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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렉스 “고사양도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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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렉스는 지난해 20주년을 맞이한 전원공급장치 전문 제조사다. 국내에서 연구, 개발은 물론 생산까지 모두 진행하는 토종 기업이다. 덕분에 빠른 시장 대응과 저렴한 생산단가가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대중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400~600W 제품을 주로 생산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말 플래그십 모델 레전드(Legend) 1200W 모듈러 80플러스 골드 슬리브 에디션(이하 레전드 1200W)을 선보였다. 해외 제조사와 견줘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성능으로 이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파워렉스 김정훈 전략기획이사를 만나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고의 제품’ 위한 노력의 결과

 

레전드 1200W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1,200W 용량을 지니면서 80플러스 골드 인증을 받았다. 한 마디로 고용량, 고효율을 달성한 것. 지금까지 파워렉스의 행보와 견주면 전혀 새로운 제품이다.

 

이 제품을 만든 이유에 대해 김정훈 이사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함이라고 운을 뗐다. 지금껏 파워렉스는 저가형, 보급형 제품에 주력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물론 80플러스 골드 같은 고사양 제품도 있지만 전반적인 인지도가 그랬다. 지금까지 선보인 최고 용량도 800W 수준. 그래서 기술력을 과시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고용량, 고효율 제품을 내놨다는 설명이다. 용량을 1,200W로 잡은 것도 타사에서 많이 생산하는 1,000W를 뛰어넘는다는 의미다.

 

 

고용량 제품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4~5년 전 1,000W 제품을 만든 적이 있었다. 80플러스 브론즈 등급을 받을 정도의 효율도 뽑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래픽카드의 소비전력이 200~300W 수준으로 높은 편이어서 1,000W라는 용량이 애매하다고 판단해 시장에 내놓지는 않았다.

 

레전드 1200W를 선보인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사실 이 제품은 파워렉스의 2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이다. 그만큼 신중을 기하고 완성도를 높이다 보니 개발하는데도 1년 이상 걸렸다. 하지만 케이블이나 스티커, 박스 디자인, 인쇄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출시 일정을 미뤘다. 실제 개발을 완료한 건 8월이지만 시장에 나온 건 12월 말. 결국 완성도를 위해 20주년 기념 모델이라는 타이틀까지도 버렸다.

 

▲ 울퉁불퉁한 외관에도 잘 붙는 라벨과 고급스러운 인쇄를 위해 꼼꼼히 체크했다

 

파워렉스는 레전드 1200W를 만들면서 오직 소비자가 원하고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 특히 신경 쓴 건 부품. 주요 부품은 물론 볼트 하나까지도 품질이 보장된 것만 사용했다. 실제로 가격은 뒷전이고 품질에 우선을 두고 부품을 선정했다고. 디자인 요소도 따졌다. 비록 겉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위해 모두 검은색으로 채웠다. PCB를 비롯해 대부분의 부품을 최대한 검은색으로 달았다. 덕분에(?) 약 70%의 부품이 레전드 1200W에만 들어가는 전용 부품이다. 별도 주문 제작할 수밖에 없어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 김 이사의 설명이다.

 

생산도 숙련자에 한해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다. 물론 일반 전원공급장치처럼 라인을 타면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함을 위해 인력이나 기술, 테스트 등 모든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하루 8시간 기준으로 5~6개밖에 생산할 수가 없다고.

 

 

 

‘최고의 제품’다운 기능

 

레전드 1200W는 플래그십 모델답게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다. 우선 80플러스 골드 인증을 받았다. 50%의 부하를 줬을 때 90~92%의 효율을 내는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레전드 1200W의 경우 약 91.26%의 효율을 낸다. 파워렉스가 80플러스 골드를 택한 것은 자사 라인업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골드 시리즈의 최상위 버전을 내놓고 다음에 플래티넘으로 넘어가겠다는 심산이다. 물론 플래티넘에 대한 계획도 세웠다. 이미 프로토타입은 나온 상태. 시장에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선보일 예정이다.

 

 

내부에는 +12V 싱글레일과 DCtoDC 컨버터를 함께 넣었다. DCtoDC 컨버터의 경우 3.3V나 5V에 급격한 변화가 생겨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까 DCtoDC 컨버터가 없으면 싱글레일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단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고급형 제품에만 사용한다. 일부 제조사의 경우 DCtoDC 컨버터 없이 싱글레일만 넣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할 부분.

 

콘덴서도 신경 썼다. 메인 커패시터는 일본 니폰케미콘, LLC 공진형 커패시터는 니치콘, FET는 독일 인피네온의 것을 썼다. 물론 국산 제품도 고사양 전원공급장치를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시장의 인지도와 효율성, 안정성을 모두 고려해 신중하게 골랐다는 것이 김 이사의 설명이다.

 

 

부트스바 또한 주요 특징 중 하나다. 구리나 동 등 전류가 몰리는 구간에서 전류가 빨리 흐르도록 교통 정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산업용 대용량 제품에 주로 사용하는 부품이다. 레전드 1200W에는 총 7개를 달았다.

 

 

실리콘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보통 서브 보드나 코일 같은 부품이 흔들리면서 간섭이 생기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실리콘을 바른다. 안정성 측면에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지만 뚜껑을 열었을 때 미관을 해치기 마련. 이를 위해 서포트라는 부품을 만들었다. 고무 재질의 부품을 끼워 서로 닿지 않도록 한 것.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세심하게 신경 썼다.

 

 

냉각팬의 경우 ADDA의 135mm 더블 볼베어링 팬을 적용했다. 조용하면서도 풍부한 풍량으로 발열을 빠르게 해소하는 것이 특징. 5만 시간의 수명으로 내구성도 좋다. 단 냉각팬 컨트롤 기능은 넣지 않았다. 최적의 냉각 효율을 위해 불필요한 기능이라는 것이 김 이사의 설명이다. 단 많은 소비자가 원하고 있는데다 PC 부품도 파워렉스가 만족할 만큼 저전력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해당 기능의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중이다.

 

 

케이블은 풀 모듈 방식을 채택했다. 원하는 것만 골라 끼울 수 있는 것. 케이블은 단선을 방지하고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 슬리브 케이블을 택했다. 색상은 흰색. 여기도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흰색, 파란색, 검은색, 빨간색을 구해 PC 시스템을 구성해 보니 흰색과의 매칭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게 김 이상의 설명. 그래서 컬러를 흰색으로 택했다고.

 

A/S 기간 또한 최대한으로 늘렸다. 무려 무상 7년, 유상 3년이다.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에 대한 보상을 위해 최대한 길게 책정한 것. 물론 제품에 대한 신뢰나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김정훈 이사는 “기술이 발전하는 이상 현존하는 제품을 뛰어넘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제조사의 의무”라며 “레전드 1200W를 계기로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면서 다양한 소비자가 만족하는 제품을 선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80플러스 플래티넘 등 고사양 제품도 꾸준히 선보이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 DPG 게시판을 통해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은 DPG 포럼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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