을 설치하면 옷을 비롯해서 잡동사니들을 싹 정리할 수 있다.
▶ 아이디어 수납장
계단 벽면이 노출되어 있는 복층형에 거주한다면 계단 벽면에 타공판이나 매쉬망을 설치해 선반을 두거나 여러 가지 아이템들을 걸어놓을 수 있다. 혹은 계단 벽면에 위 사진처럼 붙박이 책장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식탁을 벽면에 붙여서 사용한다면 식탁 아래 버려지는 벽면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팁이다. 티슈나 생수 등 식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을 식탁 아래에 수납하면 눈에 보이지 않아 깔끔하다.
드레스룸에서 벽면과 옷장 사이에 좁은 벽면이 남았다면 세로로 긴 가방걸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방은 부피가 크기 때문에 옷장 안에 넣어두면 불필요한 공간을 차지한다. 이럴 때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면 가방 구길 일 없이 보관할 수 있다.
가끔은 벽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가구를 들여 공간을 비좁게 하는 것보다 버려지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인테리어와 효율적인 수납의 답이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평소 관심을 못 받고 있는 벽면을 활용해보았다. 도화지처럼 새하얀 벽면을 멋진 인테리어 공간, 효율적인 수납 공간으로 바꿔보자. 비록 벽에서 느껴지던 여백의 미는 줄어들겠지만, 집 전체의 공간과 여백은 한층 넓어질 것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송기윤(iamsong@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최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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