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켤 때 다르고 쓸 때 다른 모니터, 방법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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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모니터를 항상 끼고 산다. 스마트폰을 쓰려면 화면을 봐야 하고, TV나 영화를 보려면 역시 화면을 주시해야 된다. 게임을 즐길 때도 마찬가지이고 업무나 사진영상, 웹툰 제작 등 전문 작업에도 디스플레이는 필수로 꼽힌다. 현재 우리의 생활은 디스플레이가 없으면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무엇을 하건 디스플레이를 피할 길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모니터를 여럿 두고 쓰는 사람들도 있다. 2개는 기본이고 3개 이상 연결해 광활한 화면 영역을 즐기기도 한다. 과거 이런 모니터 구성을 하려면 전문가는 되어야 꿈꿀 수 있었지만 최근 그래픽카드나 관련 제품은 케이블만 연결하면 다중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도록 만들어 사용이 쉬워졌다. 디스플레이 가격이 저렴해진 것도 다중 디스플레이 구성이 쉬워진 요건 중 하나다.

 

디스플레이를 여럿 활용하게 되면서 즐거움과 업무 효율성은 크게 늘었다. 한 디스플레이로 작업하면서 다른 디스플레이에는 다른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여러 모니터를 하나처럼 모아 더 넓은 해상도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문제는 많은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는데 각 장치들의 색이 다르게 보인다. 하나는 붉고, 하나는 파랗고, 다른 하나는 노랗기도 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Adobe RGB, sRGB? 이게 다 무슨 소리요?

먼저 모니터의 색 표현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 같다. RGB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단어는 아니다. 적색(RED), 녹색(GREEN), 청색(BLUE)의 빛의 삼원색을 줄인 말에 지나지 않으니 말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모니터들은 이 3가지 색상을 조합해 사용자에게 다양한 색상을 전달하고 있다. 마치 그림물감을 색상별로 섞었을 때 다양한 색을 만들어내는 것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 RGB는 빛의 삼원색을 의미하는데 이를 적절히 배합해 정확한 색을 표현하는 것이 디스플레이의 역할이다.

 

그런데 초창기 RGB를 표현에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바로 기준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확한 색구현을 위해서는 기준점이 필요했는데, 이를 위해 다양한 표준들이 만들어지게 됐다. 가장 흔히 들어보게 되는 것이 sRGB다.
 
1996년에 처음으로 제안된 sRGB는 HP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모니터와 프린터의 표준 RGB다. 문제는 sRGB로 표준이 정해진 것은 좋지만, 색을 표현하는데 있어 한계점이 존재했다. 특히 녹색으로 갈수록 표현되는 범위가 적색과 청색과 비교해 떨어지는 것이 한 눈에 보인다. 덕분에 sRGB는 지금까지 TV와 모니터의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에게 제대로 된 색상을 재현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각 색 영역의 범위를 그려놓은 이미지. 규격에 따라 색 영역이 각각 다르다. (출처: LG디스플레이)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애플 RGB는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규격이다. 사실 애플 RGB와 sRGB의 차이는 크지 않다. 이는 새로운 규격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자사의 제품에 사용하고자 새로운 규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규격이기 때문에 점차 잊혀지고 있다.

 

 

▲ 어도비 RGB는 기존 RGB에 CMYK 개념을 더해 넓은 색 영역을 표현하게 됐다.

 

한편, sRGB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을 때 또 하나의 새로운 규격이 만들어지게 됐는데, 바로 그 주인공이 어도비(Adobe) RGB다. 어도비가 1998년 새롭게 선보인 규격은 기존에 사용되던 sRGB와 비교해 더 폭 넓은 색을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표현 영역을 살펴보면 sRGB 대비 넓은 영역을 커버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출판시에 사용되는 색의 체계인 CMYK(Cyan, Magenta, Yellow, Key Black)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sRGB와 비교해 많은 색을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당신이 구매한 모니터는 지금 위증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렇게 구매하는 모니터. 사실 이들은 다양한 제조사와 브랜드 만큼이나 표현하는 색은 제각각이다. 패널이 같다거나 브랜드가 같다고 보여지는 것이 같다고 볼 수 없다. 오차가 발생하기 마련이고 자연스레 같은 제품이라도 미세하게나마 표현되는 색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이건 초고가의 전문가용 모니터도 마찬가지다. 작게나마 존재하는 오차가 시간이 흘러 누적되는 사이, 큰 차이로 다가오게 된다.

 

흔히 듀얼 또는 그 이상의 디스플레이 환경을 구축해 봤거나 구축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이 크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모니터를 켜보면 한 쪽은 노랗고 다른 한 쪽은 붉거나 파란 느낌적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그것은 느낌이 아니라 정말 색상이 틀어져서 보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모니터 색상이 각각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패널의 밝기나 색온도 등에 그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모니터가 표현하는 색 영역의 차이에도 그 원인이 존재한다.

 

 ▲ 다 같은 sRGB 모니터라도 제조사 기준이나 생산 환경에 따라 표현되는 색상은 모두 다르다.

 

우리가 구매하는 모니터들을 보면 흔히 sRGB 100%라는 문구를 보게 된다. 이것이 NTSC 72%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이것이 표현하는 색의 범위라기보다는 색 영역 공간의 일부, 그러니까 규모만을 의미하고 있어서다. 쉽게 말해 질보다 양으로 따지고 있는 셈이다.

 

위에 올려둔 색 영역 도표를 보면 sRGB는 NTSC 색 영역에 포함되지만 그 규모가 작다. 그런데 모든 모니터가 sRGB 100%라고 해서 저 삼각형을 모두 커버하는 것은 아니다. 약간 틀어질 수 있으며 그로 인해 표시할 수 없는 색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sRGB 색 영역 규모에 준하는 삼각형 라인이 나오므로 sRGB 100%라고 표시하는 제품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동일한 작업 환경이라도 어떤 모니터는 풍부한 색감을, 어떤 모니터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색이라는 것이 작업자 주관이 많이 개입되는 것이므로 무엇이 좋다고 확언할 수 없지만 다르게 느껴진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아니겠는가?

 

다른 모니터 색상을 최대한 동일하게... ‘캘리브레이션’

그렇다면 색상이 다른 모니터를 평생 같이 사용해야 하는가? 아니다. 교정의 길은 항상 열려있다. 바로 교정(캘리브레이션) 작업을 통해서다. 모니터는 출고가 되는 순간부터 색상이 각기 다르다.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막상 켜보면 색상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여기에 있다. 또한, 전원을 인가하고 사용하는 시간이 지날수록 색상은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변화하게 된다.

 

캘리브레이션은 색상 변화로 인해 떨어지는 신뢰도를 바로 잡아주는 작업이다. 모니터가 최대한 정확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게 교정하는 일련의 작업이라 보면 된다. 일반 모니터에는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전문가용 모니터는 별도의 교정 툴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면서 주기적으로 교정하라는 의미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캘리브레이션은 ‘색상을 맞추는 것’보다 ‘색상의 관리’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니터 외에도 출력을 포함한 관련 기기 전체의 색상이 관리되어야 한다.

 


▲ 캘리브레이션은 색을 담아내고 출력하는 과정의 색 일관성 유지를 위한 작업이다.

 

모니터 교정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화이트 포인트(색온도), 감마, 휘도가 변경된다. 모니터 자체가 품고 있는 하드웨어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기에 교정이 이뤄져도 본연이 재생할 수 있는 색 영역 이상을 표시할 수 없다는 점 참고하자. 색 영역은 프로파일링 과정에서 다뤄지기 때문이다.

 

캘리브레이션은 어떻게?

단순히 밝기와 감마, 대비 등을 모니터 내에서 또는 그래픽카드 제어판 내에서 하는 것은 사전 캘리브레이션 작업으로 분류한다. 이후 관련 기기를 활용해 조정하는 방식(소프트웨어) 또는 모니터 자체에 반영하는 방식(하드웨어)으로 캘리브레이션을 하게 된다. 어떤 방식이 좋으냐에 대한 부분은 여기에서 언급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닌 듯 하니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을 지원하는 장비는 대체로 전문가군이 많으므로 고가에 형성되어 있다.

 

소프트웨어 캘리브레이션은 측정 기기를 모니터 위에 올려두고 상태를 측정, 최적화된 프로파일을 등록하는 방식이다. 스파이더나 아이원 등 다양한 측정기기를 동원한다. 모니터가 재현하는 색상을 계측센서가 확인하고 기기에 등록된 기본 값에 최대한 가까이 출력할 수 있도록 조정한다.

 


▲ 모니터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계측 장비를 쓴다. 이미지는 필자가 갖고 있는 스파이더2 장비.

 

측정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측정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다음, 계측 장비를 연결하고 모니터 위에 올려두면 된다. 간단한 절차를 밟으면 나머지는 기기가 알아서 해준다.

 

주의해야 할 부분은 최근 디스플레이 장비 기술이 발전하면서 계측장비 또한 그에 맞춘 최신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대체로 3~4년 주기로 신제품이 출시되는 분위기이므로 옛 제품을 쓰는 것이 아니라면 가급적 해당 장비에 맞는 계측/교정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장비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대부분 구매한 장비를 오래 쓰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 계측 장비가 모니터 밝기나 색 등을 측정하는 모습.

 

 ▲ 이렇게 생성된 프로파일은 윈도 운영체제 내 ICC 프로필에 등록된다.

 

모니터가 두 개 이상이라면 당연히 다른 모니터에도 캘리브레이션 작업을 해줘야 한다. 흔히 모니터 교정 소프트웨어는 시작 전, 모니터를 선택하는 항목을 제공한다. 1번 모니터에 캘리브레이션을 진행했다면, 동일 소프트웨어를 실행한 후 2번 모니터를 선택했을 때 측정 화면이 2번 모니터에 표시된다. 이후 과정은 동일하다.

 

다양한 RGB 모니터 누가 사용해야할까?

  

사실, 전문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색 영역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오히려 색 표현력 자체에 집중하고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양한 조정 기능은 제공하는지, 계조는 튀는 곳 없이 자연스러운지, 패널이 일관적인 성능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자. 교정은 그 뒤에 하는 것이다.

 

사진영상을 취미, 또는 전문으로 다루는 소비자는 어도비 RGB 또는 관련 색 영역 지원 여부에 신경 쓰는 것이 유리하다. 사진에 찍힌 색상을 그대로 모니터에 표현하거나 출력하기 위해서는 어도비 RGB를 지원 여부가 중요해진다. 표현이 중요한 사진영상을 일반 모니터로 작업했을 때 결과물이 생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를 수 있으니 말이다.

 

일반적인 업무 환경이나 동영상 감상, 게임 등에서 어도비 RGB 지원 모니터가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굳이 어도비 RGB 모니터를 찾을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어도비 RGB 지원 모니터를 사용해서 나쁠 것은 없다. 다만, 일반적인 사용자 보다는 전문가들에게 더 특화된 제품인 만큼 필요성을 덜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면 sRGB 및 하드웨어 조정 기능 등을 갖춘 모니터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LG전자 27UD88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LG전자 27UD88은 4K UHD 해상도 지원은 물론 sRGB 100%(NTSC 72%) 지원과 10비트 색상 지원(8비트 + A-FRC)으로 넓은 계조를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가격 또한 다나와 최저가 기준 70만 원대로 다른 고가 전문 모니터 브랜드 대비 저렴한 편이다. 크기는 27형.

 

무엇보다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 기능을 통해 꾸준히 색 표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점이 돋보인다. 6축 색상조정, 공장색 교정 등도 있으며, 트루컬러 프로 전용 색 보정 소프트웨어도 함께 제공한다. 이 외에도 의료 영상을 위한 DICOM 감마에도 대응한다. 다양한 화면 모드와 깜박임 억제, 프리싱크 기능도 품어 일반인이 쓰기에도 적합한 기능들이 대거 제공된다.

 

▶ 벤큐 SW2700PT 아이케어

 

 

전문 작업자를 겨냥한 벤큐 SW2700PT 아이케어는 QHD 해상도 지원과 함께 어도비 RGB 99% 영역, 10비트 색상 지원에 대응하는 점이 특징이다. 흥미롭게도 공장에서 계측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패키지에 함께 담아 신뢰도를 높였다. Delta E ≤ 2.0 이하의 색상을 제공하며, 14비트 LUT(참조테이블)를 제공해 색상 예측이 가능하다.

 

차광 후드는 모니터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것 외에도 최대한 정확한 색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엑스라이트, 스파이더를 활용한 캘리브레이션도 지원하며, 팔레트마스터 캘리브레이션 소프트웨어도 제공한다. 가격은 다나와 최저가 기준 약 85만 원대 수준으로 조금 높지만 전문가들에게는 흥미로운 사양들로 가득하다.

 

이 외에도 전문가용 모니터의 대명사인 에이조(EIZO)를 시작으로 델 울트라샤프, NEC, HP 드림컬러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된다. 이 중 NEC 같은 국내에 판매되지 않는 브랜드도 있다.

 

단순히 여러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색에 민감한 전문가나 일반 소비자라면 모니터 색상 차이에 의한 스트레스가 존재한다. 근본적인 하드웨어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비슷한 혹은 같은 제품에서 발생하는 문제일 경우 교정을 통해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하다. 하드웨어 차이가 존재해도 밝기나 색온도 등에 초점을 두고 교정하는 방법도 있다.

 

때문에 모니터를 구매하기 전 어떤 구성을 할지 미리 떠올리는 것이 추가 구매나 지출을 하지 않는 현명한 방법이다. 게임을 주로 한다면 게이밍 모니터나 관련 기능을 갖춘 디스플레이, 정확한 색 표현이 필요한 환경이라면 그에 맞는 성능과 기능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를 선택하자. 둘 다 한다면? 섞어 쓰라고 해야 되려나.

 

기획, 편집 / 다나와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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