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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PS3, Xbox360, PC로 발매된 '다크니스 2' 타이틀 화면
흔히 세간에서는 인생을 두 가지로 표현한다. ‘가늘고 길게’ 혹은 ‘짧고 굵게’ 라고 말이다. 갑자기 게임 리뷰에서 이런 말을 꺼낸 이유는 지난 10일 PS3, Xbox360, PC로 발매된 ‘다크니스 2’ 가 이 중 하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후자 쪽이다.
‘다크니스 2’ 는 한마디로 짧고 굵다. 여기서 짧다는 것은 플레이 시간을 의미한다. 개인차가 있지만 메인 스토리의 경우 약 4~5시간 정도면 충분히 엔딩을 볼 수 있다. 맘잡고 하루만 투자하면 다다를 수 있는 짧은 볼륨이다. 굵다는 것은 게임이 남긴 것을 뜻한다. 시작은 잔혹함에 시선을 빼앗기고, 엔딩을 본 이후는 잘 짜여진 스토리텔링의 여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먼저 밝혀둘 것은 ‘다크니스 2’ 의 장르는 1인칭 슈팅 액션(FPS) 게임으로, 여타 슈팅 게임처럼 근거리 전투 비중이 다소 적고 주로 원거리 전투가 진행되는 성향이 강하다. 이런 게임에서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액션이 미흡해서 그런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도 아니다. 스토리와 액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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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1인칭 슈팅 게임, 하지만 '다크니스 2' 는 특별하다
반전에 반전 그리고 충격, 영화로 제작 중인 스토리는 역시 뭔가 다르다
‘다크니스 2’ 는 지난 2007년부터 국내를 포함. 전 세계 수백만 부가 판매될 만큼 작품성을 인정 받은 원작(코믹스)을 바탕으로 했다. 전작 ‘다크니스’ 의 경우 애인 제니를 비롯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 삼촌 폴리에 대한 처절한 복수극을 그렸으며, 이번 신작은 주인공 재키의 다크니스(힘)를 뺏으려는 의족의 사나이가 이끄는 정체불명의 조직과의 사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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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코믹스도 게임 내 간접 광고로 만나볼 수 있다
여기까지는 게임 발매 전 익히 공개된 내용으로, 개인적으로는 ‘그 의문의 조직을 철저하게 부수겠구나’ 라는 뻔한 스토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게임 진행 도중 주인공은 전작에서 죽은 여자친구 제니의 환영을 보기 시작하고, 갑자기 정신병원에서 시작해 자신이 정신병을 앓고 있으며 앞서 있던 모든 일들은 다 망상일 뿐이라는 전개가 교차되면서 뭐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는 공황상태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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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의 힘과 의족의 사나이가 이끄는 정체불명의 조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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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망상이라는 전개가 교차되면서
뭐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는 공황
상태에 빠진다
여기에 다크니스와 재니의 영혼을 둘러싼 엇갈림의 끝은 자세히 언급할 수 없지만 마지막의 마지막, 한껏 게임을 클리어 했다는 달성감에 부푼 유저 모두를 충격의 도가니로 빠트린 반전과 스토리텔링의 여운은?아주 강렬하다. 특히 진행 도중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로딩, 개성 강한 캐릭터들, 성우들의 뛰어난 연기 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몰입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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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딩과 배드 엔딩의 선택지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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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선의 실마리가 설마 이런 결말에 다다를 줄이야
반대로 일률적인 외길 진행과 스킵이 불가능한 일부 이벤트 장면은 살짝 흥을 깨기도 했다. 주인공 재키는 매춘굴, 공동묘지, 정신병원, 저택 등에서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침투 혹은 탈출하는 과정서 적들과 맞닥뜨린다. 장소만 생각하면 분기점도 예상해 볼 수 있지만, 유저는 한 번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 없는 외길 진행에 고분고분 끌려 다닐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방식은 유난히도 짧은 플레이 타임을 더욱 짧게 느껴지게끔 했다. 여기에 스킵이 가능한 이벤트와 불가능한 이벤트가 고정되어 있어 도전 과제 올클리어 등을 목표로 하는 2회차 이상 플레이에 있어서 답답함을 느낀다. 또한, 이처럼 뛰어난 스토리를 한글화로 만나보지 못한 점 역시 아쉽다. 하지만 언어 압박이 크게 심하지 않아 몇 마디 대사는 놓칠지언정 전반적인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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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 플레이에서는 모든 이벤트 장면 스킵을 지원했어야 했다
거의 완벽한 데빌암과 그 빈틈을 파고드는 적들 간의 절묘한 밸런스
‘다크니스 2’ 의 액션은 역시 짧고 굵다. 짧은 시간에 비례해 느낄 수 있는 쾌감이 크기 때문이다. 먼저 기본적인 전투는 주로 총기류에 의한 원거리전이다. 머신건, 권총,기관총, 샷건 등 느와르에 걸맞은 현대식 무기를 사용하며, 왼손과 오른손에 하나씩 쥐고 쌍권총 난사를 할 수도 있다. 반면 적에게 가격하는 부위에서 분출되는 피의 양이 조금 과해 사실적인 묘사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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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왼손 그리고 양손까지 유저의 취향을 존중한다
주인공 재키는 총기 액션과 별도로 데빌암(다크니스)을 사용할 수 있다. 데빌암은 두 마리의 뱀 형상(촉수)을 띈 악마의 힘으로, 각기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뉘어 게임 진행을 원활하게 돕고 적의 사지를 찢어 죽이는 처형 액션을 담당한다. 먼저 왼쪽 데빌암은 주로 굳게 잠긴 문을 끌어 당기거나 물건을 잡아드는 기능이 있으며, 전투 시 적을 구속하는 등 주로 보조적 기능을 담당한다. 오른쪽 데빌암은 마우스 휠 버튼(PC기준)을 누르면서 드래그하면 채찍을 휘두르듯 사용할 수 있어 지형지물을 부술 수 있다. 전투 시에는 베는 방향에 따라 적의 사지를 조각조각 나눠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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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보조 기능의 역할을 겸한 왼쪽 데빌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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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공격 밖에 모르는 오른쪽 데빌암
특히 이 두 촉수들이 합작해 적을 일격에 보내버리는 처형 액션의 쾌감은 이 게임의 묘미 중 하나다. 처형은 적이 뒤로 돌아있거나 자세가 무너지는 등 빈틈을 보일 때 왼쪽 데빌암을 사용해 구속시키며 발동할 수 있다. 잡은 이후에는 총 4가지 처형 키워드 중 하나를 선택하면 오른쪽 데빌암이 무자비한 처형 액션을 선보이고, 주인공은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가 효과는 체력 회복, 탄약 충전, 쿨타임 감소, 방패 생성 등으로, 상황에 따라 알맞은 액션을 사용해 자신의 빈틈을 메울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처형 액션을 보는 재미(목 따기, 사지절단, 척추 뽑기 등)와 스릴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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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 액션은 총 4가지로, 부가 효과도 서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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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뽑기, 척추 뽑기, 사지 절단 등등
절대적 우위에서 적들을 농락하자
이렇게 무적으로 보이는 다크니스의 힘이지만 적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적들은 다크니스의 힘이 무엇에 약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 그 빈틈을 집중적으로 노린다. 초반에 적들은 몽둥이나 총기를 사용하는 한정된 패턴의 공격을 해오지만, 중반부터는 갑옷을 입고 등장하거나 방패를 휴대해 총기류 공격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채찍으로 재키(유저)가 소지하고 있는 총기를 낚아채가기도 한다. 개중에는 순간이동으로 도망치거나 간격을 좁혀오는 녀석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패턴의 적들이 다수로 등장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엄폐물을 활용해 몸을 숨기기까지 한다. 특히 난이도에 따라 적 개체 수 증가, 공격 정확도 및 집요함이 배가되니 잠깐의 방심도 게임 오버로 이어져 항시 긴장감 넘치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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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옇게 변하는 시야와 이명까지! 데빌암과 마찬가지로 유저도 괴롭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빛을 사용하는 전략과 기습은 주인공 재키를 무력하게 만든다. 그 이유는 데빌암이 빛에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모습이 사라져 아무 능력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변 지형지물(전등, 형광등, 화재 등)에서 발생하는 빛에 의해 원치 않는 방해를 받기도 하며, 휴대용 랜턴이나 섬광탄을 던지고 돌격하는 적도 있다. 주인공 재키는 빛에 노출되어도 총을 쏘거나 움직이는데 제약이 없지만, 노출되는 강도에 따라 시야가 점점 뿌옇게 변해 일체 화면이 보이지 않거나 강도에 따라 이명까지 압박해와 유저로 하여금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야 한다’ 는 위협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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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암을 무력화시키려는 다양한 도구도 항상 견제해야 한다
메인 스토리보다 근접전의 재미가 살아있는 멀티 플레이 모드
‘다크니스 2’ 는 온/오프라인으로 특정 미션을 즐길 수 있는 멀티 플레이 모드(벤데타)를 지원한다. 무엇보다 멀티 플레이 모드에서 마음에 드는 점은 오리지널 캐릭터와 미션 형식의 색다른 스토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유저는 4명의 용병 캐릭터 중 한 명을 선택해 인질 구출, 호위, 암살 등의 다양한 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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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피부색과 외형 그리고 전투 스타일을 자랑하는 멀티 플레이 전용 4인방
특히 캐릭터마다 소유한 근접 무기(일본도, 도끼, 지팡이, 샷건)가 다른데, 주인공 재키의 데빌암 못지 않은 현대식 살상 무기들로 적들을 처형하는 근접전의 재미 및 비중이 메인 스토리 보다 높다. 또한 스테이지마다 메인 스토리와 무관한 전혀 다른 공간, 짜임새 있는 스토리, 중간중간 위트 있는 진행되는 대화 등?탄탄한 구성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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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암을 제외하고 근접 전투에 재미는 주인공 재키보다 한 수 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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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메인 스토리와 다른 스테이지 및 내용 전개도 흥미롭다
아쉬운 점은 이 역시 짧고 굵다는 점이다. 캐릭터를 돌려가며 한 번씩 사용해 보는 것 외에 한 번 이상 멀티플레이를 클리어 하면 다시 해보겠다는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더욱이 메인 스토리 클리어로 단련된 유저라면 최대 4명의 (유저)파티를 모아서 진행할 필요 없이 혼자서도 얼마든지 클리어 할 수 있어 멀티 플레이라는 의미를 게임상에 잘 살리지 못했다. 차라리 유저들끼리 대전하는 PvP로 꾸며졌다면 훨씬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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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직한 게임을 원한다면 언제든 다크니스 세계에 문을 두들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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