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RPG ‘네버윈터나이츠2’의 새로운 확장팩 ‘네버윈터나이츠2: 제히르의 폭풍(이하 제히르의 폭풍)’이 공개됐다. ‘네버윈터나이츠2’ 시리즈는 현재 ‘생존해 있는’ 몇 안되는 정통 PC RPG 게임 중 하나다. 때문에 이번 확장팩의 가치는 크다(‘네버윈터나이츠’ 시리즈 마저 사라진다면 분명히 정통 RPG 팬들은 땅을 치며 눈물을 흘릴 것이다).
이번 확장팩은 기존 ‘네버윈터나이츠2’ 시리즈와는 상당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네버윈터나이츠’ 시리즈의 전신인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나 ‘아이스윈드 데일’ 시리즈와 더 닮았다. 기존 ‘네버윈터나이츠’ 시리즈보다 자유가도 높아졌으며, 더 어려워 졌고, 훨씬 방대해졌다. ‘제히르의 폭풍’은 확장팩 형태로 출시되지만 기존 ‘네버윈터나이츠2’와 별개의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던 게이머라면 분명 기대해 봐도 좋다(‘네버윈터나이츠’ 시리즈의 개발사인 옵시디안에는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 등을 개발했던 블랙아일 스튜디오 맴버가 다수 포진해 있으니 안심하시라).
자, 그럼 지금부터 ‘제히르의 폭풍’에 대해서 알아보자.
전체지도 등장! 더욱 높아진 자유도
먼저 ‘제히르의 폭풍’이 전작들과 차별되는 요소로 전체 지도(Overland Map)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전작인 ‘네버윈터나이츠2(첫 번째 확장팩 ‘배신자의 가면’을 포함해서)’에선 월드맵이 2D로 구현되어 있었고, 플레이어가 이동 할 수 있는 장소가 한정되어 있었다. 또 월드맵에서의 이동 역시 가고자 하는 장소를 마우스로 클릭하면 지역 로딩 후, 해당 지역에 캐릭터가 ‘뿅~’ 하고 나타나는 순간이동 방식이었다. 하지만 ‘제히르의 폭풍’에서의 지역 이동은 전혀 다르다.
플레이어가 마을에서 벗어나면 간략화된 3D 월드맵이 펼쳐지고 그 위를 캐릭터가 자유롭게 돌아 다닐 수 있다. 마을이나 지형, 플레이어 캐릭터 역시 3D로 간략화 되어 표현된다. 플레이어는 월드맵 상의 캐릭터를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다. ‘파이널판타지7’이나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앤매직’ 시리즈를 떠 올리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월드맵 상태에선 파티원들 중에서 길잡이 역할을 할 리더를 정한다. 그리고 정해진 리더의 능력에 따라 적과 조우할 확률이 정해진다. 월드맵에서 가장 쓸모 있는 능력으로 발견(Spot 숨겨진 장소나 물건을 감지하는 능력)과 생존(Survival 야외에서 외부의 도움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꼽을 수 있다. 파티의 리더가 위의 두 능력치가 높다면 월드맵 상에 존재하는 적대적인 몬스터(혹은 산적)들의 존재를 미리 알아챌 수 있다. 물론 싸울지 말지는 플레이어가 결정할 수 있다. 월드맵 상에 등장하는 적들은 도시나 마을에서 멀어질수록 강해진다(저레벨이라면 안전한 길을 이용하자).
월드맵 상에서 지형에 따른 이동속도 변화도 등장했다. 캐릭터가 월드맵 상을 돌아다닐 때, 캐릭터가 밟고 있는 지형에 따라 이동 속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늪이나 숲이라면 캐릭터의 이동 속도는 느려지고, 평지나 들판이라면 쾌적한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 '제히르의 폭풍'에 등장할 전체 지도(Overland Map)는 '파이널판타지7(상단)'와 'HOMM5(하단)'의 전체 지도와 비슷한 형식이다 |
이동 방식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월드맵에서 진입할 수 있는 장소도 많아졌다. 전작에선 게임 스토리가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에 스토리 상황에 따라 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쉽게 말해 한 방을 향해 나가야 하는 선형(일방향)구조였다. ‘제히르의 폭풍’은 이 선형구조를 탈피했다.
개발사인 옵시디안은 이번 작품에선 게임 디자인을 비선형구조로 만들어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폭, 즉 자유도를 대폭 높였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플레이어가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제한을 없앴다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여러 지역을 탐험하며 지도상에 나타나 있지 않은 폐허나 던전, 마을 등을 직접 발견할 수도 있다(물론 숨겨진 보물과 전설의 무구도).
파티플레이를 극대화! 팀워크 이득 시스템
이번 확장팩의 또 다른 특징으로 파티원 전원 생성이란 점을 꼽을 수 있다. 전작에선 플레이어가 오직 주인공 캐릭터만 생성할 수 있었고, 다른 동료들은 스토리 진행을 통해서만 영입할 수 있었다. 때문에 플레이어가 원하는 형태로 파티의 직업을 배분하기 힘들었다(가끔 영입하기 싫지만 스토리 진행을 위해 반드시 영입해야만 하는 동료들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선 ‘발더스게이트’ 시리즈나 ‘아이스윈드데일’, ‘템플오브엘레멘탈 이블’처럼 파티원 모두를 플레이어가 직접 생성할 수 있다. 덕분에 원하는 파티 직업 구성을 쉽게 갖추고 모험을 떠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팀워크 이득 시스템’과 ‘파티 피트(Party Feat)’가 새롭게 등장해 파티플레이를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위의 두 시스템에 대해선 일부의 정보가 공개됐을 뿐이다. 하지만 ‘팀워크 이득 시스템’과 ‘파티 피트’ 둘 모두 파티원들과의 팀워크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전투를 해 나갈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은 확실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파티원 전원을 생성하기 때문에 전작들처럼 동료들과의 상호작용(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파티원들이 반응하는 것)은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전작의 동료들은 ‘각자의 사정 때문에 모험을 해왔다’라는 설정이었기에, 주인공의 결정에 찬성 혹은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슬퍼하거나 웃거나 화내거나 하는 행동을 표현했다. 아쉽지만 ‘제히르의 폭풍’에서 이런 재미는 느끼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요소 몇 가지
이번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네버윈터나이츠2’ 이후로, 영웅들이 그림자 왕의 침략을 막아낸 직후의 소드코스트 지역이다(전작의 스토리는 주인공, 즉 플레이어가 소드코스트를 침략하려는 그림자 왕의 군대와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소드코스트 지역은 전후의 혼란을 이용해 한 몫 잡으려는 무역조합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상태다. 플레이어는 이 혼란한 시기에 모험에 뛰어들게 되고, 부를 쌓기 위해, 또는 다른 목적을 위해 특정 무역조합과 연합하거나 적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한 예로 직접 무역에 참여해 자신의 상단을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타 상단을 약탈해 그 물건들을 암시장에 팔아 넘길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퀘스트를 접할 수 있는데, 이 퀘스트들의 수행여부에 따라 게임 내 세계서 플레이어의 위치는 다양하게 변화한다(유명한 상인, 혹은 범죄자 아니면 영웅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확장팩답게 새로운 지역을 탐험할 수 있다. 이국적인 슐탄반도(The Chultan)와 폐쇄적인 정글의 나라 사마라치(Samarach), 전작들을 통해 소개됐던 ‘네버윈터’와 ‘크로스로드 킵’도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다양한 지역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소드코스트를 노리고 있는 유안티(사악한 뱀 종족)의 존재를 눈치채게 된다. 플레이어와 유안티의 대결이 이번 작품의 메인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 새로운 직업과 마법, 몬스터, 종족이 추가될 예정이다.
고통스럽지만 달콤한 기다림
보통 유행은 되돌아 온다고들 한다. ‘네버윈터나이츠’ 시리즈도 한 바퀴를 돌아 온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진화해서 돌아왔다. 소개자료만을 보고도 ‘이 게임은 재미있을 거야.’라는 느낌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유통사인 아타리의 한국지사가 축소되어 국내 정식 유통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 그래도 인터넷 상에서 암약하고 있는 한글화팀이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으니, 지갑 속에 신용카드를 부담 없이 꺼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구체적인 출시일이 공개되지 않아 아쉽지만. 오랜만에 좋아하는 게임을 기다리는 고통스럽지만 달콤한 기다림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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